‘통합 용어’ 해프닝?·정책 주도권 싸움?… 국토부·서울시 ‘교통카드 충돌’

서울시 “기후동행카드와 모두의 카드 통합” 발표 발단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6/06/24 [16:55]

‘통합 용어’ 해프닝?·정책 주도권 싸움?… 국토부·서울시 ‘교통카드 충돌’

서울시 “기후동행카드와 모두의 카드 통합” 발표 발단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6/06/24 [16:55]

국토부 “통합, 사실 아냐” vs 서울시 “국토부, 이해 오류”

앞서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에서도 서로 책임 공방 벌여

오세훈 서울시·정부 여당 국토부, 여야 대리전 양상 해석

 

▲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오찬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      © 매일건설신문

 

매일건설신문=조영관 기자 | ‘통합’ 용어 해석의 오해에서 비롯된 해프닝일까, 아니면 6·3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에 역전승을 거둔 지자체장이 이끄는 지방정부의 자신감에서 시작된 ‘정책 주도권’ 싸움일까. 최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특화교통카드 정책’을 두고 한 차례씩 반박성의 해명자료를 내면서 충돌하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앞서 ‘GTX-A 노선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사태’에서도 책임 공방을 벌인 바 있는데, 중앙정부와 핵심 지방정부가 정치권의 여야 대리전을 벌이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 17일 “‘기후동행카드’와 정부의 ‘모두의 카드(K-패스)’를 통합한 새로운 교통카드 서비스 ‘기후동행카드 플러스’가 탄생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국토부는 “모두의 카드와 서울시 기후동행카드가 통합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에 서울시는 “국토부가 ‘통합’이라는 용어를 잘못 받아들이고 있다”는 취지로 재반박에 나섰다. 하루 새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교통정책을 두고 공방을 벌인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새롭게 출시할 예정인 ‘기후동행카드 플러스’는 정부의 모두의 카드(K-패스) 기반에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 혜택을 결합한 업그레이드된 ‘통합 교통카드 서비스’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 플러스에 대해 “비슷한 목적과 기능을 가진 두 제도를 하나로 통합해 시민들의 혼란을 줄이고, 불필요한 행정적 낭비를 최소화하는 등 보다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국토부는 발끈했다. 같은 날 오후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서울시에서 발표한 ‘7월부터 모두의 카드와 기후동행카드가 통합된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반박에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지난 5일에 서울시로부터 기후동행카드의 모두의 카드 가입을 요청받아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에서 검토 중”이라며 “대광위에서는 시스템 개편, 예산 소요, 국민 편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후동행카드의 모두의 카드 가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서울시민은 모두의카드 이용이 가능하며, 실제로 약 138만 명의 서울시민이 모두의카드로 대중교통비 환급 혜택을 받고 있다”고도 했다.

 

국토부는 서울시가 독단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대광위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모두의 카드를 기반으로 특화카드를 출시하려면 여신심사를 받아야 해서 2개월 정도 소요될 거라고 협의 과정에서 서울시에 얘기했다”면서 “기후동행카드의 3만 원 페이백이 6월 말 종료되는데 사용자 상당수가 모두의 카드로 넘어올 수 있다. 그걸 막고 기후동행카드와 연계를 시켜나가려고 기후동행카드 플러스를 7월 1일부터 출시한다고 발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의 발단은 ‘모두의 카드’와 ‘기후동행카드’가 경쟁상황에 놓인 교통정책이라는 점에서 비롯된 것으로도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 2024년 1월 ‘기후동행카드’를 출시한 가운데 ‘국내 최초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을 강조하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요 교통정책으로 밀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국토부는 지난 2024년 5월 기존의 ‘알뜰교통카드’를 개선한 ‘K-패스’ 사업을 시행한 이후 확대 개편을 진행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기후동행카드와 유사한 정액형 교통비 지원 제도인 ‘모두의 카드(K-패스)’를 출시했다. 이용자가 정기적(월 15회 이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 대중교통비 지출 금액의 일정 부분을 환급하도록 한 것이다. 지난 2월에는 모두의 카드 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던 11개 지방정부와 업무협약을 맺어 전국 229개 지방정부 모두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이는 매칭사업(국비 50%·지방비 50%)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자가 해당 지자체 교통을 이용할 시 환급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다. 국토부는 모두의 카드에 대해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는 보편적 교통복지 정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별개의 기후동행카드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두의 카드 기반의 특화카드로 ‘기후동행카드 플러스’ 출시를 국토부에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서로 공방을 주고받은 ‘통합’ 표현과 관련해서도 국토부와 서울시의 인식은 천양지차다. 서울시는 동일한 정액형 기반으로 운영됐던 ‘기후동행카드’와 ‘모두의 카드’ 두 제도를 ‘모두의 카드’ 기반으로 하나의 제도로 운영키로 한 만큼 이를 ‘통합’이라고 표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국토부는 ‘기후동행카드 플러스’가 ‘모두의 카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므로 ‘통합’이라는 용어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 주도권 싸움’으로 읽히는 이유다. 

 

이번 국토부와 서울시의 ‘교통카드 정책 충돌’에 대해 중앙정부와 핵심 지방정부에서 정치권의 여야 대리전이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앞서 ‘GTX-A 노선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에 대한 책임 공방을 벌이기도 했는데, 이는 6·3 지방선거에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선거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됐었다. 오세훈 후보는 정원오 후보에 6만 표 차이로 역전승했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주택공급정책에 대해서도 ‘공공주택 공급’과 ‘민간 재건축’으로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 대광위 관계자는 ‘기후동행카드’와 ‘모두의 카드(K-패스)’의 통합 표현에 대해 “엄밀히 따지면 모두의 카드 기반으로 지역특화카드(기후동행카드 플러스)가 출시되는 것”이라며 “국토부 모두의 카드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특화카드들이 있는 상황으로, 거기에 서울시도 들어오겠다고 제안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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