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원시스가 납품 못한 차량 재발주… 현대로템은 ‘입찰 고민’

코레일, 다원시스 계약 146량 약 3,987억 원 발주 공고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6/06/01 [17:28]

다원시스가 납품 못한 차량 재발주… 현대로템은 ‘입찰 고민’

코레일, 다원시스 계약 146량 약 3,987억 원 발주 공고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6/06/01 [17:28]

기존 ‘2단계 경쟁’에서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칼자루 쥔 현대로템 “입찰 참여 여부 검토 중”

 

▲ 동해선 열차 ‘ITX-마음’ 모습(사진 = 뉴시스)       © 매일건설신문

 

매일건설신문=조영관 기자 |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1일 일반열차 ITX-마음(EMU-150)에 대한 신규 구매 입찰 공고를 진행하면서 ‘경쟁 성립’을 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입찰 물량은 앞서 다원시스가 납품하지 못했던 330량 중 146량인데, 다원시스가 사업을 중단 중인 상황에서 향후 입찰은 우진산전과 현대로템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저가 투찰’ 방지를 위해 국토부가 ‘협상에 의한 계약’ 입찰을 적용하는 데 대해서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1일 ITX-마음(EMU-150) 신규 구매 입찰 공고를 시행한다. 이는 철도차량제작사 다원시스가 코레일과 납품계약을 체결했지만 납품하지 못한 것이다. 1차 30량(2022년 12월 납기), 3차 116량(2028년 1월 납기) 물량이다. 국토부는 “기존 납품 지연으로 차질을 빚었던 무궁화호 대체 차량 도입을 다시 추진하고 기존 무궁화호 안전과 편의시설도 강화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토부와 코레일은 납품 지연에 따른 일반열차 운행 차질을 안정화하기 위해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무궁화호 정밀안전진단과 리모델링 등 대책을 추진해왔다. 이번 신규 차량 발주와 공정관리를 통해 일반열차 운행 안정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2026년 258량, 2027년 278량의 무궁화호 차량 정밀안전진단 실시하고, 2028년까지 무궁화호 기존 객차 280량에 대해 안전설비를 모두 교체하고, 편의시설을 최신 사양으로 업그레이드해 안전과 편의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에 도입되는 열차는 간선형 전기동차(EMU-150) 총 146량으로 총사업비는 약 3,987억 원 규모(차량 1량 당 약 27.3억 원)다. 1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입찰 공고 이후 입찰제안서 평가와 협상을 거쳐 7월 초 계약을 체결하고 차량은 2029년 하반기부터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다원시스와 계약 해지된 330량 중 잔여 184량도 2027년에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해 일반차량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입찰을 두고 철도업계에선 ‘경쟁 입찰 성립’과 ‘평가의 실효성’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기존 국내 철도차량제작사는 현대로템, 우진산전, 다원시스 3자 구도로 재편됐었는데 다원시스가 ‘납기 지연’과 관련한 경영 악화로 사업을 중단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의 경우 그동안 ‘저가 입찰’을 피해 일반열차 사업은 참여하지 않고 고속열차 사업에 주력하는 기조를 보였다는 게 철도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현재로선 현대로템이 이번 ITX-마음(EMU-150) 146량 신규 입찰에 참여할지는 미지수인 상황으로 보인다. 향후 현대로템의 경영 판단에 따라 ‘입찰 경쟁’이 성립되지 않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 경우 국토부와 코레일의 향후 차량 투입계획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현대로템이 이번 입찰에서 칼자루를 쥐게 된 형국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철도운영과 관계자는 1일 본지 통화에서 “현재로선 현대로템이 들어올지(입찰에 참여할지) 모른다. 확답을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이번 입찰에서 제시한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에 대한 실효성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입찰은 기술평가와 가격평가를 종합 평가한다는 취지에서 ‘8(기술):2(가격) 비중’으로 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최저가 하한선’과 ‘가격 협상’을 제외하면 기존의 ‘2단계 경쟁’에서의 기술평가와는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기존 ‘2단계 경쟁’ 입찰은 기술평가 85점을 통과한 업체를 대상으로 가격평가를 실시하는 방식이었다. 다만, 이 방식에서는 최저가 투찰 하한이 없었고 이에 가격평가로 기술평가를 뒤집고 수주할 수 있었다.

 

철도업계의 한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현재 강화된 입찰 기준 상 EMU-150 사업에서 현대로템을 제외하고 실적으로 기술평가 85점을 넘을 수 있는 국내 업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더구나 우리나라는 열차 차량 발주 가격이 너무 낮았다. 최소한 한 량당 18억 원 이상이 돼야 하는데, 기존에는 저가로 덤핑 납품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번 입찰에 대해 ‘현대로템 주도’를 전망한 것으로 해석됐다. 철도업계 일각에선 최초에 이번 입찰의 적정 사업비로 한 량당 35억 원가량이 제시됐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코레일은 이번 입찰에서 납품 지연 업체에 대한 감점 확대, 퇴직자 재취업 업체 대상 감점제도 신설, 입찰담합 등 공정거래 위반 행위에 대한 감점 강화 등의 기준을 새롭게 적용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향후 입찰 참여사와 코레일 간의 ‘가격 줄다리기’가 팽팽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이번 입찰에서는 75% 정도의 가격 투찰 하한 제한선이 있다”며 “기존 입찰에서는 최저가 가격을 제시한 업체가 유리했지만 이젠 기술력 있는 업체가 유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본지에 “입찰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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