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 전문건설사’ 탄원서 사흘 후… 국토부 “해결 방안 적극 검토”전문건설협 서울시회, “불합리 건설시장 구조 개선해야”30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국토부 건설정책국장과 간담회 전문건설업계 위기 상황 해결할 근본대책 내놓을지 관심
매일건설신문=윤경찬 기자 | 전문건설업계가 ‘건설업 상호시장 개방’과 관련해 정부에 불합리한 건설시장 구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30일 간담회를 갖고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전문건설협회의 브레인’인 연구원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 국토부와 협의에 나선 것으로, 전문건설업계의 현안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열린 ‘전문건설업 간담회’에는 김희수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원장과 홍성진 산업정책연구실장을 비롯해 국토부 건설정책국 실무진 등 총 12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김희수 원장은 간담회에서 공정거래 분야의 건설업 상호시장제도 개선, 건설안전 분야의 불법하도급 기준 현실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분리발주 확대, 스마트건설(AI·디지털) 활성화를 통한 건설산업 발전방안 등 전문건설업계의 주요 현안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앞서 대한전문건설협회 서울특별시회는 지난 27일 서울 전문건설회관에서 개최된 2026년도 정기총회에서 정부의 건설업종 간 상호시장 진출 전면 허용에 따른 불합리한 건설시장 구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참석자들은 ‘불공정 경쟁체제 폐지를 위한 결의제창’과 ‘탄원서 전달식’을 진행했다. 이날 ‘탄원서 전달식’에서는 서울지역 전문건설업체가 참여한 2만 1357장의 탄원서가 취합됐다. 전국적으로 취합된 탄원서는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와 전국 16개 시·도회를 주축으로 약 7만여 전문건설사업자가 참여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공정한 경쟁질서가 무너진 상태에서는 전문건설업의 미래도 지속 가능성도 없다”고 외쳤다.
지난 2021년부터 시행(공공공사 2021년, 민간공사 2022년)된 ‘건설업 상호시장 진출 허용제도’는 국토부가 건설산업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건설업종 간 상호시장 진출을 전면 허용한 것이다. 그러나 제도 시행 이후 현장에선 당초 취지와 달리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전문건설업계의 주장이다. 전문건설업계는 “자본력과 조직력을 갖춘 종합건설업체들이 전문공사 시장까지 대거 진입하면서 종합·전문 간 수주 격차 확대, 지역 전문건설업체의 일감 감소, 전문건설업체의 종합공사 시장 진입 장벽, 페이퍼컴퍼니 증가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을 포함한 대도시 지역에서는 영세·중소 전문건설업체의 수주 기반이 급격히 약화됐다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연구원 측은 김석기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에게 ‘전문건설업 현황 및 이슈’를 보고했다고 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문건설업체는 5만 6371개사로 경기 1만 1164개사, 서울 7573개사, 경북 4939개사의 순으로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2024년 기준 전문건설업체의 전체 계약건수는 전년 대비 0.3% 줄어든 69만 9176건, 계약액은 6.4% 감소한 108조 8,500억 원을 차지한다. 연구원은 “전문건설공사의 수주액은 2023년부터 계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 ‘건설업 상호시장 허용제도’와 관련해 국토부 측에 불공정 내용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원에 따르면, 제도 시행 후 종합건설업체의 전문공사 진출은 제약이 없는 반면, 전문건설업체의 종합공사 진출을 위해서는 해당 업종에 상응하는 추가 등록이 필요하다. 연구원은 “상호시장 허용제도의 불공정성은 그대로 유지된 채, 종합건설업체의 4.3억 원 미만 전문공사 진출 금지만 일몰제로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주요 선진국에서 찾아볼 수 없는 종합건설업 중심의 제도변경으로, 건설현장에서 관리업체만 남고, 전문 시공업체는 사라질 위기에 처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건설업 상호시장 허용제도의 공정한 설계가 이뤄질 때까지 영세 전문건설업체 보호 구간 확대 또는 영구화 등 다양한 보호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서울시회는 지난 정기총회를 계기로, 불공정한 건설시장 구조 개선을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서울시회 관계자는 “전문건설업계가 정상적인 경쟁 환경 속에서 기술력과 품질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질 때까지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석기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건설업 상호시장 허용제도를 비롯한 전문건설업계의 현안을 면밀히 살펴보고,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해결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내부적으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윤경찬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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