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포공항 격납고’ 임대료 상승 우려에… 쫒겨날 위기 몰린 항공측량기업한국공항공사, ‘김포공항 경항공기격납고 계약 갱신’ 공문 발송업체(기관)에 10년 이상 사용 시 계약종료, 2년 유예기간 통보 공항공사 “기존 수의계약에서 ‘공개경쟁 최고가 입찰’로 전환” 항측업체 “임차료 부담으로 국가 공공사업 적정 수행 어려워”
매일건설신문=조영관 기자 | 한국공항공사가 ‘김포국제공항 경항공기 격납고’ 임대차계약을 ‘최고가 입찰자’와 맺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면서 항공측량기업들이 격납고에서 쫒겨날 위기에 놓였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가기본도 구축 등 항공촬영(측량)을 수행하는 이들 기업에겐 경항공기의 적정 성능 유지를 위해 격납고 사용은 필수적이다. 그런데 공사가 ‘최고가 입찰’을 시행하면서 치솟는 임차료로 이들이 배제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항공측량판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는 “격납고 수요 증가로 인해 공개경쟁입찰이라는 원칙을 적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공항공사는 작년 12월 김포공항 격납고 상주기관(업체)에 ‘2026년 김포공항 경항공기격납고 계약 갱신 관련 알림’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공문에 따르면, 김포국제공항 이동지역 경항공기격납고 건물 내 격납구역 및 사무실의 임대차계약은 작년 12월 31일자로 만료됐다. 이에 따라 격납고 상주기관(기업)은 경항공기 격납고 내 임차목적물에 대해 특수조건을 부여해 올해 1월부터 내년 12월 말까지 갱신계약을 최종 1회 체결하고, 이 기간 이후에는 추가적인 갱신을 할 수 없게 됐다. 공항공사는 계약만료일 이후 신규 운용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격납고(格納庫)는 항공기나 선박을 육상에 수용하기 위해 건설된 시설·건물을 말한다. 국내 항공측량기업들은 국가기본도 등의 구축을 위해 경항공기를 비롯해 카메라·라이다(LiDAR·3차원 레이저측량시스템) 장비를 보유하고 있고, 임차한 김포공항 격납고에서 적정 인원이 상주하며 유지·보수를 진행해 왔다. 국가 국토정책 수립의 기본이 되는 중요 인프라인 ‘지도’ 구축의 최전선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김포공항 경항공기 지역(격납고+주기장)에서는 24개 항공측량기업이 30여 대의 경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들 기업 중 10여 개 업체의 임차 기간 10년이 지나 작년 12월 말 임대차계약이 종료됐고, 올초부터 2027년 말까지 2년의 계약유예기간이 부여된 셈이다. 한국공항공사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의 최장 10년 계약갱신요구권을 감안한 것이다. 항공측량기업의 한 관계자는 본지에 “격납고 임차권에 대한 최고가 입찰로, 다른 기관과 비교할 때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우리는 격납고를 비워줄 상황에 몰렸다”며 “격납고를 사용하지 못하면 경항공기와 카메라, 라이다 장비 등의 유지보수도 어려워진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김포공항 이외에 전국 공항은 대부분 항공측량 경항공기를 주기(세워두는 것)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항공측량업체들은 한국공항공사의 ‘최고가 입찰 방식’에 대해 자본력이 큰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 초 진행된 김포공항 격납고 입찰에선 국립공원공단이 최고가를 제시해 중소항공측량업체를 제치고 낙찰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측량기업 관계자는 “기존의 연간 8,500만 원 상당의 임차료가 최고가 입찰로 2억 8,000만 원에 낙찰된 것”이라며 “당시 항공측량기업도 입찰해 1억 2,000만 원 가량을 제시했지만 입찰 경쟁에서 공공기관에 밀린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의 ‘격납고 최고가 입찰’을 두고 일각에선 ‘항공측량판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지역 개발 과정에서 지대(地代) 상승으로 원주민이 쫓겨나는 문제를 말한다. 40여 년간 김포공항 격납고를 사용하며 국가 핵심 공공사업을 수행해온 항공측량기업들이 ‘치솟는 임차료’로 인해 쫒겨날 위기에 놓였다는 점을 이에 빗댄 것이다. 항공측량기업 관계자는 “당초 김포공항 격납고 임차권은 추첨식(수의계약)으로 뽑았고, 임차료도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매년 물가상승률 만큼만 인상되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항공측량기업들은 한국공항공사가 최고가 입찰 방식의 전면 재검토 및 ‘종합평가낙찰제’ 도입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격납고 입찰 시 단순 가격 경쟁이 아닌 산업의 공익성, 업력(기여도), 국가 공간정보 사업 수행 실적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평가 기준으로 임차인을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항공측량 전용 구역 지정 및 우선 입찰권을 부여하는 한편 임대료 상한제 및 상생 협력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한국공항공사는 “격납고 수요 증가로 인해 공개경쟁입찰로 전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국공항공사 김포운영단 관계자는 20일 본지 통화에서 “기존에 진행하던 수의계약 방식을 국가계약법상 원칙인 공개경쟁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작년부터 전환한 것”이라며 “가격(임대료) 상승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고,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기 위해 공개경쟁입찰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영관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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