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에서] 여객기 참사 조사위, ‘판도라 상자’ 여나내달 4~5일 사고조사 공청회, 어떤 결과 내놓을까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12·29 여객기 참사’ 공청회를 내달 4~5일 이틀간 열 계획인 가운데 유가족 협의회가 지난 19일 “독단적 공청회 강행 규탄, 일체의 조사 활동 전면 중단 요구”라는 강경 입장을 냈다. 국민 대다수가 여객기 참사에 대해 고개를 갸웃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공청회는 향후 정부와 유가족 간 관계를 재설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조위가 ‘판도라의 상자’를 들고 있는 모양새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협의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사조위 독립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공청회의 적절성에 대해 따졌다. 협의회는 “사조위는 설립 목적에도 불구하고 조사 대상인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독립성에서 지속적인 문제점을 보여왔다”고 주장했다. “조사의 중립성을 기대할 수 없고, 유가족들에게 깊은 불신감의 근원이 돼왔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또 “공청회 일정, 내용, 참석자 등에 대한 유가족과의 협의조차 하지 않은 채 강행하는 것은 사조위 모든 문제의 결정판”이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사조위 측은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면서도 “공청회 개최에 대해 유가족 측과 공식선상에서 협의를 해왔다”고 말했다. 사조위 관계자는 ‘독립성 우려’에 대해서는 “유가족분들은 충분히 그렇게 말할 수 있지만 우리는 누구의 개입도 받지 않고 있다”며 “외압을 따른다면 우리가 처벌받는 만큼 우리는 우리 방침대로 (조사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국회에는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유가족 측의 사조위 독립성 우려 제기에 따라 사조위를 국무총리 소속기구로 격상하고 국토교통부의 개입을 차단함으로써 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다. 현행 법령상 사조위는 국토부장관 소속기구이고 상임위원 2인은 국토부 항공정책실장과 철도국장이 겸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철도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의 위원 참여를 제한하고 있지도 않다. 이에 비춰볼 때 유가족 측이 제기하는 사조위의 ‘독립성 우려’는 전혀 근거가 없지는 않은 것이다.
대참사 중 참사로 기록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는 그 사안의 중대성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수면 아래 잠긴 채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현재 정부의 대응은 전남경찰청의 진상조사, 사조위 사고조사, 국토부의 유가족 지원 등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세 방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명한 사고조사로 원인을 밝혀내고 책임자에게 합당한 처벌을 내리는 일이다.
사조위가 내달 여는 공청회는 그래서 향후 정부와 유가족 간 관계를 재설정하는 분수령이 될 수밖에 없다. 사조위 관계자는 “사조위의 사고조사는 사법절차와는 분리돼 수행해야 한다”며 “항공사고조사의 목적은 미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고 누구를 처벌하려는 목적이 아니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사조위가 ‘판도라의 상자’를 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조영관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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