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측량수수료 개편’ 딜레마… 국토부 “공공성·수익성 사이 고민”

국토부, 13일 지적측량수수료체계 개편 공청회 열어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5/11/14 [11:23]

‘지적측량수수료 개편’ 딜레마… 국토부 “공공성·수익성 사이 고민”

국토부, 13일 지적측량수수료체계 개편 공청회 열어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5/11/14 [11:23]

수수료 산정 시 지가계수 빼고 완화계수 적용 제시

“‘지가계수’ 유지해야… 완화계수 적용 방안도 미흡”

국토부 “지적측량시장 금액 변동 없도록 방안 마련”

 

▲ 지난 13일 서울 연세세브란스빌딩에서 열린 ‘지적측량수수료체계 개편 공청회’ 모습(사진 = 조영관 기자)    © 매일건설신문

 

매일건설신문=조영관 기자 | “지적측량이라는 특수성에 대한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만큼 많은 분들이 수용할 수 있도록 개선을 해나가겠다.”

 

국토교통부 공간정보제도과 관계자는 지난 13일 서울 연세세브란스빌딩에서 열린 ‘지적측량수수료체계 개편 공청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 2022년부터 지적측량수수료체계 개편 연구를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개편방안을 마련하고 확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지적측량’이라는 사업의 특수성과 더불어 작업 대가인 수수료율을 두고 시행자(LX공사·민간업체)와 수요자(국민·발주청)가 서로 얽혀있는 만큼 국토부가 공공성과 수익성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있다는 의미다. 지적측량수수료체계 개편은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푸는 것과 같다.

 

이날 공청회는 지적측량 기술·장비 발전 및 업무 전산화 등 수수료 감면 요인을 반영하고, 공시지가가 적용된 현 수수료 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한다는 취지에서 열렸다. ‘지적측량’은 토지를 지적공부(地籍公簿)에 등록하거나 지적공부에 등록된 경계점을 지상에 복원하기 위해 필지의 경계 또는 좌표와 면적을 정하는 측량이다. 토지를 2필지 이상으로 나누거나 경계를 확정하는 등의 지적측량을 의뢰하는 자(국민·발주청)는 지적측량수행자(LX공사·민간업체)에게 일정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현행 지적측량수수료는 표준품셈(건설공사의 적정 예정가격 산정을 위한 기준)에 따른 인건비, 경비 등 직접측량비와 제경비·기술료 등 간접측량비를 기초로 원가를 산출하고, 국토부는 이를 토대로 매년 12월 말일까지 조정·고시하고 있다. 국토부는 토지가격 상승이 지적측량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대국민 인식을 해소하고 복잡한 수수료 계산 방법을 간소화한다는 목적으로 ‘지적측량수수료체계 개편 연구’를 진행해 왔다.

 

무엇보다 지적측량수수료체계 개편이 난제로 꼽히는 이유는 국민의 재산권과 밀접한 토지와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지적측량 수요자인 국민(토지주)과 개발사업 발주청(기관)에서는 지적측량수수료를 공공서비스요금으로 받아들이는 반면 시행자인 한국국토정보공사(LX공사)와 민간측량기업 차원에선 수익으로 이어지는 ‘작업 대가’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성과 수익성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도 지적측량수수료에 대한 ‘공공성’과 ‘수익성’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국토부가 내놓은 이번 개편 방안의 핵심은 현행 지적측량수수료 계산 시 적용되는 지가계수(공시지가)를 빼고 완화계수를 넣는다는 것이다. 현재 지적측량수수료는 건설공사 표준품셈과 지가계수가 적용되고 있다. 향후 공시지가의 차이를 수수료율에 반영하지 않을 경우 공시지가를 배제하면서 생기는 수수료율의 급격한 변동을 막기 위해 완화계수를 새롭게 적용한다는 게 국토부의 방안이다. 이른바 ‘수수료율 연착륙’을 위한 임의계수로 국토부 재량권인 셈인데, 향후 완화계수 적용 기간 및 적용률에 대한 방안은 현재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완화계수 적용’ 우려와 관련해 “인위적으로 금액을 조정하려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수연 한국소비자연맹 조사연구실장은 “완화계수는 향후 변화된 (시장)상황이 반영되지 않아 현실성이 떨어지며 무엇보다 완화계수를 통해 지속적인 비용상승이 따르고, 결국 적용기간이 종료된 후 전체 비용이 인상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수료 인하·인상효과가 임의계수인 완화계수로 인해 가려지고 장기적용 가능성이 우려돼 정책의 투명성과 안전성 확보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박기광 글로벌지적측량센타 대표는 “지가계수 반영을 (지적측량작업의) 비생산적 요소라고 제외한다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토지가격(공시지가)을 중심으로 지적측량수수료가 산정돼야 하고, 지적측량수수료를 토지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수수료 체계는 간편하고 효율화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지적측량수행자는 전문직 종사자인데, 수수료를 표준품셈의 노임단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지적측량수행자를 전문직이 아닌 건설공사노무자로 취급하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지적측량은 토지소유자를 중심으로 하는 만큼 일반적인 민원수수료가 아닌 전문직 처우에 대한 비용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유승경 한국공간정보산업협회 부회장은 “현장성과 형평성 관점에서 이번 방안은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완화계수에 대한 적용 논리가 약해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일부 지적측량사업에 대한 감면 정책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민간업체나 LX공사 차원에선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감면을 폐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지적측량수수료에 대해 지자체와 발주청 사이에선 재량권 부여와 수수요율 합리화 의견이 제시됐다. 김승채 전남도청 토지관리과장은 “지적측량수수료 또한 지방 분권 시대를 감안해 지자체에 일부 재량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윤경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장은 “저희 같이 미개발지를 개발하는 공공사업시행자 입장에서는 지적측량수수료 비용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서민 주거 안정 입장에서 읍면 지역의 지적측량 수수료에 대한 차등을 줄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적측량수수료 개편 연구용역 과정에서 연간 사업 대상 표본을 46만 건으로 적용했다고 한다. 이 시장 규모로 연구 시뮬레이션을 진행했고 지적측량수수료 개편 이후에도 연간 수수료 금액 시장 규모의 변동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공청회에선 지적측량작업의 한 과정인 연속지적도 작성업무에 대한 건설공사 표준품셈 반영 방안도 제시됐다. 현재 국토부와 이번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재)한국종합경제연구원은 지적측량수수료체계 개편안의 향후 영향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 공간정보제도과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이번 연구는 현행 지적측량수수료의 산식과 계수를 통합해가는 과정으로 기존 연간 지적측량시장 금액의 변동이 없도록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개편 방안의 확정은 좀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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