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기론’ 꺼내며 발끈한 에스알… ‘철도운영사 통합 반대’ 논리댔다‘적자에도 직원 늘린 철도공기업’ 취지의 일부 보도에 반박운영사 통합 1차 간담회서 코레일·에스알 입장 차만 확인 에스알 “‘국민 철도’로 탈바꿈하는 데 메기 역할 하고 있어”
매일건설신문=조영관 기자 | 국토교통부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의 ‘기관 통합 논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효율성 제고’와 ‘경쟁을 통한 서비스 개선’을 두고 두 기관이 이견을 보이면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앞서 지난달 말 1차 간담회를 열었지만 양측의 입장 차만 확인했고, 이달 말경 예정돼 있는 2차 간담회도 건설적인 논의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최근 에스알이 ‘적자에도 직원 늘린 철도공기업’ 취지의 일부 보도에 발끈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부의 ‘기관 통합 논의’에 대한 난맥상을 뒷받침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상 에스알의 해명 내용이 기관 통합에 반대하는 논리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에스알 홍보실은 17일 ‘한국경제 보도와 관련하여 몇가지 안내말씀드립니다’는 제목의 메일을 출입기자단에 발송했다. 에스알 홍보실은 메일 발송 취지에 대해 “위 기사는 철도 관련 정부, 기관 등을 모두 다루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에스알이 해명자료를 내다보면 다른 오해를 불러올 수 있어 간략하게 에스알과 관련한 몇 가지만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해명자료가 아니라는 취지였지만 “관련 보도를 검토하고 계시다면, 참고 부탁드린다”며 사실상 반박성의 해명자료를 낸 것이다.
앞서 한국경제는 ‘KTX·SRT 경쟁시킨다더니 요금은 그대로 ‘철밥통’만 늘었다’는 취지의 기사에서 “수천억 원의 적자에도 철도 공기업은 직원 4300명을 늘렸다”며 “KTX와 SRT의 철도 경쟁 체제는 대표적인 공공기관 개혁 실패 사례로 꼽힌다”고 보도했다. 정부가 철도 시장에 경쟁 체제를 도입하겠다며 에스알을 출범시켰지만 정부의 가격 통제와 기형적 지배구조 탓에 비효율성만 늘었다는 지적으로, 사실상 코레일과 에스알 두 운영사를 싸잡아 경영 비효율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에스알은 발끈했다. 이날 홍보실은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에스알은 2016년 12월 9월 개통 이후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 해마다 영업 흑자를 기록하며, 매출액의 절반을 시설사용료로 납부하는 등 철도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왔다”고 밝혔다. 이어 “2014년은 SRT 운행 이전으로 당연히 수익이 없고, 에스알 임직원은 총 680명이다”고 설명했다. 에스알을 철도공기업으로 묶어 수천억 원의 적자가 나도 직원을 4300명이나 늘렸다는 제목은 에스알의 현황을 오해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반박이다.
에스알 홍보실은 그러면서 “또 SRT는 기존 고속열차 대비 10% 저렴하고, 다양한 할인으로 개통 이후 현재까지 국민교통비 8,800여억 원을 절감했다”며 “SRT 운행으로 다른 철도 운영사도 마일리지 제도를 부활하는 등 철도 전반에 고객을 유치하려는 선순환이 생겼고, 이를 통해 국민의 고속철도 교통비를 절감했다”고 덧붙였다. 에스알은 2016년 개통 이후 해마다 이어진 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요금을 동결해 국민의 부담을 덜어왔다는 것이다.
에스알은 철도 차량 유지·정비 구조 비효율 문제에 관련해서도 반박했다. 에스알은 “철도 차량 유지·정비 효율화를 위해 코레일 위탁과 별개로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차량정비를 효율화하고 있다”며 “또한 전용 차량기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혁신적인 철도 정비 시스템을 도입해 효율적인 운영 사례를 선보일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SRT를 포함한 고속철도 전체 여객서비스 수준은 2016년 84.9점에서 2022년 92.2점으로 해마다 향상됐고, 에스알은 ‘공급자 독점의 철도’가 ‘국민을 위한 철도’로 탈바꿈하는 데 메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적절한 위협요인과 자극이 필요하다는 신경영이론인 ‘메기론’까지 꺼내든 것이다. 정부의 고속철도운영사의 통합 논의에서 경쟁 이론을 들이대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알은 경쟁체제 도입 후 사업 구조의 비효율 문제에 대해서도 “철도운행계획은 고속열차 통합으로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알은 “무엇보다 요즘 많은 기사에서 인용하고 있는 500만 석 증가는 정부 공식 추산이 아니다”며 “현재 고속철도 평택~오송 구간 선로 용량은 최대치로, 운행 횟수를 더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도 기관 통합이 아닌 교차운행(SRT 서울행) 등을 통해 열차 운행을 일부 효율화할 수 있다는 취지다.
에스알은 “무엇보다 에스알은 개통 당시 자체 예산으로 고속열차 10편성을 구매했다”며 “정부 보조금 없이 열차를 구매한 것은 철도 운영사 최초 사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10편성이 개통 이후 지금까지 해마다 약 620만 석을 추가 공급해왔고, 에스알 출범으로 가능한 좌석이었다”며 “에스알은 현재 신규차량 14편성을 신규 발주해 2027년부터 고속열차 좌석 공급량은 자연스럽게 대폭 늘어난다”고 밝혔다.
/조영관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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