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기습 입장 발표’에… 데이터센터 설치, 지도 반출 쟁점될 듯

‘지도 반출 3수 도전’ 구글, 9일 정부 요구 수용 입장 발표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5/09/10 [12:43]

구글의 ‘기습 입장 발표’에… 데이터센터 설치, 지도 반출 쟁점될 듯

‘지도 반출 3수 도전’ 구글, 9일 정부 요구 수용 입장 발표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5/09/10 [12:43]

구글 “일부 요구 수용… 데이터센터는 지도 반출과는 별개”

국토부 “한국 정부와 합의된 것처럼 비칠 수 있어 우려”

 

▲ 크리스 터너 구글 대외협력 정책 지식 및 정보 부문 부사장이 9일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구글 지도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 = 구글코리아)     © 매일건설신문

 

매일건설신문=조영관 기자 | “구글의 기자간담회를 사전에 알지도 못했고, 간담회 내용 자체도 마치 한국 정부와 합의된 것처럼 비칠 수 있어 우려됩니다.”(국토부 관계자)

 

10일 세종시 국토교통부 국토정보정책과에서는 국토정보정책관 직무대리 주재 하에 10여 명의 직원들이 모여 한창 회의 중이었다. 전날 구글이 ‘고정밀 전자지도 해외 반출’과 관련해 간담회를 열었고 발표된 내용에 대한 향후 대응 차원에서다. 이날 구글은 지도 반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요구사항에 대해 부분 수용 입장을 밝혔지만 ‘데이터센터(서버) 한국 설치’는 기존의 수용 불가 방침을 사실상 고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글이 지난 9일 구글 지도 서비스 기자 간담회를 기습적으로 열면서 한국 고정밀 지도 확보에 대한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11년과 2016년 두 차례 지도 확보에 실패한 구글이 그만큼 이번 ‘지도 반출 3수 도전’에서 한국 정부와 양보할 수 없는 전면 승부에 나섰다는 얘기다. 

 

구글의 이날 기자간담회 내용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마치 한국 정부와 (지도 반출이) 합의가 된 것처럼 비칠 우려가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당일에 국토부 차원에서 보도설명자료를 바로 배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이번 구글이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것은 정부의 좌표표시 금지 조건에 대하여 수용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이나 국내 서버 설치 등 사후 보안관리 방안에 대해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구글이 이날 간담회에서 발표한 내용의 핵심은 한국 정부가 우려하는 ‘안보 보안 문제’는 수용하되 ‘데이터센터(서버) 설치’는 기존의 수용 불가 방침을 사실상 고수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존에 한국 정부가 구글 측에 요구한 내용은 크게 ▲ 위성 사진 보안시설 블러(blur) 처리 ▲구글맵 상 좌표 표시 삭제 ▲ 한국에 데이터센터(서버) 설치 등 세 가지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크리스 터너(Cris Turner) 구글 대외협력 정책 지식 및 정보 부문 부사장은 “위성 이미지 속 보안 시설을 가림 처리하는 것에 더해, 한국 영역의 좌표 정보를 구글 지도의 국내외 이용자들 모두에게 보이지 않도록 조치하라는 한국 정부의 요구사항을 수용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구글이 보유한 위성 이미지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서는 “구글의 위성 이미지는 이번 반출 신청 대상인 국가기본도와 무관하며, 전 세계 여러 상업 이미지 공급업체들로부터 구매한 자료”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한국 정부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지도 및 구글 어스에서 민감 시설에 대한 가림 처리 등 추가적인 보안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의 위성 사진 보안시설 블러(blur) 처리와 구글맵 상 좌표 삭제 요구를 전면 수용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구글이 이날 지도 반출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보안 관련 요구사항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핵심 사안으로 평가받는 ‘데이터센터(서버) 설치’에 대해서는 거부 입장을 보이면서 결국 오는 11월 11일 예정돼 있는 ‘국외반출 협의체 회의’에서 이 문제가 반출 여부를 결정지을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데이터 센터 공간정보산업계에서는 그동안 “구글이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지 않는 것은 세금 문제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었다.

 

‘데이터센터 설치 여부 문제’가 지도 반출을 결정하는 데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은 구글과 한국 정부의 엇갈린 시각에서 비롯된다. 데이터센터 설치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가장 큰 우려는 향후 지도 국외 반출 시 보안 사고 발생에 따른 사후 처리 문제다. 국토부 관계자는 “데이터센터가 외국에 있으면 나중에 보안 사고 발생 시 사후 처리가 어려운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데이터센터를 국내에 설치하는 것은 그 문제와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데이터센터 설치가 세금 문제와도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전문가 자문을 받아봐야 한다”면서도 “구글에서는 데이터센터 설치에 대해 ‘기술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하고 있지만 협의 과정에서 그에 대한 자료 제출 협조를 잘 안 하고 있는 상황으로 사실상 구글코리아에서는 의사결정 권한이 없는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구글 측은 데이터센터 설치는 지도 반출 문제와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구글 측 관계자는 10일 본지 통화에서 “데이터센터를 짓는다고 하더라도 지도 반출은 돼야 길찾기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설립은 지도 건에만 국한된 게 아니고, 전 세계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때는 다각적인 판단을 해야 하고 많은 투자가 필요한 부분인데 그걸 지도 서비스 하나만을 위해 결정할 문제는 아니고 지도 반출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입장은 데이터센터 설치를 거부하는 것도 아니고, 그에 따른 조세 회피 목적도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8일 국외반출 협의체 회의에서 국외 반출 결정을 5월 14일에 이어 한번 더 유보하고 처리기간을 60일 추가 연장해 오는 11월 11일이 반출 여부 결정 시한이다. 구글에 이어 애플 사가 지난 6월 신청한 지도 국외반출 요청에 대한 결정 시한도 오는 12월 8일로 연장한 바 있다. 이에 국토부와 협의체가 구글과 애플의 지도 반출 요청 사안을 병합해 결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두 기업의 지도 반출 요구에 대한 반출 여부 결정을 병합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로선 반출 여부 결정 기한이 정확히 정해진 건 아니다”고 말했다. 

 

공간정보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글의 입장 발표와 관련해 “구글이 앞으로 지도 반출 문제에 대해 공격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반출이 안 돼도 또 신청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도 데이터는 국외 서비스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고, 이젠 국내 지도 서비스 대기업들도 공간정보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해야 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세종 =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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