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 사의에… 건설사 “우리도 안심할 수 없다”지난 5일 인명 사고 재발 직후 사의 표명앞선 사고에 지난 29일 사과문까지 냈지만 건설업계, 반면교사이자 동병상련 받아들여
매일건설신문=조영관 기자 | 잇단 인명사고로 대국민 사과에 나섰던 포스코이앤씨의 정희민 사장이 끝내 사의를 표명하면서 건설업계가 잔뜩 몸을 움츠리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강화되고 있는 ‘안전 책임, 제재 확립’ 기조 속에서 여전히 건설은 현장에 많은 산재 요인을 안고 있는 산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에 정 사장의 사퇴를 바라보는 건설업계에서는 “우리도 안심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는 지난 5일 “반복된 사고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앞서 지난 4일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 작업하던 30대 외국인 노동자가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정 사장의 사의 표명은 사고 후 하루 만에 나온 것으로, 앞서 ‘함양~창녕간 고속도로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대해 지난달 29일 회사 차원에서 내놓은 사과문 발표 7일 만이다.
정희민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광명~서울 고속도로 인명사고를 언급했다. 정 사장은 “전면적인 작업 중단과 철저한 안점점검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사고를 단순한 안전관리 실패가 아닌,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근본적 쇄신을 요구하는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존립 가치가 안전에 있다는 점을 다시 새기고, 체질적 혁신을 위한 결단의 출발점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정희민 사장은 “포스코이앤씨는 향후 전 임직원과 협력업체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현장 중심의 자율적 안전문화 정착, 안전을 기업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는 안전체계의 획기적 전환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희민 사장의 이날 사의 표명은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건설현장에서 중대재해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데 따라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앞서 포스코이앤씨 현장에선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추락사고와 4월 경기 광명 신안산선 터널 공사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현장 추락사고 등이 발생했고, 최근에는 지난달 28일 경남 함양~창녕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근로자가 천공기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났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정부는 산업계 전반에 걸쳐 안전 강화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진행된 산업재해 예방 대책을 주제로 국무위원들과 심층 토론하는 자리에서 포스코이앤씨를 겨냥해 “미필적고의에 의한 살인 아니냐”라며 강하게 질타했었다. 이에 정희민 사장을 비롯한 포스코이앤씨 임원진은 이날 오후 부랴부랴 대국민 사과에 나서기도 했다.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산업재해예방TF·고용노동부와 포스코그룹의 간담회까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과 그룹 사업회사 대표들은 포스코그룹 안전관리 현황 및 계획을 보고하고 중대재해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간담회 직후 내놓은 ‘안전관리 혁신계획’을 통해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 결과중심 사고로 어쩔 수 없다는 접근보다는 재해 발생의 근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데 회사의 모든 자원과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회사 중심의 안전관리를 ‘그룹중심의 안전관리체제로 전환’해 시스템과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흘 만에 건설현장에서 인명사고가 재발하자 포스코이앤씨는 물론 건설업계에서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희민 사장의 경우 건축사업본부장이던 작년 12월 24일 포스코그룹의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전중선 대표이사 후임으로 포스코이앤씨의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앞선 전중선 사장은 재무 전문가로서 포스코이앤씨의 구조 혁신을 목표로 취임했지만 취임 9개월 만에 물러났었다. 중대재해사고 발생과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건설업계 일각에서 나왔다. 두 사장이 ‘9개월가량의 임시직 사장’으로 불명예 퇴진한 결과가 됐는데, ‘포스코이앤씨 사장 수난사’인 셈이다.
건설업계는 이재명 정부의 산업계 전반에 걸친 안전 강화 기조 속에 ‘포스코이앤씨 사례’를 ‘반면교사’로 받아들이자는 분위기인 가운데 ‘동병상련’으로도 인식하고 있는 모양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대재해와 관련해 “건설 현장은 안전 위해 요소가 많은 만큼 우리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했다.
/조영관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