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국가철도공단 투톱의 ‘불편한 동거’

임종일 부이사장에 대한 차기 이사장 추천의 의미

윤경찬 기자 | 기사입력 2025/06/18 [15:43]

[데스크 칼럼] 국가철도공단 투톱의 ‘불편한 동거’

임종일 부이사장에 대한 차기 이사장 추천의 의미

윤경찬 기자 | 입력 : 2025/06/18 [15:43]

▲ 윤경찬 편집국장  © 매일건설신문

 

이재명 정부의 고위 공직자를 국민이 직접 추천하는 국민추천제도의 접수가 지난 16일 마감된 가운데 총 7만 건을 상회하는 추천이 접수됐다고 한다. 국민추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진정한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 돼 직접 참여하고 변화를 만들어 가는 데서 시작한다”며 10일 진행한 인사 시스템이다. ‘국민 추천’은 끝났고 이젠 대통령실의 ‘인사 검증’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 국토교통부 산하 핵심 공공기관인 국가철도공단에서 때아닌 ‘이사장 추천 릴레이’가 이어졌다고 한다. 철도공단 제9대 이사장 후보로 현 임종일 철도공단 부이사장이 추천됐다는 것이다. 임종일 부이사장은 작년 11월 13일자로 임기가 종료됐지만 현재까지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아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2월 취임한 현 이성해 이사장의 3년 임기가 반환점도 돌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임시직 부이사장’이 차기 이사장 후보로 추천됐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철도공단 안팎의 전언에 따르면, 임종일 부이사장에 대한 이사장 후보 추천 과정에는 국립철도고등학교 출신인 국가철도공단 전현직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한다. ‘공공기관운영법’은 ‘임기가 만료된 임원은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임종일 부이사장의 임기 연장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이런 가운데 이성해 이사장과 임종일 부이사장이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다는 말이 흘러나온 것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임종일 부이사장과 같은 철도고등학교 출신들이 임종일 부이사장에 대한 차기 이사장 추천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점은 이성해 이사장에 대한 직원들의 ‘소심한 항명’으로까지 비친다. 이성해 이사장 입장에선 속이 탈 노릇일 것이다. 

 

시기도 미묘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발표되는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가 오는 20일 공개되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에 D등급(미흡)을 받은 11개 기관은 올해에도 같은 등급을 받을 경우 기관장 해임 건의 대상이 된다. 그런 만큼 잔여 임기에 따라 기관장들의 희비도 갈릴 전망이다. 국가철도공단은 작년 6월 발표된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서 C등급(보통)을 받았다. 그러나 이는 온전히 이성해 이사장에 대한 평가로 보기는 힘들 것이다. 작년 2월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이성해 이사장 입장에서는 20일 공개되는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가 사실상의 첫 성적표가 될 것이다.

 

대통령실은 국민추천제도에 대해 지난 16일 “접수 마감 이후 객관적 평가를 거쳐 대상자가 선정되면 투명한 검증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추천제는 인기 투표가 아닌 만큼 추천 횟수는 단순한 참고사항일 뿐이고 추천 횟수보다는 추천 사유가 더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추천된 인재는 이번에 임용되지 않더라도 엄격한 검증을 거쳐 인재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돼 이재명 정부의 추후 인사에 활용될 예정이다. 

 

국민추천제도에서 국가철도공단의 차기 이사장 후보로 임종일 부이사장이 추천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철도고등학교 출신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끈끈한 유대관계로 뭉쳐있다는 평가를 받는 철도고등학교 출신들에게는 이른바 ‘철피아(철도+마피아)’라는 오명도 따라붙지 않았나. 이성해 이사장은 취임 후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이어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고, 이를 바라보는 철도고등학교 출신들의 마음은 참 불편했을 것이다. ‘임종일 이사장’ 추천은 그래서 철도산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결코 작지 않다. 

 

 

/윤경찬 편집국장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