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성해 이사장’에 대한 비토?… 블라인드에 올라온 철도공단 난맥상‘합리적 의심’이라는 제목으로 총 8개 글 게재 발단이성해 이사장 차원의 ‘인사·경영’에 타당성 의혹 제기 철도공단 “글 못 봐, 일방적인 주장 불과해 입장 없어”
매일건설신문=조영관 기자 | 최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국가철도공단의 인사와 경영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이 잇달아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블라인드 글’ 내용에 대해 철도공단 내부에서도 임직원 다수가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성해 이사장’의 독단적 경영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철도공단 홍보실은 이와 관련해 “단순 익명게시판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블라인드에는 철도공단에 대해 ‘합리적 의심’이라는 제목으로 총 8개의 글이 게재된 가운데 이후 인사 문제와 관련해 보다 상세한 내용을 담은 글이 추가로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합리적 의심’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은 ‘작년 4월 2급 승진 최저 연한을 3년에서 2년으로 단축’ ‘3급 PM제도 도입 근거’ ‘해외사업 수주 출장에 경영본부 동행의 타당성’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들이다.
무엇보다 이번 블라인드 게시글 내용은 앞서 작년 4월 국가철도공단이 시행한 인사규정 개정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작년 2월 부임한 이성해 현 이사장은 취임 후 “현장중심 PM 체계의 조직개편 및 인사발령”을 선언하면서 두 달 만에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일례로, 일부 본부장 승진자가 송·변전부장 임명 3개여 월 만에 1급으로 승진해 파격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고, 조직 내부는 술렁였다. 이에 대해 당시 철도공단 측은 “파격적인 승진도 인사 기준에 따른다면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었다.
이번 블라인드 게시글에서 작성자는 “공단 출범 후 20년 이상 바뀌지 않은 규정을 왜 개정했을까?, 인사부는 규정을 개정하면 승진명부 순위가 바뀌고 승진에 임박한 선의의 직원이 탈락될 수 있다는 것을 몰랐을까?” “지금 인사라인의 무능하고 주먹구구식 인사운영으로 공단 내부청렴도가 역대 최하를 기록하는 데 일조한 것은 아닐까?” 등의 내용을 게시했다.
또한 블라인드에 추가로 올라온 것으로 보이는 글은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의 부이사장 사표 제출 종용 및 복무통제 등을 통한 직장내 괴롭힘 해당 행위’와 ‘국가철도공단 건설본부장의 인사비위에 관한 건’이다. 글쓴이는 “이사장은 현 부이사장에게 돌연 1월초부터 외부 출장 및 현장점검 금지, 이사장 주재 회의 참석 금지 등의 조치를 하며 사퇴를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부이사장에 대한 사퇴 압박은 ‘임기가 만료된 임원은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한다’는 ‘공공기관운영법’에 위배된다는 취지다. 현 임종일 국가철도공단 부이사장의 임기는 작년 11월 13일자로 만료됐지만 현재까지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아 계속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쓴이는 또한 ‘국가철도공단 건설본부장의 인사비위에 관한 건’에서는 “작년 4월 인사규정을 개정해 2급 승진 최저연수를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했는데 이는 공단 출범 후 처음 있는 일이다”면서 “이로 인해 승진 명부 순위가 바뀌는 등 인사질서가 교란됐다”고 주장했다. 건설본부장은 이사장 취임 직후 조직개편TF 부단장을 맡아 조직개편과 인사에 총괄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2급 승진 최저연수 개정을 통해 같은 대학교 출신 후배를 조기 승진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실제로 건설본부장이 인사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참여한 작년 12월 승진심사 시 승진 최저연수 3년 미만인 대학교 후배가 승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인드’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로 재직 중인 회사 이메일을 인증해야 가입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기업의 직원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밀한 정보가 공유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철도공단에 대한 이번 ‘합리적 의심’ 등의 게시글은 내부 직원이 아니면 인지할 수 없는 내용이라는 평가와 함께, 다수의 임직원들이 이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사실상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이성해 이사장의 ‘조직 경영’에 대해 독단적이지 않느냐는 비판에서 나아가 적법성에 대한 문제 제기로까지 받아들여지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블라인드’는 기업의 내밀한 정보가 공유된다는 평가와 함께 ‘개인적인 의견’이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내밀한 정보가 사실과 의견으로 뒤섞여 있는 만큼 조직 차원에서는 ‘적절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는 의미다.
그럼에도 국가철도공단은 이번 블라인드 글에 대해 “입장이 없다”고 했다. 철도공단 홍보실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본지 통화에서 “익명 게시판에 게재된 글에 대해 특별히 입장 표명을 안 하겠다.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한 것으로 그에 대해 답변을 할 필요도 못 느낀다”고 말했다. ‘게시글 내용이 사실인가’라는 질의에는 “그 글 보지도 못했고, 윗분들(임원)에게 블라인드 글에 대해 입장표명을 물어볼 수도 없다”고 했다.
/조영관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