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내 철도교 엔지니어와 시장에 바라는 것

임철수 선구엔지니어링 기술연구소장(부사장)

매일건설신문 | 기사입력 2024/11/20 [15:37]

[기고] 국내 철도교 엔지니어와 시장에 바라는 것

임철수 선구엔지니어링 기술연구소장(부사장)

매일건설신문 | 입력 : 2024/11/20 [15:37]

▲ 임철수 연구소장  © 매일건설신문


“철도교에서 단순보의 보다 큰 단점은 다수의 받침과 불연속부의 존재이다, 이들은 교량 본 구조물보다 수명이 짧고 공용 중 여러 번 교체돼야 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받침과 불연속부를 없애고자 하는 일체형(Integral) 또는 세미(semi) 일체형 구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전적인 연속 아치교, 연속 라멘교 그리고 받침 없이 일체화한 다경간 연속 거더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구조 형식은 부정정구조로 강성이 매우 높아 진동에 강할 뿐 아니라 우수한 주행성 등 사용성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독일 철도교의 설계 철학에서 요약 발췌, 독일철도(DB), 2008)

 

철도교는 초기 공사비 이외에도 받침의 관리와 교체 등 적지 않은 유지관리비가 지속적으로 소요되는 시설이다. 따라서 현대 교량 계획에서 독일의 예에서 보듯이 유지관리비가 최소화되는 교량 구조(Integral bridge)가 주목을 받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국내 교량 시장은 일부 도로교에서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PSC Beam 계열의 단순보(simple beam) 일색인 것이 현실이다. 이것은 두 가지 문제점을 내포한다. 

 

첫째, 앞서 지목한 단순보 자체의 문제점이다. 단순보는 구조 효율이 낮아 많은 재료와 높은 공사비가 소요된다. 교각마다 설치되는 ‘받침과 점검시설’은 높은 유지관리비의 원인이며 투박한 미관을 더욱 악화시킨다.

 

둘째, 설계와 시공사 선정 과정의 문제점이다. PSC Beam 계열 단순보 대다수가 특허 공법이고, 설계 단계에서 특정 공법이 채택되면 그 공법의 특허를 보유한 업체가 시공자로 선정된다. 이것은 설계 단계에서 성능을 제시하고, 그 성능을 만족하는 사양을 갖춘 여러 업체 간 경쟁입찰을 통해 시공자가 선정되는 통상적인 절차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나아가 이러한 과정에서 설계 엔지니어의 창의성이 발현될 가능성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필자는 이 두 가지 문제점에 대한 해답의 일환으로 광주송정~순천 철도 1공구 건설공사에서 차세대 철도 표준교로 ‘분할 교각을 이용한 연속 라멘교’를 소개한 바 있다. 이 교량은 서두에 소개한 일체형 구조의 일종으로 PSC Beam교에 비해 적은 재료와 공사비로 동등 이상의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받침이 없어 유지관리비도 미미하고 미관 또한 수려하다.

 

이러한 신형식 교량의 탄생은 설계 과정에서 경간, 단면, 가설공법 등의 최적화를 위한 참여 엔지니어들의 노력과 창의성이 총동원된 결과임을 주목해야 한다. 나아가 특허 교량이지만 이 교량의 채택이 시공자의 선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통상적인 절차를 따라 누구나 경쟁입찰을 통해 ‘전용실시권’을 받아 시공자로 선정될 수 있다. 지난 1990년 철도설계를 시작한 이래 필자는 항상 엔지니어의 창의성이 충분히 발현되는 시장을 꿈꾼다.

 

 

/임철수 선구엔지니어링 기술연구소장(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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