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해선 홍성~서화성 ‘반쪽 열차’ 운행에… 코레일 “완전개통 아니라서”당초 ‘KTX-이음’ 설계했는데 왜 ‘ITX-마음’ 열차 투입했나?‘ITX-마음’ 4개 객차 264석 중 2개 객차는 승객 취급도 못해 코레일 “1~2호차 승하차 안내 강화, 정상 운행 준비에 만전”
[매일건설신문 조영관 기자·류창기 기자] 서해선 홍성~서화성 구간이 지난 2일 개통했지만 정작 ‘열차는 반쪽으로 운영’되면서 승객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당초 이 구간에는 ‘KTX-이음(6량)’이 투입되는 것으로 설계됐으나 현재 ‘ITX-마음(4량)’이 운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각 역사 플랫폼에 설치된 스크린도어(승강장 안전문)와 열차 객차의 위치가 맞지 않아 2개 객차만 승객을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에 대해 코레일은 “아직 노선이 완전개통한 게 아니다”면서도 “승객 수요에 맞춰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서해선은 충청남도 홍성역에서 경기도 서화성을 잇는 연장 90km의 신설 노선으로 건설에 총사업비 4조1,217억 원이 투입됐다. 국토교통부는 앞서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충청남도와 수도권의 서부지역을 1시간대로 연결하는 철도 노선축이 새롭게 형성되면서, 아산·당진·홍성·평택·화성·안산 등 서해안 권역 발전의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홍성역에서 서화성역까지 ITX-마음을 하루 왕복 8회 운행한다고도 했다. 그런데 본지가 확인해보니 서해선 홍성~서화성 구간에 ‘ITX-마음’이 투입된 것은 사실상 ‘임시방편’인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 홍보실 관계자는 13일 통화에서 “원래는 KTX-이음 투입이 계획됐는데, 아직 노선의 완전개통이 안 돼 그 수요에 맞춰 ITX-마음을 투입한 것”이라고 했다. 추후 서해선 원시~서화성 구간이 최종 개통하면 KTX-이음을 투입할 수 있다는 취지다.
문제는 ‘KTX-이음(준고속철도·총 381석·최고속도 286km/h)’ 차량의 1개 편성 객차는 6량인 반면 ‘ITX-마음(급행열차·총 264석·최고속도 150km/h)’ 열차의 1개 편성 객차는 4량이라는 점이다. 당초 서해선 홍성~서화성 구간은 6량짜리 ‘KTX-이음’ 열차 운행으로 설계됐고 그에 따라 각 역사의 플랫폼의 스크린도어도 객차 6량의 ‘KTX-이음’이 정차해 승객을 취급할 수 있도록 건설된 것이다.
그런 가운데 코레일은 현재 서해선 노선 ‘부분 개통’을 이유로 ‘ITX-마음’을 투입했고, 그마저도 역사의 스크린도어와 열차 출입문의 규격이 맞지 않아 1~2호차만 승객을 취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리적으로 계산해 봐도 당초 승객수요에 맞춰 설계한 ‘KTX-이음’ 대비 좌석 규모가 적은 ‘ITX-마음’ 열차를 투입하면서 좌석 부족에 따른 여객 취급 미흡과 승객 불편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풀이된다. 설상가상으로 4개 객차 중 2개 객차는 승객 취급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재 코레일의 승차권 예약 앱인 ‘코레일톡’에서도 서해선 홍성~서화성 구간 좌석 예매 시 1~2호차만 가능한 상태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나머지 두 객차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승객들에게) 출입문을 앞쪽으로 안내를 하는 등 종합적으로 (개선 방안) 검토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면서도 “아직 결정된 건 아니다.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고 있다는 정도만 말씀만 드리고 싶다”고 했다.
철도 산업계 일각에서는 코레일이 ‘ITX-마음’을 투입한 배경에 대해 스크린도어 설치가 잘못됐거나 KTX-이음 열차 제작·출고가 늦어지는 것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스크린도어 설치 등 서해선 노선의 건설은 국가철도공단이 수행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그건 아니다. 노선 개통이 완전히 되지 않은 것의 문제다. 두 개 중에 뭐라고 답을 드릴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코레일은 사실상 ‘승객 수요’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TX-마음 2량으로 승객을 취급하면 좌석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본지 물음에 코레일 관계자는 “그것도 수요에 따라서 평일과 주말에 차이가 있다. 수요를 좀 더 파악해야 한다. 앞으로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 같다”며 “현재 역에서도 승객에게 1~2호차에서만 타고 내릴 수 있게 안내도 강화하고 있고, 원시~서화성 구간이 최종 개통하면 KTX-이음을 투입하고 당연히 그에 맞게 1~6호차까지 맞게 정상 운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2주간의 이용객 수요를 분석해 오는 16일부터는 토요일 승객 수요에 맞춰 전체 열차 8편성 중 6편성의 3호차도 승객을 취급한다는 계획이다.
서해선 홍성~서화성 구간이 ‘반쪽 열차’로 운영되면서 인구 95만 명 이상인 경기도 화성에서 충남 당진과 홍성으로 이동하는 주말 여객 수요를 사실상 차단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 철도교통 전문가는 “ITX-마음을 3호차와 4호차를 제외하고 운행하면 그 두 개 객차 좌석 만큼의 승객 수요를 배제해 열차를 이용하고 싶은 승객을 배려하지 못하는 셈이다”고 했다.
/조영관 기자 /류창기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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