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GTX-A 수서~동탄 ‘레일 마모’ 현상… 원인은 ‘시저스 분기기’?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학회에 원인 규명 외부용역 진행 중올 초 내부 자문회의 결과 열차와 레일 간 ‘횡압 과도’ 분석 현대로템 EMU-180 차량, 삼표레일웨이 분기기 서로 안 맞나? 철도학회 “12번수의 곡선반경 큰 시저스 분기기 도입해야”
[매일건설신문 조영관 기자·류창기 기자] 지난 3월 30일 개통한 GTX-A 노선 수서~동탄 구간에서 ‘분기기(선로전환기) 레일 마모’ 현상이 발생하면서 열차 안전 운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국가철도공단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원인규명을 위한 외부전문기관 기술용역 중”이라고 했었다. 철도업계 일각에서는 “경도 강화를 위한 ‘열처리 레일’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레일 마모 발생까지 고려한 궤도 부설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11일 국가철도공단 국정감사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철도 분기기 레일의 경우 평균적으로 교체 시기가 21년 정도 된다고 하는데, GTX-A 노선 수서~동탄 구간의 경우 현재까지 13mm 마모됐다고 한다”며 “반복선 분기기 레일 이상마모 원인이 무엇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성해 철도공단 이사장은 “여러 가지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원인 규명이 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변했었다.
국가철도공단의 선로유지관리지침 제17조(레일교환 기준)에 따르면, 심한 파상마모, 레일변형, 손상 등으로 열차운전상 위험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레일을 교체해야 한다. GTX-A 노선 수서~동탄 구간에는 이 지침에서 규정하고 있는 ‘50kg N’(레일 크기) 기준의 레일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준에 따르면, 레일 두부(머리 부분)의 최대 편마모 높이가 13mm 한도에 이르기 전에 레일을 교체해야 한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국가철도공단은 지난해 2월경 GTX-A 노선 수서~동탄 구간 분기기 설치를 완료하고 열차 시운전을 시행했다. 이후 3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현장점검 중 분기기 레일 마모 현상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분기기 레일 마모 현상’ 문제가 대외적으로 공개됐던 것이다.
철도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GTX-A 노선 수서~동탄 현장에선 이상마모 현상이 발견된 분기기 레일의 교체 작업을 반복해 왔다고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감에서 지적이 나오기까지 마모된 분기기를 교체했다”며 “그런데 교체되는 분기기 레일이 같은 제품인 만큼 마모 현상이 이어지고 있고 지금도 같은 제품 분기기를 교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심한 마모 현상’이 발견된 분기기는 ‘시저스 분기기’로, 두 개의 선에서 서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 분기기를 말한다. GTX-A 노선 수서~동탄 구간의 ‘시저스 분기기’는 철도궤도기업 삼표레일웨이가 공급했고, 해당 노선에 투입된 차량(EMU-180)은 현대로템이 제작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국가철도공단은 시저스 분기기 레일 마모 원인 규명을 위해 한국철도학회의 외부 기술용역을 내년 1월까지 일정으로 진행 중이다. 이와 별개로 국가철도공단은 올 초 내부 자문회의를 거쳐 레일 마모 발생 원인을 현장 분기기와 차량 사양 측면에서 분석해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 결과, 차량 휠 센터와 레일 접촉 시 간섭 발생에 따른 레일 마모, 차량 휠과 곡선 리드 레일 간 접촉력 발생 증가로 인한 레일 마모 증가, 레일뿐만 아니라 차량의 휠도 동시에 심하게 마모 등의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EMU-180 열차 차륜과 시저스 분기기 레일의 사양과 함께 현장의 급격한 곡선반경에 따른 복합적인 원인에 의한 마찰 증가로 레일 마모 현상이 크게 발생하고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철도공단은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분기기 레일의 윤활유 도포를 위한 도유기 설치를 해결 방안의 하나로 제시했다. 또한 ‘횡압 저감’을 위한 내측 가드레일 설치 방안도 도출했다. 열차가 분기기 레일 주행 시 외측 리드레일 쪽에 횡압이 증가하게 되는 만큼 내측 리드레일의 안쪽에 가드레일을 설치하면 차량의 외측 쏠림을 방지(횡압 감소)해 레일 마모를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GTX-A 노선 수서~동탄 구간의 ‘분기기 레일 마모’ 현상에 대해 철도 궤도 전문가들은 경도를 강화한 열처리 분기기 레일을 도입하고, 향후 레일 마모 현상까지 고려한 ‘선로유지관리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철도공단 외부 용역을 수행 중인 한국철도학회 관계자는 12일 본지 통화에서 “해당 현장에는 8번수의 시저스 분기기가 설치됐는데 현장 계측을 해보니 횡압이 굉장히 크게 나오는 상황이다”면서 “시저스 분기기 특성상 분기기 번수가 작을수록 곡선반경이 작아 열차와 레일 간 횡압이 많이 발생하는 만큼 현장 여건이 된다면 12번수의 곡선반경이 큰 시저스 분기기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표레일웨이 관계자는 “궤도 시공과 분기기 제품 자체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열차 운행시험 당시 8번수 분기기를 써도 문제가 없었으나 설계사가 10번수 분기기를 사용토록 권고한 가운데 GTX 차량 특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영관 기자 /류창기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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