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에도 시도한 ‘철도지하화’… 높은 사업비로 무산”

‘도로 및 철도 지하화 : 국토가치의 혁신과 도전’ 포럼

김동우 기자 | 기사입력 2024/07/30 [19:25]

“12년 전에도 시도한 ‘철도지하화’… 높은 사업비로 무산”

‘도로 및 철도 지하화 : 국토가치의 혁신과 도전’ 포럼

김동우 기자 | 입력 : 2024/07/30 [19:25]

▲ 지난 29일 양재동 앨타워에서 개최된 ‘도로 및 철도 지하화 : 국토가치의 혁신과 도전’을 주제로 ‘제274회 NAEK 포럼’에서 조계춘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회장이 기조연설로 ‘도로·철도 지하화 : 국토가치의 혁신과 도전’을 발표하고 있다.   © 김동우 기자

 

[매일건설신문 김동우 기자] 철도지하화가 최근 10년 간 급격히 상승한 수도권 토지가치로 인해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철도지하화는 용지의 상부개발로 얻은 이익을 공사비로 조달하는 것인데, 2022년 대한민국 전체 땅값이 7,000조 원에 이르고, 서울은 2,000조 원이 넘었다는 게 주장의 근거다. 이미 2012년도에도 철도지하화 시도가 있었으나 토지가격이 낮아 무산됐다는 것이다.  

 

한국공학한림원은 29일 양재동 엘타워에서 ‘도로 및 철도 지하화 : 국토가치의 혁신과 도전’을 주제로 ‘제274회 NAEK 포럼’을 개최했다.  

 

장웅성 NAEK 포럼 운영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세계에서 대규모의 지하화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도심의 혼잡을 해소하고 환경을 개선하면서 동시에 도시재개발 촉진이라는 여러 가지 목적이다”라며 “지하 공간 안전 등 기술적 난제도 있다. 오늘 포럼은 지하화 프로젝트의 국토 가치 혁신이라는 측면과 동시에 한계점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전문가들과 논의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조계춘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회장이 ‘도로·철도 지하화 : 국토가치의 혁신과 도전’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맡았다. 조 회장은 ▲지하공간의 활용에 따른 국토가치 혁신에서 ‘지상공간의 한계성’을 제시했다. 특히, 한국은 협소한 국토·인구 과밀·에너지 자원 부족·산지와 임야가 국토의 70%라는 한계가 있었다. 국내외 사례를 들어 “지하공간 활용 및 개발은 새로운 공간 창출을 위한 필수적인 정책요소로 전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르웨이 ‘여빅’ 지하경기장(아이스하키)은 1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핵폭탄 대피소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교통 지하화/지하공간개발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지하 300m 정도 터널을 뚫으면 아파트 6층 건물이 들어갈 수 있다. (지하에) 하나의 빌리지를 형성할 수 있다. 지금도 구현 가능한데, 30년 후면 완벽히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국내외 지하화/지하공간 사례분석 ▲지하공간 개발을 위한 혁신기술 ▲지하공간 개발방향을 설명했다. 

 

조 회장은 국내 도로 지하화 사례로 ‘서부간선 소형차 전용 지하도로’를 소개하면서 “NIMBY(지역이기주의) 현상 최소화를 위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원(도심지 환기구 설치반대)으로 당초 계획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또한 지하화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주요 사항들의 일환으로 ‘지역 주민과 소통 및 협력(PI: Public Involvement)’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조 회장은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지하 공간 난개발, 소유권, 안전·환경 기준, 시민 불안 해소, 마스터 플랜이 없다”라며 “이런 것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법 제도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패널발표가 진행됐다. 윤진환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은 “발제자와 중복되는 내용이 많다”며 ‘지하 난개발, 사업비’를 언급했다. 윤 국장은 ‘서울역’을 예시로 들어 “기존 지하철 1·4호선, 공항철도에 앞으로 건설되는 GTX-A, GTX B, 김포고속선 지하로까지, 저희끼리 ‘이게 잘못하면 서울역 꺼지겠다’는 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하화는 엄청난 사업비가 든다. GTX-A ‘수서~동탄’의 성남역, 경강선의 역 하나 만드는 데 3,500억 원이 든다. 시공하기도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방기성 한국방재협회장은 “철도지하화도 재해영향평가에 포함된다. 같이 고민하고 연구할 수 있기에 저를 선정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후 ▲해결해야 할 고속도로 철도 지하화 안전 이슈로 “수직구를 만들면 오염된 가스가 올라와 민원이 된다”라며 “수직구를 최소화할 안전하고 효율적인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친환경 차 증가에 따른 방재설비 기술은 걸음마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유정훈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철도지하화’는 과거에도 시도된 적이 있었음을 언급했다. 2012년 국책연구소에 의뢰하는 등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는데 높은 사업비 때문에 무산됐다는 설명이다. 

 

유 교수는 “작년에 왜 특별법이 통과됐냐, 땅값이 올랐기 때문”이라며 “2022년, 우리나라 전체 부동산 가격이 7,000조 원에 이르렀다. 서울은 2021년 처음으로 2,000조 원대에 진입했으며 2022년에는 2,261조 원”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기도는 300조 원이 넘어가는 지자체가 상당수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그전에는 허무맹랑한 소리였지만 지금은 수도권의 엄청난 고밀도로 토지가치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차두원 소네트 대표이사는 “인간공학 자동차와 기술경영 전공자와 자율주행위원회 대표로 나왔다”라며 ‘자율주행자동차’의 구체적인 사례를 발표했다. 

 

이후 청중들의 질문과 패널들의 답변이 있었다. 한 청중은 ‘탄소배출’에 대해서 질문했고 윤 국장은 “국토부는 철도의 수송분담율을 높여, 탄소배출을 절감한다는 게 기본 방향이다”라고 답했다. 

 

다른 청중은 ‘기술이 가능한지, 자금이 조달될지, 긴 공사 기간’을 얘기했다. 윤 국장은 “막대한 비용이 들겠다. 그러나 적절한 구간을 정해서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도 있다.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 없다”라며 “저희가 대심도 철도지하화 사업도 한다. 최근 맺은 협약을 생각하면, 통상적으로 6년 잡는다. 6~7년 충분히 지하화 가능하다”라고 답했다. 

 

▲ 지난 29일, 양재동 앨타워에서 개최된 ‘도로 및 철도 지하화 : 국토가치의 혁신과 도전’을 주제로 ‘제274회 NAEK 포럼’에서 차두원 소네트 대표이사가 ‘자율주행’에 대해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김동우 기자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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