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업체 ‘입찰 경쟁’ 없는 가덕도신공항 사업 의문

불가능할 사업 조건이라면 국토부에 정식 협의 요청해야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4/06/07 [14:54]

[기자수첩] 업체 ‘입찰 경쟁’ 없는 가덕도신공항 사업 의문

불가능할 사업 조건이라면 국토부에 정식 협의 요청해야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4/06/07 [14:54]

▲ 조영관 기자  © 매일건설신문

 

총공사비 10조 5,169억 원 규모의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공사’ 1차 입찰이 지난 5일 유찰로 마무리되면서 2029년 12월 적기 개통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발주청인 국토교통부와 업계가 사업비와 공사 수행 방식을 두고 표면적으로는 입장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규모 국가 SOC 사업에서 발주청과 업계가 대립하는 듯한 모양새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업체의 경쟁 상대는 같은 시장에 있는 업체일 수밖에 없다.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5일까지 진행된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입찰은 결국 업계의 무응찰로 마무리됐다. 이젠 과거형이 됐지만 추측의 영역이었던 국토부의 입찰 공고 전부터 업계 사이에서는 ‘100% 유찰’ 가능성까지 제기됐었다. 업계 사이에선 1차 입찰공고를 앞두고 817억 원 수준의 부족한 설계비와 컨소시엄 당 10대 건설사 2개사 제한 등을 이유로 ‘정상적인 사업 수행’이 어렵다는 아우성이 나왔었는데, 이 같은 정황에 비춰볼 때 사실상 ‘입찰 보이콧’에 나섰다는 표현이 어쩌면 맞을 것 같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유찰 결정 다음날인 지난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설계비 부족에 대해 업체가 우리에게 공식적으로 제시한 적 없다. 언론을 통해 문제가 있다고 우리에게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고, 직접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업계가 이른바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하소연으로 받아들여졌다. 국토부는 사업발주를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용역사들과 설계비를 700억 원~900억 원 수준에서 실무적으로 논의해왔을 뿐이라는 것이고, 따라서 업계의 주장과 상관없이 추후 입찰 공고 시 1차 입찰공고 내용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수의계약’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민간에서는 수의계약을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규정은 있어도 의무사항은 아니다”며 “무엇보다 정책 목표가 중요한 것이고, 경쟁을 통한 업체 선정 원칙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는 발주청과 경쟁할 게 아니라 같은 업체와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1차 입찰 공고 유찰 후 업계 사이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2회차 입찰공고까지 유찰되고 결국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는 모양새다. 어쩌면 일부 업체는 애초부터 ‘수의계약’을 염두에 두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입찰 여부를 고민 중이고, 다른 건설사에서도 내부적으로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발주청은 업계 입장에서는 협조해야 할 상대다. 사업에 자신이 있으면 참여하고, 리스크가 있으면 참여를 안 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상황은 업계 사이에서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입찰을 두고 ‘암묵적인 무응찰 전선(戰線)’까지도 형성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전선 너머에는 발주청인 국토부가 있다. 그러나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업계의 경쟁 상대는 같은 시장에 있는 업체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제시된 사업비와 사업 조건이 정말 어느 업체에서라도 수행할 수 없는 ‘불가능할 정도’의 가혹한 것이라면 당당하게 발주청에 공식적으로 협의를 요청해야 할 일이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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