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점 대상이냐 아니냐… 기술경쟁 아닌 ‘법 논쟁’으로 치닫는 기술형입찰

건설기술진흥업무 운영규정 ‘심의 관련 감점기준’ 문구 해석 논란

홍제진 기자 | 기사입력 2024/04/19 [11:21]

감점 대상이냐 아니냐… 기술경쟁 아닌 ‘법 논쟁’으로 치닫는 기술형입찰

건설기술진흥업무 운영규정 ‘심의 관련 감점기준’ 문구 해석 논란

홍제진 기자 | 입력 : 2024/04/19 [11:21]

국토부는 각 심의결과·기관별 건설기술자문위 개최 유보 요청

내부적으로 법률자문 통해 최종 입장 정리할 것으로 예측

“벌점규정 확대해석, 건설인들을 범죄자로 몰고 가는 행태”

 

▲ 국토교통부 세종 청사 전경     ©매일건설신문

 

[매일건설신문 홍제진 기자] 한국종합기술과 코오롱글로벌의 입찰담합과 관련해 기술형입찰 시장이 때 아닌 법 해석 논쟁으로 연일 뜨거운 가운데 급기야 지난 18일 실시된 광주송정~순천간 3공구 철도공사의 심의결과 발표도 보류됐다.

 

이로써 한국수자원공사 발주의 ‘안동댐 안전성강화사업 건설공사’를 시작으로 한국도로공사 동광주~광산간 확장공사와 국가철도공단 발주의 광주송정~순천간 3공구에 이르기까지 최근 진행된 기술형입찰이 결국은 법 해석 여부에 따라 낙찰자가 결정되는 웃지 못할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기술형입찰은 말 그대로 건설기술 경쟁력 향상은 물론 고품질의 목적물을 확보하기 위한 입찰방법으로 무엇보다 설계품질이 수주의 가장 큰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벌점 논란으로 기술형입찰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한국종합기술은 주한미군 극동공병단 발주의 시설물유지보수공사 담합 건으로, 코오롱글로벌은 상사부문이 대구산업단지관리공단의 석탄구매 입찰담합 건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에 경쟁업체는 한국종합기술과 코오롱글로벌이 입찰담합으로 과징금을 부과 받은 만큼 설계심의에서 벌점을 부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발주처가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종합기술과 코오롱글로벌은 해당 담합 건은 기술형입찰과 관련해 벌점 부과 대상이 아니라는 반론이다.

 

그 이유로는 우선 건설기술진흥업무 운영규정 제35조 입찰참가업체는 심의와 관련해 별표 10의 감점기준의 감점사항에 해당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는데 이들 업체가 과징금을 받은 사업은 심의대상 사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별표 10의 감점사유는 심의와 관련된 사업에 제한하고 있어 이를 단순히 입찰담합이라는 식의 확대 해석은 안 된다는 주장이다.

 

또한 규정 개정 시 국토부가 밝힌 이유를 보면 턴키 등 기술형입찰 설계 심의 시 입찰담합(들러리)으로 인한 부실설계 업체에 대한 감점기준을 마련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어 해당 과징금은 기술형입찰과 무관한 사업으로 감점사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한국종합기술은 과징금 부과는 공사부문으로, 설계 참여와는 별개이며 공동수급체에도 해당되지 않고 또한 해당 기관으로부터 입찰참가자격 제한 조치도 받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역시 상사부문의 과징금이 심의대상도 아니며 무엇보다 감점사유에 해당하는 입찰담합은 기술형입찰에 관한 담합이어야 한다는 것. 그 이유로는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80조 영업정지 또는 과징금부과기준 등에 따르면 행정처분은 위반행위별로 해당 업종에 한해 처분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만큼 상사부문과 건설부문은 별개라는 설명이다.

 

한편 발주기관들은 이들 사안에 대해 ‘국토부의 유권해석’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토부가 관계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이번 논란과 관련해 해당 기관별 입장을 들었으나 현재까지 명확한 지침은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국토부는 심의결과나 기관별 건설기술자문위원회 개최에 대해서는 유보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토부 내부적으로도 법률자문을 통해 최종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형입찰의 담합(들러리)을 막기 위한 벌점규정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것은 또다시 건설업계와 건설인들을 범죄자로 몰고 가는 행태”라며 “최근의 논란은 치열한 수주경쟁이 몰고 온 건설업계의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기술경쟁으로 치열해도 모자란 기술형입찰 시장이 앞으로는 소송경쟁으로 변질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과연 국토부는 어떤 해석을 내놓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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