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근로자 갈아 넣은 GTX-A 수서~동탄 ‘조기 개통’

두 차례나 뒷걸음치며 ‘미완의 개통’ 성공

윤경찬 기자 | 기사입력 2024/03/29 [10:16]

[데스크 칼럼] 근로자 갈아 넣은 GTX-A 수서~동탄 ‘조기 개통’

두 차례나 뒷걸음치며 ‘미완의 개통’ 성공

윤경찬 기자 | 입력 : 2024/03/29 [10:16]

▲ 윤경찬 편집국장   © 매일건설신문

 

정부가 그렇게 바라 마지않던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 수서~동탄 구간이 오는 30일 첫 운행을 시작한다. 앞서 29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가운데 개통 기념식이 열린다. 그러나 이번 ‘조기 개통’은 두 차례나 뒷걸음치며 가까스로 끼워 맞춘 것이다. 그로 인해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을 이들은 현장 근로자들이다. 

 

GTX-A는 윤석열 정부 차원에선 건설과 부동산 정책의 가교 역할을 하는 첨병이다. 정책 성공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22년 5월 정부 출범 후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비롯해 국토부 차관들은 잇따라 GTX-A 건설 현장을 방문하며 적기 개통을 넘어 조기 개통 구호를 외쳤다. 특히 윤 대통령은 2022년 7월 국토부 업무보고 시 “수도권의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 GTX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했고, 이후 국토부는 같은 달 부랴부랴 ‘GTX 추진단’을 발족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GTX-A 건설 사업은 과속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현장에서도 나왔다. 재정구간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국가철도공단과 각 공구 시공사들이 ‘속도전’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과거는 물론 최근 본지가 현장에서 만난 GTX-A 건설 관계자들은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할 일인지 모르겠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이번 ‘끼워 맞추기식 개통’을 위해 국가철도공단 일부 지역본부장들은 ‘개통TF’에 소속되면서 정작 지역본부 사업에는 소홀해졌다는 후문이다. 대한민국 철도건설의 중심인 국가철도공단이 ‘GTX-A 조기 개통’이라는 블랙홀에 빠져든 셈이다. 

 

이번 개통은 사실상 ‘미완의 성과주의 개통’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2022년 12월 원희룡 장관이 참석한 삼성~동탄 구간 터널 관통 행사 이후 국토부 보도자료에서 GTX-A 삼성~동탄 구간은 ‘수서~동탄’으로 명칭이 슬그머니 바뀌었다. 서울시 영동대로 복합개발 사업 지연으로 ‘삼성역’이 오는 2028년에나 개통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 따른 것이었다. 더구나 GTX-A 수서~동탄 구간에서 수서역 이후 성남역과 동탄역 중간지점인 ‘GTX-A 구성역’의 경우 30일 열차 무정차 개통 이후 3개월이 지난 6월에나 정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승객을 태우지 못하는 교통수단을 두고 온전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GTX-A’는 이렇게 두 차례나 뒷걸음치며 ‘미완의 조기 개통’을 달성할 수 있었다.

 

기자는 이번 GTX-A 수서~동탄 구간 첫 운행에 대해 ‘미완의 개통’은 물론 ‘근로자를 갈아 넣은 성과’라고 평가하고 싶다. 정작 현장에서 사업을 담당한 근로자들은 “정말 이게 맞는 방식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수없이 던졌을 것이다. 철도 전문가로서 당연한 것이다. 그래도 가까스로 그 성과를 오늘 대외에 공개한다고 하니 국민들은 누구보다 이들에게 박수를 보낼 것이다. 말 그대로 ‘근로자를 갈아 넣은 조기 개통’이라고 할 만하다. 

 

 

/윤경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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