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레일’ 구간 탈선·장애 6건… “철도공단, 기후변화 설계기준 마련해야”

‘기후위기 적응 및 대응실태(사회기반시설 분야) 주요 감사결과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4/03/19 [09:47]

‘장대레일’ 구간 탈선·장애 6건… “철도공단, 기후변화 설계기준 마련해야”

‘기후위기 적응 및 대응실태(사회기반시설 분야) 주요 감사결과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4/03/19 [09:47]

감사원 “60여년 전 설계기준, 미래 기온상승 대비 못해”

철도공단 “설정온도 범위, 궤도 안정성 향상 방안 마련할 것”

 

▲ 장대레일 종방향 레일축력 측정장치 개발 최종보고서(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2020년 9월)      © 매일건설신문

 

[매일건설신문 조영관 기자] 국가철도공단이 시공하고 있는 장대레일이 향후 기후변화에 따른 ‘좌굴(궤도 틀어짐) 현상’으로 열차 탈선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장대레일은 1개 길이가 200m 이상인 레일로 우리나라 전체 철도길이(9,912km)의 68.2%를 차지한다. 60년 전 도입한 현 설계기준을 미래 기온상승에 대비해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18일 국가철도공단에 장대레일의 설계기준인 ‘장대레일(KR C-14050)’을 수립·운용하는 등 선로 안전성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기후위기 적응 및 대응실태(사회기반시설 분야) 주요 감사결과’에 따르면, 철도공단의 장대레일 설계기준상 레일온도 범위 등은 1966년 8월 구 철도청에서 작성한 보고서(長大레일)를 기초로 수립된 이후 2023년 6월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이는 과거 기후조건을 기반으로 산정된 것으로 미래 기후변화에 따른 대기온도 상승 등의 영향은 반영돼 있지 않다.

 

현재 철도공단은 장대레일 설계기준에 통상적인 대기 온도 범위(-20~40℃)에 따른 레일 온도의 범위를 –20~60℃로 보아 중위온도(중간치)인 20℃를 부설온도로 설정하고 있다. 그런데 현 설계기준(대기온도 상한 40℃, 중위온도 20℃)은 향후 기후변화(온도상승)에 따른 장대레일 좌굴현상과 그에 따른 탈선사고 위험이 증가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대레일은 온도변화에 취약해 레일온도가 높아질수록 좌굴 현상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2100년까지의 우리나라 대기온도 전망치 자료를 두 개의 시나리오로 분석했다. 그 결과 설계기준상의 대기온도 상한인 40℃(레일온도 상한인 60℃)를 초과할 확률이 2040년에는 현재의 18.3배, 2070년에는 30.5배, 2100년에는 28.7배가 됐다. 다른 시나리오의 경우 2040년에는 현재의 25.1배, 2070년에는 75.7배, 2100년에는 131배가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변화에 따른 대기온도 상승의 영향으로 일 최고 레일온도가 60℃ 이상으로 상승하는 날이 장기(2071∼2100년)에는 전체 하절기의 30.2%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장대레일 부설 중위온도도 약 37.15℃까지 상승할 것으로 감사원은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철도공단은 2021년 ‘폭염 대비 선로안정성 강화를 위한 기준 개정 연구’를 진행했지만 설계기준상 레일온도의 범위 기준 등을 그대로 계속 적용해도 무리가 없다고 판단해 기준이 개정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그러나 이 연구는 과거 30여 년간(1989~2018년) 실측된 전국 기상관측소의 기후데이터를 사용해 레일온도의 범위 등이 최초 수립 시점과는 달라진 현재 수준의 기후에 대응하기에 적정한지를 판단한 것”이라며 “미래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까지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2000년 이후 장대레일 구간에서 대기온도 상승으로 인한 철도 탈선사고와 운행 장애는 총 6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일온도가 50℃ 내외까지 상승하면서 궤도가 틀어지는 좌굴이 발생한 것이 사고와 장애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철도공단은 이번 감사결과에 대해 “미래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기후변화 시나리오 등을 기반으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그에 따른 장대레일 설정온도 범위, 궤도 안정성 향상 방안 등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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