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퇴임 7일 앞두고 인사권 휘두른 대한건설협회장

1개 본부 늘려 조직 개편, 승진 인사까지 했다니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4/02/26 [17:48]

[기자수첩] 퇴임 7일 앞두고 인사권 휘두른 대한건설협회장

1개 본부 늘려 조직 개편, 승진 인사까지 했다니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4/02/26 [17:48]

▲ 조영관 기자   © 매일건설신문

 

김상수 대한건설협회 회장이 지난 22일 본부장 1명과 실장 2명 등을 포함하는 인사발령을 단행했다. 김 회장의 임기 4년 중 고작 7일을 남겨둔 시점에서 그렇게 시급한 인사였는지 의문이 든다. 대개 퇴임을 앞둔 기관장은 인사를 보류하는 게 보통이다. 이는 후임 기관장에 대한 예우 차원이고, 나아가서는 ‘자기 사람을 심는다’는 괜한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서일 것이다.

 

대한건설협회는 이번 인사에서 기존 3개 본부를 4개 본부로 늘리는 사실상의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이에 기존 총무지원실장이 새로 신설된 회원본부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그런데 당초 3개 본부는 김상수 회장이 지난해 2월 조직효율화를 이유로 기존 기획·정책·산업·회원 4개 본부에서 회원본부를 정책과 산업본부로 통합했던 것이다. 그랬던 조직을 퇴임 7일을 남겨놓은 회장이 다시 4개 본부로 쪼갰고 승진 인사까지 했다. 김상수 회장이 생각하는 조직효율화는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인사로 협회 사무국 내부도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무엇보다 이번 인사에 대해 직원들조차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홍보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작년 12월 예정됐던 인사가 늦어진 것으로, 김상수 회장이 한승구 신임회장에게 인사 협의를 했다고 들었다”면서도 “이번에 새로 바뀐 총무지원실장에게 확인해보라”고 했다. 그러나 22일 발령 난 현 총무지원실장은 “아직 나도 업무 인수인계를 안 했고, 내가 인사를 한 게 아니고 계약부서에 있다가 인사를 받은 입장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인사 내막은 모른다. 당시 총무지원실장과 얘기를 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 총무지원실장으로서 인사 실무를 담당하고 이번 인사에서 회원본부장으로 승진한 관계자는 ‘시급한 인사 사유가 있나’ ‘김상수 회장이 신임 한승구 회장과 인사 협의를 했나’라는 기자의 물음에 “그건 내가 답변할만한 사유는 아닌 것 같다”며 “김상수 회장이 판단을 해서 (인사) 결정을 한 사항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협회 직원들조차도 저마다 말이 다르고 오락가락하고 있다. 

 

물론 인사권은 기관장의 고유 권한이다. 하지만 대한건설협회의 이번 인사는 시기적으로도, 명분상으로도 타당하지 않아 보인다. 앞서 지난해 12월 제29대 대한건설협회장 선거전에서 일부 후보가 선거 15일을 앞두고 “중앙회장이 각 시도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후보 등록을 위한 추천서를 못 써주게 막았다”고 주장하며 예비후보에서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김상수 회장의 한승구 후보에 대한 ‘특정 후보 밀어주기 의혹’을 제기한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퇴임이 임박한 김상수 회장이 조직 개편과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는 것은 신임회장에 대한 예우를 한참 벗어난 것이고, 또 그 인사에 대해 신임회장과 협의했다는 말은 나와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한승구 회장이 자신이 끌고 갈 배의 선원을 김상수 회장이 임명하는 데에 동의해줬다는 말인가.

 

중앙정부와 협회에서 근무한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통상적으로 어느 단체든 시급한 게 아니면 차기 기관장에게 인사를 넘기는 게 보통이고, 시급한 경우도 거의 없다”며 “퇴임이 임박한 상황에서 인사를 한다는 건 신임회장의 인사권을 침해하는 것일 수 있고, 나아가 자기 사람을 심어놓는 것으로도 비칠 수 있다”고 했다. 대한건설협회 회원들의 생각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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