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치솟은 원가율에 민간주택 위축 우려… 업계 “소나기는 피하고 봐야”

주요 건설사들 매출원가율 90%대 수직상승, 수익성 급감에 주택공급 꺼려

정두현 기자 | 기사입력 2024/02/23 [21:52]

[기획] 치솟은 원가율에 민간주택 위축 우려… 업계 “소나기는 피하고 봐야”

주요 건설사들 매출원가율 90%대 수직상승, 수익성 급감에 주택공급 꺼려

정두현 기자 | 입력 : 2024/02/23 [21:52]

▲ 서울 동대문구 한 주택재건축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매일건설신문

 

[매일건설신문 정두현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매출원가율이 일제히 90%대로 치솟는 등 업계 수익성이 악화함에 따라 신규 주택사업도 위축될 전망이다. 

 

이에 민간공급 위축을 우려한 정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민간주택 공급 싱크홀을 메우기 위한 공공주택 확대안을 내놨지만, 지난해 공공주택 입주는 당초 목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실적에 그쳐 향후 2~3년이면 민간주택 수급 불안에 봉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LH는 공공주택 공급 확대 기조 아래 당초 인허가 목표치(8만8,000가구)에 근접한 8만4,000가구의 인허가 실적을 달성했으나, 정작 입주 세대는 목표치(1만8,036가구)의 57%에 불과한 1만321가구에 그쳤다.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인허가와 착공 물량은 전년 대비 각각 25.5%, 45.5%씩 줄은 38만8,891가구, 20만9,351가구였다. 주택 인허가 후 착공, 분양에 이르기까지 통상 2~3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내년부터 주택공급 부족 현상이 가시화할 수 있다. 지난해 입주 동향만 보면 LH 공공주택 물량이 민간공급 하락 폭을 메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아울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공개한 올해년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업계 수주실적은 전년 대비 17.3% 줄은 190조1,000억 원으로, 올해도 1%대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건설 수주량이 이처럼 감소한 것은 민간수주 위축된 탓이 크다. 지난해 업계 민간수주 실적은 전년 대비 무려 22.3% 줄은 134조3,000억 원에 그쳤다. 고금리,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 등으로 수익성이 급감한 건설사들이 수비적 선별수주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멘트, 철근 등 건설 핵심 원자재와 인건비가 치솟으면서 지난해 주요 건설사들의 매출원가율도 90%대로 껑충 뛰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3년 전까지만 해도 80%대를 유지했던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90.0%를 넘어서는 양상이다. GS건설이 95.0%를 기록했고, 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 등도 모두 90%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원가율은 총 매출액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로, 원가율이 높을수록 수익성은 떨어진다.

 

이에 건설사들은 주택 신규사업 개시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당장 건물을 올려도 이윤이 없는 데다, 건설규제 강화에 제반비용 지출마저 커지면서 좀처럼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올해 민간주택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 될 것”이라며 “내로라하는 건설사들이 하나같이 올해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했는데, 수익성 내려놓고 사업 확장에 나설 업체가 몇 군데나 되겠나. 원자재비에 인건비까지 감당이 어려운 시국에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심리가 만연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정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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