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간정보는 보배… 지속가능세계 ‘유엔 역할’에 부합”

엄경수 전 UN(국제연합) 사무국 지리정보실장 인터뷰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4/01/24 [17:27]

“한국 공간정보는 보배… 지속가능세계 ‘유엔 역할’에 부합”

엄경수 전 UN(국제연합) 사무국 지리정보실장 인터뷰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4/01/24 [17:27]

1999년부터 24년간 유엔 사무국서 ‘공간정보 지원’ 근무

뉴욕과 서울 오가며 ‘국제기구’ ‘공간정보 역할’ 등 강연

“2011년 서울 UN-GGIM 창립 총회 개최한 건 큰 의미”

 

▲ 엄경수 전 실장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공간정보 기술에 대한 혜택을 받고 그로 인해 더 좋은 삶과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지가 목표가 될 것”이라며 “공간정보를 통해 유엔 정신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 = 조영관 기자

 

[매일건설신문 조영관 기자]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 국가의 경우 지도 등 ‘공간정보’의 활용이 요원합니다. 측량 기술은 물론 지도가 없는 나라도 많을뿐더러 있다고 하더라도 그 수준이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수조차 없죠. 그러다 보니 국토 개발과 여러 국가 경제발전 계획부터 제한과 어려움이 따릅니다.”

 

엄경수 전 유엔(UN·국제연합) 사무국 지리정보실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외국인들이 한국에 방문하면 교통정보시스템 등 공간정보 관련 기술을 접하고 놀라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의 공간정보 기술은 전세계적으로 탑 파이브에 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연합에서 세계평화 유지와 경제사회 개발을 위한 ‘공간정보 업무 지원’을 맡으면서 내린 객관적인 평가다. 그는 “한국의 공간정보는 매력적이고 보배스럽다”고 했다.

 

엄경수 전 실장은 1999년 1월부터 지난해 9월 30일까지 유엔 사무국 근무 후 최근 귀국했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소령으로 예편 후 LG EDS(LG CNS 전신)에서 근무했다. 이후 한국의 사무관급에 해당하는 유엔 평화유지활동부 시설기획담당관으로 입사해 유엔 평화유지활동 GIS팀장, 지도제작실장, 전략지원본부장, 지리정보실장, UN-GGIM 공동사무장을 지냈다. 엄 전 실장은 “유엔 사무국에서 공간정보 기획·정책·표준화와 재난 등 분쟁 상황 시 유엔 작전상황실로 하여금 공간정보를 활용해 의사결정을 하는 데 지원 역할을 한 것”이라며 “유엔 지리정보실은 우리나라로 따지면 국토교통부 국토정보정책관실과 국토지리정보원의 업무와 역할을 합쳐 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익히 알려져 있듯 우리나라는 1991년 9월 유엔에 가입해 회원국이 됐다. 이후 1993년 유엔의 PKO(Peacekeeping Operations·UN 평화유지활동) 요청에 따라 소말리아에 건설공병 1개 대대를 파병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록수부대’다. 엄경수 전 실장은 “파병 당시 상록수부대 운영과장(육군 소령)으로 근무 중이었는데, 파병을 통해 과거 우리나라가 유엔으로부터 받은 도움의 모습을 소말리아에서 목격할 수 있었고, 국제사회의 도움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느꼈다”면서 “당시 그런 경험이 유엔 입사 지원 동기가 됐고, 그 후 6년 뒤 유엔에서 근무를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엄경수 전 실장은 UN에 근무하면서도 국제연합 본부가 있는 미국 뉴욕과 한국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며 학생과 정부 및 기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국제기구 진출’과 ‘유엔과 공간정보의 역할’ 등의 주제로 강연을 이어왔다. 특히 2011년 UN-GGIM(UN Committee of Expserts on Global Geospatial Information Management·유엔 글로벌 공간정보관리 전문가위원회) 서울 창립총회 당시 UN-GGIM 공동사무장으로 주요 역할을 수행했다. 엄 전 실장은 “당시 김경수 국토지리정보원장과 조우석 인하대 교수(현 국토지리정보원장)가 UN-GGIM 창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대한민국은 창립 주축 멤버이고 세계 공간정보 발전의 일등공신”이라고 말했다. “유엔은 국가간 파트너십이 중요한데 그 파트너십을 위해 서울에서 UN-GGIM 창립 총회를 개최했다는 건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UN-GGIM은 공간정보 분야의 유엔총회라 할 수 있는 권위있는 기관으로서 글로벌 공간정보의 국제적 협력을 통해 세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견인하기 위한 UN 산하 ‘글로벌 공간정보 관리 위원회’다. 공간정보의 효율적 활용을 통해 전 지구적 이슈를 해결하고 회원국의 균등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1년 서울 코엑스에서 창립총회를 유치했고, 영국과 함께 공동의장국으로 취임했었다. 매년 UN-GGIM 전문가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은 지난해 7월 31일부터 8월 4일까지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13차 UN-GGIM 전문가위원회에 참석해 임원 선출 및 의제 선정 등 19개 의제에 대해 논의·의결하고, 기술 의제 활동 분석 및 의견을 제시했다.

 

엄경수 전 실장은 “창립 총회 당시 한국을 방문한 세계적인 공간정보 석학들은 우리가 실생활에서 공간정보기술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고 다들 놀라워했다”면서 “UN-GGIM 창설과 창립 총회 서울 유치 노력에 대한 비화를 담은 책 집필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 전 실장은 대한민국은 ‘공간정보의 메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공간정보의 기술력, 운용력, 활용력은 어느 나라 못지 않게 훌륭하다고 추켜세웠다. 그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공간정보산업의 화두는 좀 더 안정되고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많은 초점을 두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세계를 만드는 게 유엔 사무총장의 핵심 임무이고, 공간정보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세계적인 공간정보기술이 UN을 통해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엄경수 전 실장은 귀국 후 공간정보 관련 국제 협력과 기술 자문을 위한 ‘스마트 지오랩(Smart GeoLab)’을 설립했다. ‘더 좋은 삶, 더 좋은 미래를 위한 스마트 공간정보와 기술’ 비전과 UN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공간정보산업 발전과 국제협력을 통해 세계 공간정보산업에 우리나라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엄경수 전 실장은 “결국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공간정보 기술에 대한 혜택을 받고 그로 인해 더 좋은 삶과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지가 목표가 될 것”이라며 “공간정보를 통해 유엔 정신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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