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달 마루’가 웬 말”… ‘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조합원들 분통

[현장] ‘강남의 마지막 서민 아파트’ 재건축 단지에서 무슨 일?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3/11/21 [16:39]

“‘황달 마루’가 웬 말”… ‘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조합원들 분통

[현장] ‘강남의 마지막 서민 아파트’ 재건축 단지에서 무슨 일?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3/11/21 [16:39]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 시공, 오는 30일 입주 예정

조합 측 “지난달 사전 점검서 원목마루 시공 하자 발견”

시공사 “스펙에 부합, 원목 특성상 외관이 다를 수 있어”

 

▲ ‘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조합원들이 21일 서울 용산역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 사진 = 조영관 기자

 

[매일건설신문 조영관 기자] “우리 조합원들은 ‘황달 마루’라고 불러요. 원목 마루라면서 페인트칠해 놓은 것 같이 얼룩덜룩하고 무늬가 하나도 없으니까요.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당초 견본주택에서 제시했던 ‘원목 마루’로 교체해달라는 겁니다.”

 

‘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조합원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21일 서울 용산역 앞 시위 현장에서 만난 한 조합원은 “시공사가 기본옵션으로 제시한 원목 마루가 제대로 시공이 안 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조합원 20여 명은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은 부실시공 사죄하고 재시공하라’는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있었다. 조합원들은 약 3주 전부터 용산역을 비롯해 강남구 구룡초 사거리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고 한다. 현장에서 만난 용산경찰서 정보관은 “지난 16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집회신고가 돼 있는 상태”라고 했다. 

 

‘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강남의 마지막 서민 아파트’로 불린 기존 ‘개포주공아파트 1단지’가 2020년 3월 철거 후 재건축된 ‘대단지 아파트’다. 1982년 6월 완공된 지상 5층 124개 동의 5,040세대는 2018년 이주를 완료했다. 이후 주관사인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하 4층, 지상 7~35층 규모의 총 74개 동으로 시공했다. 조합원 세대 5,040가구에 일반분양을 합쳐 6,702세대로 이뤄져 있다. 개포지구 일대 재건축 단지 가운데 부지면적과 세대 수가 가장 큰 개포지구 대장주 재건축 단지다. 

 

그런데 오는 30일 입주를 앞두고 조합원들은 원목 마루 시공 하자를 발견했다고 한다.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입주 전 사전 점검을 했는데, 크게는 원목 마루와 작게는 샤시 등의 시공 하자를 발견했다는 게 조합 측의 주장이다. 

 

조합원 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조합원 5,040가구 기준 90%는 원목 마루가 제대로 시공됐지만, 10% 정도인 400~500가구가량은 원목 무늬가 하나도 없는 것”이라며 “전문가한테 물어보니 (원목 가공 과정에서) 색을 너무 입혔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어 “입주 사전 점검 끝나고 20일이 넘었는데 (시공사는) 반응이 없다”고 덧붙였다. 원목의 가공 과정에서 마루 색깔이 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시공사가 원목 무늬의 마루로 재시공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조합원 400여 명은 지난 20일 지역구 의원인 서울 강남구을 박진 의원실과 국토교통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2일에는 강남구청에서 조합원, 강남구, 시공사 간 협의가 예정돼 있다고 한다. 조합원 대표는 “원목으로 바꿔달라는 얘기를 했는데, (시공사는) 원목이 맞는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 만큼 지금까지 봤을 때 내일 (협의에서) 큰 진전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원목 마루를 정상적으로 시공했다는 입장이다. 현대산업개발 홍보팀 관계자는 “원목 특성상 외관이 다를 수 있고, 하자라고 보기 힘든 상황이다”며 “모양이 좀 달라보이는 것으로, 당초 공지대로 시공이 돼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협의 여지에 대해서는 “우리는 주관사와 협의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홍보실 관계자는 “스펙에 부합하는 원목 마루를 시공했으며 세대별 도장 불량 여부에 대해 전수조사 후 처리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원목 마루 관련 민원 해소를 위한 별도 상담실 및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 조합 측이 시공 하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원목 마루 모습(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조합원 제공)       © 매일건설신문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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