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CM과 VE의 이별 논의해야 할 때 왔다

‘미래 건설’은 양보다 질, VE 사업 분리발주 확대돼야

허문수 기자 | 기사입력 2022/11/15 [15:38]

[기자의 시각] CM과 VE의 이별 논의해야 할 때 왔다

‘미래 건설’은 양보다 질, VE 사업 분리발주 확대돼야

허문수 기자 | 입력 : 2022/11/15 [15:38]

▲ 허문수 부국장         © 매일건설신문

 

지난 8일 공개된 ‘제7차 건설기술진흥 기본계획(2023~2027)’을 보고 있자면 미래의 건설은 ‘가치 향상’에 방점이 찍혀있는 것 같다. 과거 건설이 대규모 장비와 인력 투입을 통한 ‘규모의 경제’였다면 앞으로는 국가 예산 절감과 효용성 제고에 초점을 맞춘 분야별 전문가들이 건설을 이끌어갈 것이다. 이런 가운데 ‘VE(Value Engineering·가치공학)’는 미래 건설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VE(Value Engineering·가치공학)는 최소의 생애주기비용(LCC)으로 최상의 가치를 얻기 위해 전문 분야가 협력해 대안을 창출하는 체계적인 활동이다. 건설사업의 가치를 향상시키고 건설사업 발전을 도모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 VE 전문기업은 일부 사업에서 VE아이디어를 제안해 공사비 3.41% 절감 및 15.1%의 가치를 향상시켰다고 한다. 설계VE는 2000년에 500억 이상 공공사업에 최초로 도입된 이후 2006년부터는 100억원 이상 공공사업으로 확대됐다. 강행규정인 만큼 해당 규모의 공공공사는 반드시 설계VE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VE는 건설사업관리(CM·Construction Management)의 하나의 과정으로 인식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VE는 대부분 CM 사업으로 발주돼 CM 과정의 하나로 수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계사와 CM 회사가 VE를 겸업하거나, 외주 용역 형태로 VE가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VE 전문가는 “CM회사가 VE를 수행할 경우 창의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며 “발주청에서 VE사업의 분리 발주를 늘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VE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제3의 전문가 의견을 통한 가치 있는 설계로 국가 예산을 절감한다는 취지다. ‘심의위원회’ 단계에서 검토된 설계안을 VE 프로세스를 통해 다시 수정·보완하고 설계 아이디어를 새롭게 제안하는 작업으로, 건설 프로젝트의 가치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공학’이다. 

 

하지만 일부 발주청이나 현장에서는 VE에 대해 건설사업관리(CM)의 한 과정으로 이해하거나 VE 검토가 설계비를 깎는다는 잘못된 오해가 퍼져 있는 상황이다. 한 VE 전문가는 “설계 단가를 줄이는 단순한 활동이 아니고, 기능과 베이스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가 예산을 절감한다는 측면에서 VE가 설계비를 깎는다는 오해가 있는데, VE의 과정은 모디파이(modify), 즉 ‘가감·수정’하는 의미로 설계의 기능을 강화해 설계사를 비롯해 서로가 윈윈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창의적인 VE를 위해 CM과 VE의 이론적 사업적 분리를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발주청별 VE 전담 조직 마련은 물론 VE 사업의 분리발주도 확대돼야 한다. 설계 VE와 더불어 시공 단계 VE를 위한 시공사들의 의지도 중요하다. 미래의 건설은 양보다 질로 흘러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허문수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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