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스마트 건설안전, 돈 잡아먹는 애물단지 신세 안 돼

안전사고 예방 위한 만능 기술 아님 명심해야

매일건설신문 | 기사입력 2022/11/15 [14:07]

[기고] 스마트 건설안전, 돈 잡아먹는 애물단지 신세 안 돼

안전사고 예방 위한 만능 기술 아님 명심해야

매일건설신문 | 입력 : 2022/11/15 [14:07]

▲ 최명기 교수    © 매일건설신문

 

최근 건설현장의 안전사고를 감소하기 위해 스마트 건설안전 기술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스마트 건설안전 기술 도입이 안전사고 감소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량적인 검증결과가 없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주자나 건설사업관리기술인, 현장관계자들은 공사비에 반영되어 있다는 이유와 스마트 안전기술을 적용하면 건설현장의 안전사고가 감소하리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서 도입하고 있다. 

 

2019년 이후 최근 몇 년 동안 정부와 일부 공공기관, 대기업을 중심으로 첨단 IoT 기술 등을 활용해 건설현장의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진행돼 왔다. 스마트 안전기술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첨단기술을 활용한 안전사고 예방 기술이다. 기존에는 사람들이 직접 수행하던 작업자 통제를 사물인터넷(IoT), 무선통신, 관제시스템, 로봇, 인공지능(AI),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체한 첨단 안전기술이다.

 

초창기 스마트 안전기술은 개인보호구에 사물인터넷(IoT)와 무선통신 기술을 결합한 안전장비와 안전관제시스템으로 운영되어 왔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CCTV, 로봇, 인공지능(AI), 빅 데이터와 융합하여 재해를 사전에 예측하고 대응하는 단계로 진화해 오고 있다. 위험 상황이 예측될 경우 진동이나 음성으로 근로자에게 상황을 알리는 스마트 안전모, 근로자가 위험지역에 접근 시 경보를 울리는 이동식 스피커, 움직임과 각도로 옹벽 기울기를 감지하는 계측기 등이 도입되었고, 건설현장에 설치된 CCTV를 통해 AI(인공지능)가 위험요소를 판별하고 현장에 자동으로 알려주는 시스템 등도 도입되어 활용되고 있다. 

 

일부 주요 건설사들은 가상현실인 VR을 적용한 가상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현장에서 발생 가능한 다양한 사고 상황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사전에 사고를 예방하고 있는가 하면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활용하여 안전감시 업무를 수행토록 하고 있다, 또한 빅 데이터(Big data)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위험요소를 예측하여 사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위와 같이 스마트 안전기술은 다양한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으나 건설현장에서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고도 험하다. 

 

실제로 건설현장에서 시범 적용한 결과 건설현장의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스마트 안전장비나 시스템의 단순 적용은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생산성의 저하를 초래한 경우도 있었다. 사용하지 않거나 잘못 사용하여 오히려 비용만 낭비하고 사고 감소 효과는 떨어지는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실질적인 사고 감소를 위해 스마트 안전기술을 도입한 기업도 있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에는 처벌에 따른 책임회피와 보여주기식 전시행정 차원에서 도입한 경우도 많은 실정이다. 도입된 스마트 안전장비나 시스템은 반드시 비용이 투입된 만큼 적극적인 활용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도입된 스마트 안전기술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 보다 철저한 검증을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사용이력과 효과를 준공서류에 첨부토록 하는 방법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다. 건설사망 사고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규모 건설현장의 경우 스마트 안전기술 투자비용 문제나 정보 부재로 인해 스마트 안전기술에 대한 격차가 날로 커지고 있다. 대형건설사와 달리 중소규모 현장에서는 스마트 안전기술 도입을 위한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과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전담조직 또한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망사고 비중이 가장 높은 중소규모 건설현장에 실용적으로 도입하여 운영할 수 있는 현장 맞춤형 기술 개발과 더불어 구매나 임대·운영비도 낮출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과감한 예산지원과 관련 단체들을 통하여 중소기업 특성에 맞는 전문화 교육과정을 마련하여 운영할 필요도 있다.

 

작업자들은 스마트 안전장비가 불편하다고 제거하여 사용하면 사고는 계속해서 발생할 우려도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고발생이 많은 위험지역에서 작업자 위치추적이나 안전을 위한 스캐닝 등의 기술도입에 대하여 작업자들과 건설회사들은 본인들을 감시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아 스마트 안전기술 도입에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일부 현장에서는 작업자 개인정보나 강성 노조 눈치 보기, 동일 업무 중복 수행에 따른 업무 과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오던 노무비 횡령 불가 등의 이유로도 스마트 안전기술 도입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 외에도 스마트 안전 관련 업무를 현재는 현장 안전관리자가 전적으로 담당함에 따라 업무 가중과 스마트 안전 관련 지식 부족으로 업무 수행에 애로가 많다고 한다. 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 운영을 전문적으로 수행할 전문가 채용과 이에 대한 인건비용 지급 등도 시급히 해결할 과제이다.

 

스마트 안전기술은 비싼 돈을 들여 구매했지만 사용하지 않거나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비용만 낭비하고 효과는 떨어지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발주자를 비롯한 공사참여자들은 스마트 안전기술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만능 기술이 아님을 명심하여야 한다. 스마트 안전은 유해·위험요인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기보다는 관리적 통제기법 중의 하나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공학박사·안전기술사·안전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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