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양념이 된 ‘디지털트윈’

제대로 된 정의와 기술적 접근 필요한 때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2/06/24 [10:47]

[기자수첩] 양념이 된 ‘디지털트윈’

제대로 된 정의와 기술적 접근 필요한 때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2/06/24 [10:47]

▲ 조영관 기자    © 매일건설신문 

 

‘디지털트윈(Digital twin‧가상모델)’이 ‘약방의 감초’가 됐다. 정부가 2020년 ‘한국판 뉴딜’을 선언한 후 공공기관들은 보도자료에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디지털트윈’이라는 단어를 양념처럼 뿌리고 있다. 기자는 이후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의문이 들었다. 제대로 된 디지털트윈의 정의와 기술적 내용은 무엇일까.

 

본지가 최근 ‘디지털트윈의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는 주제로 전문가 대담을 진행한 것은 이 같은 문제의식 때문이다. ‘디지털트윈’이 그렇게 좋다고, 마치 ‘만병통치약’쯤 되는 식으로 정부는 물론 기관들이 홍보를 해대니 제대로 한번 짚어보자는 것이었다. ‘대체 너는 누구냐’는 의문이 이번 대담의 출발점이다. 

 

이번 대담에서는 두 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디지털트윈’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김탁곤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정부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비판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올바른 ‘디지털트윈’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김탁곤 교수는 앞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트윈이 홍보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취지의 논지를 편 바 있다. 사공호상 국토지리정보원 원장은 대표적인 ‘공간정보 전문가’로 꼽힌다. 

 

이번 대담에서도 김탁곤 교수는 “우리가 고정밀도 공간정보가 있으니 이것으로 필요한 서비스에 사용해 보라는 식은 결코 정확한 문제 해결 접근 방법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공간정보 분야에서 ‘디지털트윈’ 용어를 갖다 붙이는 현상에 대해서는 “공간정보는 디지털트윈의 3가지 구성 요소 중 형상을 표현하는 하나의 구성요소일 뿐이다”고 일갈했다. 

 

김탁곤 교수는 이번 대담에서 “공간정보 만으로 구성된 디지털트윈은 공간에 존재하는 객체들의 속성(객체의 제원 등)정보와 공간 객체들의 공간상의 관계(두 객체 사이의 거리 등)를 알아보는 서비스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간정보 산업계의 디지털트윈 구축 사업은 빅 데이터 및 시뮬레이션 기술이 융합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개의 기술개발업계와 협력함으로써 더 많은 디지털트윈 개발 사업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제안이다. 

 

김탁곤 교수와 함께 대담을 진행한 사공호상 원장은 “‘디지털 트윈’을 단순한 용어로 빈번하게 사용하면서 본래의 의미를 벗어나 본래의 뜻이 왜곡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디지털트윈은 정적(靜的)인 형태의 디지털 쌍둥이가 아니라 디지털 쌍둥이를 이용해 실제 자산이나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동적(動的)인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정적인 3D(3차원) 공간정보를 디지털트윈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대담의 결론을 정리해보면, 실세계에서 존재하는 ‘그 무엇’이 실제 시스템으로 물리적트윈(Physical Twin‧PT)이라고 부르며, ‘그 무엇(PT)’의 가상 세계 복제물을 디지털트윈(Digital Twin‧DT)이라고 한다. 디지털트윈의 구축 목적은 물리적 트윈(실 체계)만으로는 불가능한 서비스(분석, 예측, 고장 진단, 최적화 등)를 디지털트윈과 물리적트윈의 연동 운영을 통해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디지털트윈이 대상 실체계를 복제한다는 것은 ‘외형적 측면’과 ‘내면적 측면’을 모두 복제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디지털트윈은 실체계의 운용 데이터, 공간‧형상 정보 및 실체계에 포함된 객체들의 행위 모델 등 3가지 구성요소를 컴퓨터 속에 복제시키는 것이다. 이들 3가지 구성요소 모두가 포함된 디지털트윈의 대표적인 사례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는 ‘내비게이션’이다.

 

정부와 공공기관들이 각 분야에서 ‘디지털트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트윈’에 대한 제대로 된 정의와 기술적 접근이 필요한 때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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