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에서] 공공기관장들의 ‘뻗치기’

문재인 정부 기관장들과 윤석열의 ‘어색한 동거’

홍제진 기자 | 기사입력 2022/06/17 [16:17]

[데스크에서] 공공기관장들의 ‘뻗치기’

문재인 정부 기관장들과 윤석열의 ‘어색한 동거’

홍제진 기자 | 입력 : 2022/06/17 [16:17]

▲ 홍제진 부국장         © 매일건설신문 

 

최근 국가철도공단이 화들짝 놀랄 만한 일이 벌어졌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철도공단이 아닌  ‘김한영 이사장’ 개인이 가슴을 쓸어내렸다고도 할 만하다. 일부 매체가 ‘철도공단이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4개 공공기관에 포함된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면서다. 문제는 여기서 나아간다. 완전자본잠식은 곧 ‘이사장 해임 사유’가 될 수도 있다는 게 이 보도의 취지였다.

 

이 보도가 나온 지 사흘만인 14일 철도공단은 아주 정성스럽고 꼼꼼하게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자신들은 ‘무자본금 특수법인’으로서 자본잠식과는 무관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앞선 보도와 철도공단 해명자료의 전체적인 맥락과 논리의 흐름을 보면 이렇다. 공공기관 부실→기재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기관장 해임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 격에 비유할 만하다. 지난해 2월 16일 임기를 시작한 김한영 이사장의 임기는 2024년 2월 15일로 절반가량이 남아 있다. 가히 김한영 이사장이 가슴을 쓸어내릴 만하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정부 산하 공공기관에 전운이 감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 중 70%가 임기의 1년을 넘게 남겨 놓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임 정부에서 ‘왼쪽 깜빡이’를 켜겠다는 ‘암묵적 약속’을 하고 기관의 운전대를 잡은 이들이 윤석열 정부에서 ‘오른쪽 운행’을 흔쾌히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아마도 내키지 않는 마음에 직원들만 죽어나갈 것이다. 인체의 머리에 해당하는 정부와 손발에 비유할 수 있는 공공기관이 따로 놀 여지가 커진 것이다. 만약 정신과 육체가 따로 노는 사람이 있다면 병원에 갈만한 일이다. 

 

철도공단 김한영 이사장을 비롯해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 중 1년 이상 혹은 1년가량 임기를 남겨두고 있는 기관장은 여럿이다. 임기가 많이 남은 기준으로 한국공항공사 윤형중 사장(2022.2~2025.2), 한국철도공사 나희승 사장(2021.11~2024.11), 한국토지주택공사 김현준 사장(2021.4~2024.4), 인천국제공항공사 김경욱 사장(2021.2~2024.2), 한국국토정보공사 김정렬 사장(2020.9~2023.9) 한국도로공사 김진숙 사장(2020.4~2023.4)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관장 중 어떤 이는 ‘나는 정치색이 없다’며 내심 자위를 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전임 정부의 ‘블랙리스트의 추억’을 떠올리며 ‘자를 테면 잘라봐라’는 심정으로 버티기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른쪽으로 가야만 하는 길에서 왼쪽으로 가기를 고집하는 운전수의 차량에 탄 직원들과 국민들은 더욱 ‘좌불안석’이다. 어떤 기관장들은 마음 편히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는데, 일부 기관장들은 마치 가시방석에 앉은 심경일 것이다. ‘웃픈 현실’이다. 

 

 

/홍제진 부국장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