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원주 2공구’ 사업 유찰 두고… “기술형 입찰 시장 문란해졌다”

철도공단 기술제안사업서 ‘입찰안내서 해석 충돌’로 유찰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2/06/09 [12:39]

‘여주~원주 2공구’ 사업 유찰 두고… “기술형 입찰 시장 문란해졌다”

철도공단 기술제안사업서 ‘입찰안내서 해석 충돌’로 유찰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2/06/09 [12:39]

남광토건 “입찰안내서 조항 ‘입찰자간 상호 협의’되지 않아”

철도공단 “‘입찰자간 상호 협의’는 타공구와 ‘교차협의’ 의미”

산업계 “‘의도적 유찰’ 의심” vs “철도공단이 유찰 빌미 줘”

 

▲ 국가철도공단 본사 사옥 전경                       ©매일건설신문

 

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한 ‘기술형 입찰’ 사업에서 ‘입찰안내서 조항’의 해석을 두고 공단과 입찰사가 해석을 달리하면서 사업이 유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설계 변경 시 입찰자 간 상호 협의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 쟁점이었다. 철도 산업계에서는 “철도공단이 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 사업 유찰 빌미를 줬다”는 말과 함께 “기술 경쟁에서 밀릴 것으로 예상한 입찰사가 의도적으로 사업을 유찰시킨 것 아니냐”는 해석이 교차하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일 국가철도공단이 기본설계 기술제안 방식의 ‘여주~원주’ 복선전철 건설공사 2공구(3020억원)의 설계도서와 전자입찰 서류 제출을 마감한 결과 남광토건이 입찰을 포기하고 코오롱글로벌 한 개 컨소시엄만 제출하면서 단독 입찰로 사업이 유찰됐다. 

 

이번 유찰은 ‘여주~원주 복선전철 제2공구 노반건설공사 입찰안내서’의 사업범위 조항에 대한 해석의 차이에서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안내서 (2)조항에 따르면, 입찰자는 설계 수행 후 입찰도서를 제출해야 하고, 임의로 변경할 수 없다. 변경이 필요할 경우에는 입찰 10일 전까지 발주자인 국가철도공단과 반드시 협의해야 한다. 

 

이 조항은 설계 변경 내용과 관련해 (가)시‧종점의 X, Y, Z 좌표, (나)임의 변경금지 사항을 위반하여 설계한 경우에는 설계부적격으로 평가한다. (다)본 공사의 시‧종점은 인접공구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변경이 필요한 경우 입찰자간 상호 협의하여 공단에 서면으로 요구하여야 하며, 이에 대한 결과는 공단의 방침을 따라야 하고 어떠한 이의제기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문제는 (다) 항의 해석 여부였다. ‘시‧종점은 인접공구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변경이 필요한 경우 입찰자간 상호 협의하여 공단에 서면으로 요구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두고 남광토건과 국가철도공단이 상반된 해석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여주~원주 사업은 1‧2공구가 있는데, 1공구 종점(끝 부분)하고 2공구 시점(처음 부분)은 서로 협의를 안 하면 좌표가 틀어질(연결이 안 될) 수 있는 것”이라며 “따라서 (다) 항은 1공구 입찰자와 2공구 입찰자가 협의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서, 2공구 입찰사가 2공구 시작 부분을 설계 변경할 경우 같은 노선으로 이어지는 1공구 종점과 선형(線形)이 맞지 않아 노선이 틀어지고 시공 시 문제가 될 수 있으니 1공구 입찰자와 협의를 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다) 항의 ‘입찰자간 상호 협의’ 내용은 1공구와 2공구 입찰사 간 ‘교차 협의’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현재 여주~원주 1공구와 2공구는 같은 일정으로 발주가 진행돼 온 가운데 1공구는 정상적으로 입찰이 진행 중이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경쟁 관계에 있는 같은 공구의 입찰사들이 (각자의 제안 기술에 대해) 상호 협의한다는 것으로 (다) 조항 문구를 해석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쟁사간 경쟁을 훼손하는 꼴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철도공단이 남광토건으로 하여금 ‘유찰의 빌미’를 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철도공단은 남광토건의 입찰 경쟁사였던 코오롱글로벌로부터 2공구 종점부 좌표변경 협의요청에 따라 입찰안내서 (가)항에 근거해 2공구 종점좌표 변경은 발주자와 협의사항으로 판단, 입찰 마감 10일 전인 지난달 24일 코오롱글로벌의 종점부 좌표변경 요청에 대한 협의의견을 알리고, 같은 날 남광토건에게도 이런 내용을 통보했다. 그러나 이번 ‘여주~원주 복선전철 사업’에서 1공구 시작점과 2공구 종점은 좌표 변경을 해도 서로 영향을 주지 않는 구간이므로 상호협의는 필요하지 않다는 게 철도공단의 판단이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남광토건에 통보할 의무는 없지만 내부 회의 결과 남광토건에도 통보를 한 것”이라고 했다. 

 

즉, 철도공단은 이번 2공구 코오롱글로벌의 설계 변경에 대해 남광토건과 협의하고 통보해야할 의무가 없는데도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필요는 없다’는 취지로 통보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를 두고 철도산업계에서는 “철도공단이 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 유찰 빌미를 줬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남광토건은 그러나 철도공단과 정반대의 해석을 내렸다. 남광토건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우리는 (다) 조항의 입찰사 간이라고 하면, 입찰에 참여하는 입찰사라고 생각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입찰안내서의 ‘시‧종점의 X, Y, Z 좌표’ 내용은 입찰사간 협의 내용이 아니지 않나’라는 본지 물음에는 “저희도 그렇게 판단을 했는데, 저희 생각과는 틀린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2공구 유찰’과 관련해 철도 산업계에서는 “기술형 입찰 시장이 문란해지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의도적 유찰’로 설계 변경 시간을 벌어 재입찰을 노린 것 아니냐”는 시각도 보내고 있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조속히 입찰을 재공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 ‘여주~원주’ 복선전철 건설공사 2공구 노선도                 © 매일건설신문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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