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국토부의 현란한 변검술

화물연대 파업, 정권 아닌 법‧원칙 따라 대응해야

윤경찬 기자 | 기사입력 2022/06/07 [16:57]

[데스크 칼럼] 국토부의 현란한 변검술

화물연대 파업, 정권 아닌 법‧원칙 따라 대응해야

윤경찬 기자 | 입력 : 2022/06/07 [16:57]

▲ 윤경찬 편집국장   © 매일건설신문

 

대한민국의 정부는 5년마다 현란한 ‘변검술’을 자랑한다. 마치 스스로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정책이 손바닥 뒤집듯 달라지곤 한다. 특히 노동계의 대응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변검 기술이 하늘을 찌른다.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7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국토교통부의 상반된 대응을 보고 있자면 대한민국에는 두 개의 국토부가 있는 것 같다. 화물연대의 파업에 대해 그렇게 유순하게 대응했던 게 불과 7개월 전인데, 지금의 국토부는 전쟁이라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초현실적인 상황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화물연대가 파업을 예고하자 사실상 ‘파업을 접어달라’는 해석이 나올 정도로 노동계에 읍소하는 태도를 보였었다. 국토부는 당시 배포한 참고자료에서 “가용 수단을 최대한 활용해 화물연대 파업 기간 동안에 국내·외 물류 차질이 최소화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자료의 제목도 ‘화물연대 파업 대비 비상수송대책 시행’이다. 노동3권을 보장해주겠다는 듯 노동계의 불법 행위에 대한 그 어떤 대응 결의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불과 7개월 만에 달라진 국토부는 화물연대가 파업을 예고하자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같은 국토부에 같은 공무원들이 맞나 싶을 정도다. 국토부는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는 국가의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주면서 국내경기를 위축시키고, 수출입화물 수송 차질을 초래하는 등 국가경제에 큰 피해를 준다고 우려했다. 

 

국토부는 그러면서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및 전품목 확대, 고유가에 따른 운송료 인상, 지입제 폐지 및 화물운송사업 구조개혁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화물연대와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화물연대의 주요 요구사항인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와 관련해서는 지난달 30일에 열린 ‘안전운임제 성과평가 토론회’를 시작으로 6월 초부터 ‘안전운임 TF’를 구성해 본격적인 논의를 착수할 계획이었다고 했다. 7개월 전의 국토부는 사실상 화물연대의 파업에 따른 피해를 수습하기 바쁜 모습이었는데, 현재의 국토부는 집단운송거부 행동 철회를 촉구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정부 정책이 바람에 흔들리듯 손바닥 뒤집듯 ‘갈지자 행보’를 보여서는 안 된다. 보수 정권이든 진보 정권이든 ‘법과 원칙’에서 벗어날 수 없고, 노동계의 파업에 대해서도 이 원칙은 적용돼야 하는 것이다. 7개월 전의 화물연대는 법과 원칙을 지켰고, 지금의 이들은 돌연 ‘무법 집단’이 된 것도 아니지 않나.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 결의를 보이지 않았던 7개월 전의 국토부는 자신들의 임무를 방기한 것이었다. 

 

정부와 정책이 정권에 따라 얼굴을 수시로 바꾸면 그에 따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국토부 직원들의 정책과 임무에 대한 책임감이 필요한 시기다. 물론 법과 원칙에 따라서다. 

 

 

/윤경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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