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분기기 시장 취준생에서 정식 사원 됐죠”

철도 분기기 생산기업 ㈜세안 손기준 사장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2/06/02 [14:57]

“국내 분기기 시장 취준생에서 정식 사원 됐죠”

철도 분기기 생산기업 ㈜세안 손기준 사장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2/06/02 [14:57]

“분기기 시장서 기술과 품질로 당당하게 경쟁”

 

▲ 손기준 (주)세안 사장은 “그동안 분기기 시장의 독과점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상당히 많았다”면서 “향후 철도 분기기 시장에서 기술과 품질로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매일건설신문

 

“그동안 철도 분기기 시장의 취준생에서 정식 사원이 된 격이니, 신분이 한 단계 상승한 것입니다.”

 

‘철도 분기기’ 생산 기업 ㈜세안의 손기준 사장은 최근 ‘분기기 제조구매’ 사업을 수주한 것에 대해 “분기기 시장에 뛰어든 지 7년 만에 국가철도공단의 ‘정식 계약자 신분’으로 상승한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동안에는 국가철도공단의 ‘분기기’ 사업을 수행할 자격을 갖추기 위해 취준생처럼 노력했다는 의미다. 

 

세안은 최근 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한 ‘이천~문경 철도건설 충주~문경 궤도공사 분기기(50kg) 제조구매’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 2015년 국내 철도 분기기 시장에 뛰어든 지 7년만의 쾌거다. 철도 산업계에서는 세안이 이번 궤도 분기기 사업을 수주하면서 국내 철도 분기기의 독과점 시장을 해소하는 데 한걸음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기준 사장 역시 스스로 이런 평가를 내리는 이유는 국가철도공단의 ‘입찰참가자격’ 기준 때문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이번 사업(물품구매(제조) 사업)의 입찰참가자격 기준은 ‘50kg 분기기를 제조해 납품한 실적이 있는 자’ 또는 ‘국가철도공단의 ‘철도시설성능 검증지침’에 따라 50kg 분기기에 대한 철도시설성능검증서를 교부받은 자’로 한정된다. 기존에 사업을 해오던 기업은 납품 실적을 보유해 입찰이 가능하지만 분기기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려는 기업에게는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세안이 지난 2015년 궤도 분기기 시장에 뛰어든 지 7년 만에 철도공단 사업에서 첫 수주를 한 것은, 입찰자격을 갖추기 위해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는 의미가 된다. 

 

손기준 사장은 “2010년 철도시설성능검증 제도가 국내에 도입되기 이전 철도용품들은 성능검증을 받지 않았지만 엄격한 품질관리절차와 각종 점검과 검사를 통해 검증 후 적용됐고, 지금은 사실상 성능검증이 신규 기술(기업)의 진입 장벽으로도 작용하고 있으며, 세안의 경우도 분기기 성능검증을 50kg, 60kg 분기기에서 2차례 수행했으나 앞으로 새로운 분기기를 개발할 때마다 계속 검증을 받아야할지 막막한 심정”이라고 했다. 그는 “한번 성능검증을 하면 3~4년이 걸리고 비용도 10억 이상이 소요되므로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매우 부담스러운 제도임에 틀림없다”고 했다. 철도공단이 분기기 시장의 독과점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규 기업의 철도용품 성능검증 시 비용을 지원하거나 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궤도 전문가’인 손기준 사장은 국가철도공단 궤도처를 거쳐 철도 관련 기업에서만 30년을 근무했다. 지난해 5월 1일자로 ㈜세안의 사장으로 부임했다. ‘분기기를 포함한 철도 사업’을 전담할 전문경영인 자격으로다. 

 

손기준 사장은 “이번에 첫 수주를 해서 개인적인 보람도 있고, 우리나라 분기기 독과점 시장에서 세안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자부심도 생긴다”고 강조했다. 철도공단의 분기기 입찰자격을 갖추는 게 굉장히 까다로운데 지난 7년 동안 노력한 끝에 비로소 첫 수주를 했다는 것이다. 손기준 사장은 “사업 금액은 크지 않지만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손 사장은 분기기 시장에 대해 “그동안 독과점의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상당히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분기기 기술을 해외에서 도입한 지가 30~40년은 된 것 같은데 지금까지 분기기에 대한 자체 기술이 발전된 게 거의 없다”며 “해외에 있는 기술을 거의 모방해 국내 기업이 만들 수 있게 된 것 뿐이지 실질적인 기술발전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국내 분기기 시장이 독과점 체제로 기술개발이 이뤄지지 않았고 발전도 없었다는 것이다.

 

손기준 사장은 “이번 사업을 수주한 후 철도공단에 ‘좋은 물건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면서 “향후 철도 분기기 시장에서 기술과 품질로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세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관 기자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