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에서] 철도임원은 으쓱, 도로임원은 울상

철도사업 늘고 도로사업 줄면서 건설사 임원 간 희비

홍제진 기자 | 기사입력 2022/05/26 [10:49]

[데스크에서] 철도임원은 으쓱, 도로임원은 울상

철도사업 늘고 도로사업 줄면서 건설사 임원 간 희비

홍제진 기자 | 입력 : 2022/05/26 [10:49]

▲ 홍제진 부국장          © 매일건설신문

 

요즘 지방 취재를 다니다 보면 세상이 참 많이 달라지고 편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2004년 4월 1일 KTX(한국고속철도)가 운영을 시작한 이래 대한민국은 산간도서 지역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일일 생활권’이 됐다. 물론 인체의 모세혈관처럼 국토 곳곳에 깔려 있는 고속도로를 비롯해 국도 및 지방도도 ‘한나절 생활권’에 일조했다.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지방출장을 가면 이틀을 잡아야 했다. 격세지감이다. 

 

지금은 KTX가 없어서는 안 될 ‘국민들의 발’이 됐지만 KTX가 도입되는 데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1992년 6월 착공한 공사는 사업비 예측 실패를 비롯해 건설사 문제, 심지어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까지 복합적으로 터지면서 늘어졌다. 예산이 대거 삭감돼 동대구~부산 구간은 고속선을 깔지 못하고 기존선으로 다니면서 150km/h가 넘는 속도로는 달리지 못했다. 건설 과정에서 지역 간 역사(驛舍) 유치 경쟁도 격화되면서 ‘고속철’이 아니라 ‘저속철’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었다. 

 

‘우여곡절’은 철도에만 있었던 게 아니다. ‘국토의 대동맥’으로 불리고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경부고속도로는 건설 당시 재정과 기술적인 문제는 차치하고 여론이 큰 난관이었다. 국토를 종단하는 고속도로 건설을 두고 각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시 야당은 지역 편중론 등을 거론하며 건설을 반대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67~1968년에는 남부 지방의 극심한 가뭄으로 1968년 야당은 경부고속도로 건설비를 가뭄 대책비로 전용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국민들의 고속도로에 대한 무지도 한몫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도로연장은 113,405km로 전년보다 428km 늘었다. 전국 노선 당 하루 평균 교통량은 15,747대이며 고속도로가 51,004대, 국도 13,173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발표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에 따르면, 정부는 44개 신규 철도 사업에 58조 8천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철도 신규사업과 기존 계속사업은 101개이고 사업비는 총 119.8조원에 달한다.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내 사업 완료시 국내 철도 총연장은 현재 4,274.2km에서 5,340.6km로 125% 증가한다. 반면 도로는 새롭게 추진되는 ‘대규모 사업’ 얘기가 들리지 않는다. 

 

철도 사업은 늘고 도로 사업은 위축되면서 건설사 담당 임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 사이에서 ‘철도 임원’은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도로 임원’은 찬밥신세인 분위기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3년간 대규모 도로 턴키사업 발주는 없고 그마저도 연간 1조원 수준에 불과한데, 철도의 경우 연간 6~7조원의 사업이 발주되고 있고 전망도 좋다”고 말했다. 도급 순위 10위권 내의 건설사들의 도로 담당 임원들 중에는 해외사업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업 관리도 병행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요즘 도로 담당 임원들 얼굴은 죽상인데 철도 담당 임원들 얼굴에는 화색이 돈다. 도로 담당 임원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필 날이 언제나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홍제진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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