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마음은 콩밭’에 있는 기관장들

국토부 산하 기관장 자리 두고 ‘이전투구’ 뒷말

허문수 기자 | 기사입력 2022/05/24 [10:01]

[기자의 시각] ‘마음은 콩밭’에 있는 기관장들

국토부 산하 기관장 자리 두고 ‘이전투구’ 뒷말

허문수 기자 | 입력 : 2022/05/24 [10:01]

▲ 허문수 부국장          © 매일건설신문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의 절반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중도 사퇴한 61명 가운데 16명은 정부 출범 6개월 이내에 교체됐다. “문재인 정부는 다른 정부와는 다르다”는 말이 나왔지만 말 그대로 말만 달랐다. 

 

역대 어느 정부에서든 ‘자기 사람 심기’는 있었다. 한국 사람들 특유의 ‘인정’ 문화와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대통령제’가 만들어낸 고질적인 풍경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인사를 하는 측에서는 ‘능력 위주의 인사’라고 말하고, 반대 측에서는 ‘낙하산’으로 본다는 점이다. 이전 정부들에서 논란이 됐던 ‘직권 남용’과 관련해서도 하는 쪽에서는 ‘체크리스트’라고 말하고, 공격하는 측에서는 ‘블랙리스트’라고 본다. 

 

우리나라의 공공기관은 대략 300여 곳쯤 된다. 공공기관은 ‘신의 직장’이자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 이제는 우스갯소리로 ‘신도 부러워하는 직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해 기준 공공기관장들의 평균 연봉은 1억8000만원, 직원들은 7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정부 부처의 장관보다는 4000만 원 이상 많고, 직원들의 평균 연봉 역시 대기업보다 높은 수치다. 중소기업보다는 2배 이상 많다. 무엇보다 대다수 공공기관이 근속연수에 따른 호봉제를 채택하고 있어 민간기업과 달리 대규모 적자가 나도 인력을 감축하거나 급여를 삭감하는 일도 없다. 이러니 누구나 한 번쯤은 ‘기관장’ 자리에 올라 목과 어깨에 힘 좀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 10여일이 지난 가운데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 기관장 자리를 두고 벌이는 ‘이전투구’에 대한 여러 뒷말이 무성하다. 일부 기관장들은 어떻게 하면 자리를 보전할 수 있을까 전전긍긍하는 한편, 어떤 이는 지금 갖고 있는 자리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좋은 자리로 가려는 궁리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

 

일각에서는 기관장 자리를 두고 ‘투서’라는 단어까지 오르내리고 있다. 돌아가는 게 흡사 정치판 같다. 이런 정치 싸움에서 누군가는 스스로 내려오고 어떤 이는 자리에서 끌어내려질 것이다. 기관장들의 마음이 콩밭에 가 있을수록 ‘혈세’로 그들의 억대 연봉을 줘야하는 국민들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허문수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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