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건설사들의 ‘중대재해법’ 대처법… 기승전 ‘안전’

중견·중소건설사 대책마련 및 모호한 법 규정 정비해야

변완영 기자 | 기사입력 2021/12/30 [15:20]

[기자수첩] 건설사들의 ‘중대재해법’ 대처법… 기승전 ‘안전’

중견·중소건설사 대책마련 및 모호한 법 규정 정비해야

변완영 기자 | 입력 : 2021/12/30 [15:20]

▲ 변완영 기자     ©매일건설신문

내달 27일부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이 시행된다. 현실 앞으로 다가오자 건설사고가 많은 건설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첫째도, 둘째도, 전후좌우로, 무조건 ‘안전’을 외치고 있다. 

 

중대재해법은 사업 현장에서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위반해 중대재해가 발생해 근로자가 사망했을 때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법인에는 50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건설업계는 업무 특성상 현장사고 가능성이 항상 있기 때문에 이법을 반대해 왔다. 하지만 루비콘강은 건너갔고, 주사위는 던져졌다.

 

주요 건설사들은 대동소이하게 안전관련 전담부서를 신설하거나 건설현장의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개발에 발벗고 나섰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한화건설 등이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두고 별도 독립조직 운영을 시작했다. 대우건설도 안전혁신실 조직을 만들고 CSO 도입을 검토 중이다. CSO 중심 조직은 안전 관련해 총괄 권한이 주어지는 만큼 체계적인 안전관리가 용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CSO직을 신설한다고 해도 사고 발생 책임을 모두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안전 담당 임원이 별도로 있어도 ‘최종 결정권’이 없는 이상 기업 대표가 처벌 대상이 된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조직 재편 등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의 1호가 되는 것은 피하고 CSO 자리를 신설하는 것도 대표(CEO)가 처벌 받을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덜어보자는 취지다.

 

이처럼 대형 건설사는 그마나 조직과 인력이 감당이 되지만 하도급 업체뿐만 아니라 중소건설사의 경우 안전전담 조직 신설이나 확대는 ‘언감생시’다. 안전기사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거나 감리현장에서 일한 경력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산업안전보건법상 중대재해발생한 사업장 중 59%가 건설업으로 나타났다. 특히 50인 미만 영세사업장은 전체의 84%를 차지했다는 것은 놀라울 일이 아니다. 조사에 의하면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필요한 예산 편성 및 집행이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법을 지키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특히 건설업에서 사고는 일과 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건설업계와 철도·도로공사는 안전사고 관리가 힘든 ‘심야작업’ 시에 사고 리스크가 크다. 또한 공사기일을 맞추려고 무리하게 일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건설업 근로자들이 급격하게 고령화되고 있는 점도 위험요소중 하나다. 건설업은 제조업과 달리 근로자 교체가 빈번한데 타업종 출신 비숙련 고령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중대재해 발생도 커진다. 건설협회 관계자도 법 시행이후 억울하게 처벌받는 기업이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청업체가 많은 현장의 경우 통제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고 건설현장의 특성상 작업자가 자주 교체되기도 하고 외국인 노동자가 다수라 제대로 지도감독이 어렵다.

 

기자가 만난 어느 중소건설업체 대표는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이 규정한 기준 맞추기에도 어려운데 투자비용 지원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며 “사업을 계속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전문가들은 중대재해법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결과책임에서 벗어나 과정책임주의로 법체계를 만들고, 업무범위 등 모호한 개념을 명확히 재정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변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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