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코로나로 분칠된 해외건설수주 실적

정책 홍보에 건설사들까지 들러리 세우나

윤경찬 기자 | 기사입력 2021/12/30 [15:39]

[데스크 칼럼] 코로나로 분칠된 해외건설수주 실적

정책 홍보에 건설사들까지 들러리 세우나

윤경찬 기자 | 입력 : 2021/12/30 [15:39]

▲ 윤경찬 편집국장  © 매일건설신문

국토교통부가 지난 2년간의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306억불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초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설정했던 목표액 300억불을 초과한 것으로, 이로써 2년 연속 300억불 이상 해외수주를 달성해 선방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면서 잔뜩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는 정부의 지원보다는 건설사들의 수주 노력 때문인 것이고, 더구나 이 정도의 실적을 두고 함박웃음을 지을 건설사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국토부 발표대로,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2010년 700억불 돌파 후 2014년까지 매년 500억불 이상을 기록해왔다. 하지만 이후 유가 하락 등 대외여건 변화로 300억불 내외 수준으로 급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0년부터는 코로나19 위기 속에 저유가, 세계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한 발주공사 감소, 국가별 방역 강화 등에 따라 수주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면서 건설사들의 시름도 깊어졌다. 

 

국토부는 이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300억불을 기록한 것은 마치 정부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던 것처럼 자화자찬하고 있다. 수주지역과 공종 다변화 등 건설업체의 해외 진출역량 강화 노력과 ‘해외수주 활력 제고·보완 방안’을 마련하고 팀코리아(Team Korea)를 통한 정부의 전방위적 수주 지원 등에 힘입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발표는 정부가 사실상 기업의 성과에 숟가락을 얹고 정책 홍보에 이용하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최근 청와대는 ‘청년희망ON 프로젝트’에 참여해 청년일자리 창출을 약속한 6개 기업의 총수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그런데 청와대는 총수들에게 유튜브에 올릴 영상메시지 제출을 요구해 안 그래도 바쁜 기업들이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위기 속에 사업으로 정신없을 기업들이 청와대 홍보에 들러리를 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물론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어느 정도는 효과를 발휘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정부의 지원으로 건설사들이 해외수주에 결정적인 도움을 얻었다면, 2010년 716억불 수준이었던 수주액이 왜 해마다 줄어들어 현재에 이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2019년 223억불 수준으로 수주액이 바닥을 찍었는데도, 지난해와 올해 300억불을 달성했다고 마치 정부의 지원으로 건설사들이 큰 수혜를 본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청와대가 정책 홍보를 위해 사업으로 바쁜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 들러리 세운 것과 같은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 

 

‘코로나19’는 이제 정부의 정책 홍보에서 사실상 ‘도깨비 방망이’가 됐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라는 말만 붙이면 대부분의 정책이 마치 대단한 성과를 달성한 것처럼 변신하기 때문이다.

 

 

/윤경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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