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건설 이노베이션, 실패 축적이 중요하다

조재용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미래전략실 책임연구원

매일건설신문 | 기사입력 2021/12/15 [10:26]

[기고] 건설 이노베이션, 실패 축적이 중요하다

조재용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미래전략실 책임연구원

매일건설신문 | 입력 : 2021/12/15 [10:26]

▲ 조재용 연구원          ©매일건설신문

이노베이션이란 일반적으로 새로운 것을 도입하여 기존의 것을 바꾼다는 의미이며, 다음과 같은 3가지 가치가 있다. 먼저 이노베이션은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러 선진국에서는 경제 발전이 정체되어 있기 때문에, 성장을 위한 돌파구로서 이노베이션을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이노베이션은 경제성장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우리의 일상적인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노베이션은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크게 좌우할 수 있다. 즉, 이노베이션에 성공하는 기업은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지만, 이노베이션에 실패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도태되어 간다.

 

이렇게 이노베이션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건설 산업에서는 단품 수주 생산이라는 점과, 프로젝트 베이스에서 다양한 작업자들이 참가하여 공동으로 생산한다는 작업 분절성 등의 특징에 의해 이노베이션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특히 직접적인 생산 활동에 참가하는 중소건설기업은 연구개발 활동에 제약이 많은 상황이다.

 

2020년 기준으로, 미국 정부는 1,641억 달러, 일본 정부는 4조 3800억 엔, 우리나라는 20조 5000억 원 규모의 R&D(연구개발)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토교통 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보면 미국은 약 0.7%, 일본은 약 1.5%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약 2.6%를 차지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의 국토교통 R&D 예산은 절대적인 규모에서는 미국, 일본에 비해 작지만, 국가의 연구개발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 일본보다 높아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 중소 건설 기업의 이노베이션을 위한 R&D 정책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연구 주제 선정에 있어 미국과 일본에서는 상향식(Bottom-Up) 방식을, 영국에서는 하향식(Top-down)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차이는 있으나, 기본적으로 동일하게 2단계 구조를 가지는 점이다. 1단계에서는 6개월에 약 2억원 이하의 짧고 작은 규모의 많은 연구 과제를 만들어 기업과 연구기관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중복적으로 이끌어낸다. 그 중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아이디어에 다음 단계에서 2년간 약 12억원 이하의 투자가 진행되는 것이다.

 

이러한 2단계 연구 주제 선정 구조에서 중요한 것은 1단계는 물론 2단계 연구과제에서 조차 성공확률이 높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노베이션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연구는 성공 확률이 높다기보다, 오히려 많은 실패를 축적해나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선진국들의 R&D 프로세스에서는 연구의 성공을 요구하지 않으며, 성공여부는 평가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해당 연구에서 시도한 방법이 무엇이고, 그 결과가 왜 실패했는지를 명확히 하여 다음 기업이 같이 분야에 도전할 때에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연구비를 투자하고 있고, 결과는 항상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는 체감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연구비를 대규모로 집중하여 하나의 과제에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낮은 팔로어의 입장의 연구에는 유용할지 모르나, 세계적 수준의 퍼스트 무버의 연구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되어 기대 받고 있는 우리나라도 건설 산업에서 진정한 의미의 이노베이션을 이끌어내고,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받아들이는 문화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한 2단계 연구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조재용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미래전략실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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