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상수도 관망’ 보안 우려에도… 환경부·수공 “공간정보 아니다”

환경부·수자원공사 ‘스마트 관로시설 인식체계’ 사업 보안성 논란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1/10/05 [15:06]

[단독] ‘상수도 관망’ 보안 우려에도… 환경부·수공 “공간정보 아니다”

환경부·수자원공사 ‘스마트 관로시설 인식체계’ 사업 보안성 논란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1/10/05 [15:06]

상수도 위치정보센서·소프트웨어 도입 사업에 240억 투입

산업계 “별도 시스템 도입은 국가공간정보 보안규정 위반”

단순 물품구매로 발주… 환경부·수공 “공공측량사업 아냐”

 

▲ 한국수자원공사 본사 전경                  © 카카오맵 캡처

 

환경부가 161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스마트 관망관리 인프라 구축’ 사업의 하나인 ‘스마트 관로시설 인식체계’ 사업을 두고 ‘국가공간정보 보안관리규정’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산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수돗물 신뢰 제고를 위한 수질감시를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 사업은 상수도 관로탐지 센서 및 소프트웨어(SW)를 구매·설치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국가기간시설이 포함된 지도의 하나인 ‘상수도의 관로시설’의 위치데이터 취급에 있어 국가공간정보 보안관리규정 저촉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는 이번 사업이 단순한 물품 제조·구매 사업일 뿐 공간정보 사업은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향후 보안성 저촉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환경부는 지난해부터 2022년까지 일정으로 1조 2,073억원을 투입해 스마트 관망관리 인프라 구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의 하나인 스마트 관로시설 인식체계 관로 탐지 센서 및 SW 제조구매 사업에는 480억원이 투입된다. 2019년 환경부의 ‘수돗물 안전관리 종합대책’에 따라 환경부와 지자체가 기본계획 수립 후 한국수자원공사가 지자체 사업을 위탁 수행 중이다. 

 

그런데 이 사업을 두고 공간정보 산업계에서는 ‘국가공간정보 보안관리규정’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사업에서는 수돗물(상수도) 관로정보 인식을 위해 일정 간격으로 상수도 관로에 ‘RFID’라는 위치표시 센서(장치)를 부착하고, 이와 함께 취득 위치 데이터를 저정하기 위한 별도의 스프트웨어가 도입된다. 한 공간정보 전문가는 “RF 방식으로 충분한데도 RFID를 적용한 것이고 이는 보안규정 위반으로 볼 소지가 많다”고 했다. 

 

스마트 관로정보 인식체계 장치는 크게 지하매설형(RF 센서·마커볼 등)과 지상노출형(RFID)로 나뉘는데 이번 사업에는 ‘RFID+소프트웨어(시스템)’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쉽게 설명하면 RF(Radio Frequency)는 단순히 관로의 위치를 파악하는 장치(용도)이고,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는 RF의 기능에서 나아가 ‘관로·밸브에 대한 정보’를 표출해주는 정보 데이터가 들어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게다가 RF 센서 도입 시에는 국가GIS시스템과는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구매해야 하는 만큼 예산 낭비이자 국가공간정보 보안관리규정 위배 소지가 있다는 게 공간정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공간정보 전문가는 “GIS 구축은 관련 공공측량 면허(자격)가 있는 공간정보업체가 하는데, 이번 스마트 관로 사업은 관련 면허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며 “특히 국가 GIS(지리정보시스템)를 배제하고 별도의 소프트웨어(시스템)를 도입한 것은 예산 낭비이자 ‘국토교통부 국가공간정보 보안관리규정’을 위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RF와는 달리 ‘관로·밸브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RFID를 도입하면서 별도의 소프트웨어로 위치 데이터를 저장 관리하는 것은 사업의 구축·관리 과정에서 ‘공간정보 보안 데이터’의 외부 유출 우려가 크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공간정보 데이터는 국가공간정보 보안관리규정에 따라 보안성 검토를 받은 지정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만 쓸 수 있고, 사업의 수행은 공공측량 자격을 보유한 업체(기술자)만 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 관계자는 “별도의 시스템을 수자원공사가 갖고 있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며 “갖고 있으려면 국토부와 보안성 관련 협의를 거치고 국정원 보안규정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공간정보를 구축·관리하는 국토교통부는 ‘국가공간정보기본법’에 따라 국가공간정보통합체계, 국가공간정보포털, 공간빅데이터플랫폼 등의 국가공간정보체계(GIS·지리정보시스템)를 운영·관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국가공간정보 보안관리규정의 국가공간정보 세부 분류기준에 따르면, 전력·통신·가스 등 공공의 이익 및 안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가기간시설이 포함된 지도(전자지도)는 ‘공개제한 공간정보’로 구분된다. 따라서 국가기간시설이 포함된 지도인 ‘상수도 관로시설’의 데이터는 국가공간정보시스템의 하나인 ‘지하시설물 통합관리시스템’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게 국토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는 이번 사업과 관련해 국토부와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는 이번 ‘스마트 관로시설 인식체계’ 사업이 ‘공간정보(GIS) 사업’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조달청에 판매 또는 제조 업체로 등록돼 있는 자로 입찰참가자격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자원공사의 이번 사업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사업 추진방향과 관련해 ‘본 사업이 완료된 이후에는 상수도시설 담당자가 관로 GIS 시스템을 쉽게 유지보수할 수 있도록 유지보수의 편의성을 고려해 구축해야 한다’고 기재돼 있다. 이번 사업이 GIS 구축 사업이 아니라는 환경부와 수자원공사의 답변 취지와는 배치되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GIS 시스템과 별도로 어떤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건 아니고, 이번 RF 센서는 GIS 시스템을 기본으로 하고, GIS 시스템의 정확도를 높이는 쪽으로 작업을 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GIS에 연동하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고, 공공측량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업체를 제한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본지는 이번 ‘스마트 관로시설 인식체계’ 사업과 관련해 앞서 환경부의 요청으로 관련 질의서를 보냈다. 그러나 환경부는 요청과 달리 서면 질의서 회신이 아닌 구두 답변으로 갈음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본지의 취재 과정에서 “저희 사업 자체가 GIS를 구축하는 사업은 아니다”며 “개별 보안 규정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기술 하나하나를 파악하고 있는 건 아니다. 관로인식표시장치에 대해 각 지자체에 4가지 종류를 안내했고 지자체에서 본인들이 활용하고 싶은 시스템을 선택해서 활용하라고 안내한 것”이라고 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환경부 주관 사업이고, 환경부가 지자체로 국비를 배정해주면 수자원공사는 지자체 사업을 수탁받아 하는 대행업자일 뿐이다”고 말했다. 

 

이에 ‘스마트 관로시설 인식체계’ 사업을 두고 향후 ‘국가공간정보 보안관리규정’ 저촉 여부에 따른 사업 타당성 논란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가공간정보 보안관리규정과 관련해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국가공간정보는 공공측량 자격을 갖춘 기술자(업체)가 다뤄야하고 사업 후에는 공공측량 성과심사를 받아야 하는 것”이라며 “사업 용역업체 점검은 보안관리 규정에 따라 보통 상반기·하반기 등 2~3번에 걸쳐 컴퓨터(패스워드 지정), 출입대장, 지도 사진 보관함 등의 부분에서 보안점검을 시행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사업과 관련해 산업계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의 사업 제안요청서 평가기준을 두고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업체 한 곳이 이번 사업을 대다수 수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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