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중대재해처벌법’ 건설사에 약일까? 독일까?

대형 건설업사, 각자 방식으로 “안전 이상무”

변완영 기자 | 기사입력 2021/07/29 [16:06]

[기획] ‘중대재해처벌법’ 건설사에 약일까? 독일까?

대형 건설업사, 각자 방식으로 “안전 이상무”

변완영 기자 | 입력 : 2021/07/29 [16:06]

벤치마킹 中 ‘차별화’ 시도… 안전의식 고취

안전예방… ‘대동소이’ 누가 더 실천하느냐 문제

 

▲ 안전관리감독자가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 매일건설신문


내년 1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이하,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건설업계의 고민은 날로 깊어지면서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법은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산재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는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이하 벌금, 법인에게는 50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는 것이 골자다.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중대재해법 가이드라인에는 최근 2년 연속 중대재해가 발생했던 건설업체에 올해 또다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해당 업체의 본사 및 전국의 모든 현장을 감독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대해 건설현장에서는 인명이 관련된 중대한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쉬워, 중대재해법 시행이 건설사들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건설단체나 학계에서는 중대재해를 막기 위해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업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할 때 처벌에 대한 실효성이 신중하게 논의돼야 한다는 의견이 수차례 제기됐으나 결국 법은 통과됐다. 

 

안전 전문가들은 “안전 이슈는 정부 방침과는 무관하게 건설사들이 선제적으로 잘 지켜야 할 문제”라며 “중대재해법 시행이 일종의 채찍질이 될 수는 있겠지만 현장 안전 시스템 마련은 매년 강화돼 왔기에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고, 결국은 누가 더 실천하느냐에 달려있다”라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들은 서로 좋은 정책들은 벤치마킹 하고 있는 가운데 독자적인 브랜드로 차별화된 제도와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의 대책을 정리해 보았다.

 

현대건설, 안전관리자 정규직화·안전 비용 대폭 확대

현대건설의 중대재해예방을 위한 산업안전관리 강화 방안은 ▲안전 인력 운영 혁신 ▲안전 비용 투자 확대 ▲스마트 안전기술 확대 ▲안전 의식 혁신 등 4가지 항목으로 정해 현장 안전을 최우선시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먼저 비정규직 안전관리자를 정규직화하고, 안전감시단도 위험작업 중지권등 권한을 확대하는 것도 포함됐다. 현장에 부임하는 직책자의 안전 자격증 취득도 의무화 해 2025년까지 1천명의 안전전문가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또한 안전한 현장구현을 위해 안전관리비용을 1천억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협력사 근로자의 안전·보건·위생을 위해 지난해 150억원 출연한 동반성장기금을 올해는 100억원을 추가 출연해 총 250억원을 협력사 안전관리 투자에 지원한다.

 

아울러 4차산업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안전관리도 강화한다. IoT 기술을 기반으로 근로자 출입 및 위치를 파악하고 알람기능을 활용, 현장 출입제한 및 위험지역 출입관리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도록 했다. 안전모에 스마트 태그를 부착해 근로자 동선을 체크하고 현장 안전관리 사각지대를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임직원과 협력사 근로자 등 연간 1만명이 안전체험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안전의식을 고취시키고, 협력사 안전관리 시스템강화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 현대건설의 안전문화체험관 모습  © 매일건설신문

 

삼성물산, ‘근로자 작업중지권’ 100% 보장

삼성물산은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본인이 안전하지 못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작업중지권’을 발동하고 있다. 이를 100% 보장을 해주고 있다. 공사가 사소한 건이라도 중지권을 협력사들이 발동했을 때 그로 인한 공사비 손실이나 공기 지연에 대해서 책임을 보전해준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명기하도록 했다. 또한 근로자가 발동해서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게 되면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안전활동비’를 계약단계부터 선수금으로 100% 지급토록 초창기에 셋팅 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안전강화비’라고해서 안전관리자를 선임하거나 협력업체가 안전관리나 교육비 등을 실천하면 추가로 법이 보장하는 한도에서 안전활동비 이외에 비용을 지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조근호 삼성물산 상무는 “그러면서도 제도적으로 아무리 보장을 잘해도 결국 일선에서 근로자들의 안전문화가 중요하다”면서 “협력자들에게 계도하고 작업자들에게 철저하게 안전을 이행하도록 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 고위험 관리 강화… ‘포스원’ 구축

포스코건설이 ‘안전해서 행복한 With POSCO’ 슬로건 하에 누구나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 ▲고위험작업 관리 강화 ▲현장중심의 안전실천 문화 조성 ▲Smart Safety 확대 적용 ▲안전신문고 제도· 작업거부권 행사 ▲안전성과 공유제 운영 등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한 안전활동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안전경영을 위한 중점 추진 업무로는 IoT 기술을 접목한 Smart Safety 기술을 전 현장에 확대 적용하고 협력사 안전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지원과 작업자들에게는 안전관계 법령 강화 등 컨텐츠를 포함한 안전 동영상 교재들과 UCC 교육 영상을 지속 보급해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포스코건설은 사내인트라넷에 분산돼 있던 계약, 공사 일정, 안전, 소통관리시스템을 통합한 ‘포스원(POSONE)’을 구축했다. 포스원을 통해 안전관리자가 작업 시작 전과 작업 중에 점검해야 할 항목을 지정하면 근로자가 안전기준을 충족해야 작업이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포스원 접속 권한이 있는 공사관계자들만 정보를 공유하도록 해 보안 부문에도 신경 썼다. 

 

DL이앤씨, 업계 최초 ‘민간 안전체험교육장 인증서’ 취득

DL이앤씨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건설업계 최초로 ‘민간안전체험교육장 인증서’를 취득했다. 작년 1월에는 건설사가 운영하고 있는 안전교육시설 중 최초로 교육기관 국제표준인증도 취득했다. DL이앤씨는 안전교육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교육기관 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증인 ‘ISO 21001:2018’ 인증 절차를 도입했으며 교육과정 설계에서부터, 개발, 운영 전반에 대한 인증 심사를 거쳐 인증서를 취득했다. 

 

DL이앤씨는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서 다양한 사고 예방 활동과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재해를 유형별로 빅데이터화해 분석하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보고서를 전 직원에게 매달 제공하고 있다. 또한 건설장비 충돌 방지 센서, 드론, CCTV 등 다양한 스마트 기술 및 장비를 활용한 안전사고 예방 기술을 적용하고 개발하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민간 안전체험교육장 인정을 발판으로 협력회사, 관계기관, 학생을 비롯한 지역사회로 교육 기회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절대 사고가 나지 않는 작업장을 조성하는 한편 지역사회의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할 수 있는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 DL이앤씨의 드론을 활용한 스마트컨스트럭션 전략  © 매일건설신문

 

한화건설, ‘HS2E’… 독수리 눈처럼 ‘안전 감시 시스템’ 가동

한화건설은 올해 대표이사 직속의 CSO(최고안전책임자/Chief Safety Officer) 직책을 신설하고 안전관리팀을 확대 개편했다. 또한 5월에는 전국 모든 현장에서 안전의식을 고취시키고 중대재해 예방을 결의하기 위한 ‘중대재해 ZERO(제로) 선포식’을 개최했다.

 

한화건설은 선포문에서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 보호를 기업경영의 첫째 지표로 삼고 안전보건에 대한 지원에 최선을 다하기로 결의했다. 특히 고위험 작업에 스마트 안전기술을 도입하고 현장에서 사고발생 및 위험상황 예측 시 근로자 누구나 작업 중지 요청 및 작업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지난 2017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모바일 안전관리 시스템 ‘HS2E(Hanwha Safety Eagle Eye)’를 강화하고 현장 내 모든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 한화건설이 자체 개발한 HS2E는 건설현장 내 위험 요소나 안전관련 개선사항이 있을 경우 누구나 즉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전송하고 실시간으로 현장 전체 직원들과 협력사 직원들에게 전파, 조치되는 시스템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현장의 안전보건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안전보건 컨설팅 등 협력사에 대한 지원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이를 통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사망사고 및 중대재해 제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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