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현실과 괴리된 ‘안전 당위성’

국토부, ‘중대재해처벌법’ 안내 아닌 보완 나서야

윤경찬 기자 | 기사입력 2021/07/28 [17:14]

[데스크칼럼] 현실과 괴리된 ‘안전 당위성’

국토부, ‘중대재해처벌법’ 안내 아닌 보완 나서야

윤경찬 기자 | 입력 : 2021/07/28 [17:14]

▲ 윤경찬 편집국장    ©매일건설신문

최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천~오산 등 4개 민자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주요 하도급사 대표이사 20명과 법인대표 및 시공사업단장 등을 호출해 고속도로 건설현장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하도급사 CEO 안전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 형식을 취했지만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위반해 대표가 구속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라는 압박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앞서 건설단체들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하자 보완입법을 호소해왔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인명 피해를 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안전사고로 노동자가 사망할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 원 이하의 벌금을 처하고, 법인에는 50억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 노동자가 다치거나 질병에 걸릴 경우에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 법 시행을 앞두고 있는 기업과 대표들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심정일 것이다. 

 

간담회에서 노 장관은 지난 1월 제정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의 내년 시행을 앞두고 산업재해에 대한 기업의 처벌수위 확대를 안내하고 기업들의 책임 있는 자세를 강조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와는 별개로 간담회 이후 국토부가 발표한 2분기 건설사고 사망자 발생 건설사 및 하도급사 명단을 보면 총 11개사에서 총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1분기에는 14명이 사망한 바 있다. 안전이라는 당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세상에 영원하고 완전한 것은 없는 것이다. 정부가 ‘안전’이라는 당위에 매몰된 나머지 산업현장의 목소리를 가볍게 여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노형욱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하도급사 대표들은 산업안전보건관리비의 적정계상 및 안전관리 요율상향, 안전관리자·신호수 등의 인건비 및 안전시설 비용 반영 등 하도급사의 안전관리 여건 개선을 요구했다고 한다. 또 신규참여 외국인과 미숙련자 등 취약근로자의 안전관리 대책으로 위험공종 투입 제외 및 단독작업 금지, 규정위반 반복 근로자 퇴출 등 불이익 부여 등의 방안도 제시했다고 한다. 

 

건설업계는 ‘중대재해처벌법’이 너무 포괄적이고, 처벌 또한 과도해 책임주의 원칙이나 과잉금지원칙 등 위반 소지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는 만큼 국토부 차원에서도 건설업계의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요구를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 

 

 

/윤경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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