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사업자, 협의 거부·불합의…‘하도급분쟁조정’ 신청 가능
Q: 종합건설회사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하도급공사에 착수하였는데 공사 기간 중에 주된 원자재인 철강 및 알루미늄 가격이 급등하여 당초 계약된 하도급대금으로 공사를 완료했다가는 큰 손실이 날 상황이다.
그래서 원사업자에게 원자재 가격 상승을 고려하여 하도급대금을 조정해 줄 것을 간청했다. 하지만 원사업자는 도급이라는 것이 정해진 대금으로 완성하는 것인데 중간에 원재료가 가격상승했다고 대금을 올려주지 않으면 공사를 중단한다면 계약 불이행이라고 하면서 거절하였다. 큰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공사를 완료해야 하나? 다른 방법이 없나?
A: 원사업자 말이 일부 맞는 측면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틀렸다. 우선 하도급계약이 체결되어 있으므로 계약을 지켜야 하고 따라서 공사를 완료하지 않으면 하도급계약 불이행이 된다. 하지만 하도급법 및 건설산업기본법 등에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경우에 수급사업자는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 조정을 신청할 수 있고 원사업자는 성실하게 협의에 응하여야 한다.
물론 조정 범위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법 위반이 아니지만 원사업자는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하므로 협의 자체를 거부하거나 정당한 대금조정 요구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인상마저도 거부하여 합의가 되지 않는 것은 하도급법 위반이다. 그래서 시정조치나 과징금 부과처분을 받게 된다. 형사처벌로 벌금형을 받을 수 있고 손해배상청구도 가능하다. 만약 원사업자가 협의를 거부하거나 또는 합의하지 않을 경우 하도급분쟁조정신청을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수급사업자가 제조 등의 위탁을 받은 후 목적물 등의 공급원가, 관리비용 등이 변동되어 하도급대금 조정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의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하도급법 제16조의2 제1항 제1호). ‘공급원가’란 재료비, 노무비, 경비 등 수급사업자가 목적물 등을 제조·수리·시공하거나 용역을 수행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말한다(하도급법시행령 제9조의2 제1항).
① 하도급대금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원재료 가격이 10% 이상 변동되거나 ② 원재료 가격인상에 따른 변동금액이 나머지 목적물 등에 해당하는 하도급대금의 3% 이상인 경우, ③ 노무비가 하도급계약대금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로서 최저임금이 최근 3년간 평균 최저임금상승율을 초과하여 인상되는 경우(3년간 평균 최저임금 상승율이 7% 이상인 경우 7%로 한다), ④ 공공요금, 운임, 임차료, 보험료, 수수료 및 이에 준하는 비용 상승에 따른 변동금액이 나머지 목적물 등에 해당하는 하도급대금의 3% 이상인 경우와 같이 목적물 등의 공급원가가 일정 기준 이상 변동되고 조합원인 수급사업자 신청한 경우 중소기업협동조합(이하 ‘조합’이라 함)은 일정 범위의 원사업자와 하도급대금 조정협의를 할 수 있다(하도급법 제16조의2 제1항 제2호).
다만 중소기업협동조합이 협의할 수 있는 원사업자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회사 또는 중견기업법상 중견기업 이상의 회사로 제한되며, 수급사업자의 신청을 받은 조합은 신청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원사업자에게 대금 조정 신청을 해야 한다. 원사업자에게 이미 조정을 신청한 수급사업자가 조합에게 협의를 신청한 경우 수급사업자의 직접 조정신청은 중단된 것으로 간주되며, 수급사업자의 신청을 받은 조합은 납품 중단 결의 등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거나 사업자의 사업내용이나 활동을 제한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아쉬운 점은 전문건설회사들과 관련한 중소기업협동조합은 현재까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중소기업협동조합 이외에도 중소기업중앙회가 하도급대금 조정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하도급법 개정안이 상정되어 있다.
한편, 수급사업자나 조합의 신청이 있은 날로부터 10일이 지난 후까지도 원사업자가 대금조정을 위한 협의를 개시하지 않거나 조정신청이 있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대금조정에 관한 합의가 안된 경우 또는 협의 개시 후 원사업자나 수급사업자·조합이 협의 중단의 의사를 밝힌 경우에 조정금액이 상호간에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 등 합의 불가가 명백히 예상되는 경우에 수급사업자나 원사업자는 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정종채(법무법인 정박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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