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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주기 ‘항공사진촬영’… ‘불가능한 시나리오’ 되나
국토지리정보원, 내년 항공사진촬영 예산 350억원 반영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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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0/2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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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에 전국토 촬영 계획이지만 기술적‧환경적 제약 따를듯

계약 전 카메라 성능검사 계획… 전문가 “사실상 제한경쟁입찰”

“적정 카메라 보유업체는 5~6곳… 다수 업체, 성능검사 통과 의문

 

▲ 국토지리정보원은 지난 20일 ‘한국판 뉴딜 대비 항공사진촬영 산업계 간담회’를 열고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 매일건설신문

 

국토지리정보원이 내년부터 12cm급 고해상도의 항공영상(항공사진, 정사영상)을 매년 촬영한다고 밝힌 가운데 공간정보산업계에서는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정부의 ‘한국판 뉴딜’의 한축인 ‘디지털 뉴딜’의 방안으로 항공사진촬영을 통해 모든 국토를 데이터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국토’를 실현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이 기술적‧환경적 어려움으로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지리정보원은 내년 항공사진촬영에 294억원을 투입하는 한편, DEM(수치표고모형‧지표면의 고도를 수치적으로 표현하는 모형) 제작 90억원, 정밀도로지도 구축에 16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항공사진촬영 예산은 올해 집행잔액 포함 총 35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국토지리정보원의 ‘1년 주기 항공사진촬영’ 계획은 기술적‧환경적 제약으로 실현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많다. 항공기 촬영을 위한 경항공기 운영과 쾌청일수 부족에 따른 작업시간확보의 어려움, 특히 항공사진촬영 카메라의 기술적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같은 우려를 의식한듯 국토지리정보원은 지난 20일 ‘한국판 뉴딜 대비 항공사진촬영 산업계 간담회’를 열고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항공사진촬영 업계는 ‘1년 주기 항공사진촬영’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보완책을 주문했다.

 

국토지리정보원이 추진하는 1년 주기 촬영 방안은 전국토를 기존 5개 권역에서 10개 권역으로 나눠 12cm급과 25cm급 항공사진을 각각 1년, 2년 주기로 촬영한다는 것이다. 도시지역은 12cm급 항공사진을 매년 촬영하고, 그외 지역(25cm)은 현행대로 2년 주기로 촬영한다는 계획이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되도록이면 내년 상반기에 전국토에 대한 촬영을 끝낼 예정이다”면서 “도시지역을 제외한 그외지역도 추후 예산을 추가 투입해 가능하면 1년 주기로 촬영을 당기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년 주기 항공사진촬영’의 기술적 어려움으로 ‘카메라의 성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항공사진촬영 비행기 바닥면에 장착되는 카메라는 항공사진촬영의 핵심이다. 그런데 현재 국토지리정보원에 등록된 항공촬영기업 20개사 중 12cm급 항공사진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5~6개사 정도라는 것이다. 한 공간정보 전문가는 “짧은 기간에 많은 작업을 진행하려면 카메라가 고고도 작업이 가능하도록 높은 해상도와 넓은 화각(畵角) 등의 성능을 갖춰야한다”고 지적했다. 짧은 사업 기간을 고려할 때 고고도 작업이 가능한 카메라를 이용한 작업량 확대로 공기(工期) 단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는 “카메라 기준이 안되는 업체에서는 촬영 고도 기준을 낮춰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토지리정보원은 항공사진촬영 사업 계약 후 카메라 성능검사를 실시하던 현행 항공촬영장비 성능검사 방식을 사업 계약 전 성능검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오는 12월 중 천안시청 인근 천안점검장에서 카메라 성능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공간정보 전문가는 “카메라 성능검사에서 떨어진 업체는 (12cm 사업에서는) 입찰자격도 받지 못한다는 것으로, 사실상 제한경쟁입찰 방식으로 사업을 발주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환경적 제약으로는 작업 시간 확보를 위한 쾌청일수의 부족이다. 우리나라는 미세먼지와 장마 등의 영향으로 항공사진촬영 가능일수가 연간 50여일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도심지 여객항공기 운항에 따른 주말 작업, 무안국제공항을 제외한 각 지방공항에 항공사진촬영 비행기가 착륙하지 못하는 문제도 따른다. 작업을 위해 격납고가 있는 김포공항에서 이륙하면 무안공항을 제외하고는 다시 김포공항으로 복귀해야하는 만큼 작업 시간 운용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항공촬영비행기 1대 운영을 위해 기장 1명, 부기장 1명, 정비사 2명, 촬영사 1명의 임금과 격납고 비용 1억원, 보험료 1억원 등 연간 8억여원 상당의 유지‧보수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적정 이윤 보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공간정보의 기반이 되는 항공사진(영상) 취득과 취득된 영상(사진) 가공의 연속성에 따른 품질제고 측면에서도 항공사진 데이터 취득과 정사영상 가공을 묶어 일종의 턴키(일괄 수주)로 발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오는 12~1월경 사업 발주 및 공고를 계획하고 있다. 이후 내년 2월 사업을 진행해 장마 전까지 10개 권역 중 1개 권역 당 2대 이상의 비행기를 투입해 12cm급 지역을 우선 촬영한다는 계획이다. 업체들이 보유한 카메라의 성능 우려에 대해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기존에는 업체의 자체 성능검사를 인정했었는데, 이제는 특정 검정장을 갖추고 검증에 대해 공공성을 부여한다는 취지로 성능검사 방안을 변경했다”면서 “사전 검토 결과 업체들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카메라(촬영장비)로 충분히 (내년 상반기 전국토 촬영을) 커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국토지리정보원 남형수 공간영상과장은 “내년 확대된 예산으로 원활하게 항공사진촬영 사업을 진행하려면 기존의 방식과는 달라져야 한다”며 “업계에서 건의한 방안들에 대해서는 심사숙고 후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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