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한국국토정보공사(LX) 최창학 사장의 해임 소식이 알려지자 당사자인 최창학 사장은 물론 LX 임직원들, 관련 공간정보 산업계가 모두 놀란 모양새다. LX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해임의 정확한 사유는 모른다”며 “최창학 사장이 2일 오전까지도 정상적으로 출근해 근무했다”고 말했다.
인사혁신처가 2일 오후 발송한 해임 공문에 적힌 내용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제32조(임원의 직무)와 같은 법 제35조(이사와 감사의 책임 등) 3항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해임에 대한 근거는 될 수 있어도, LX와 당사자인 최창학 사장에게 납득할만한 사유가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LX 관리 기관인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나온 지적에 대한 국토부 감사결과를 토대로 해임이 결정된 것”이라고 했다.
최창학 사장은 강하게 반발했다. ‘개인 용무에 관용차량과 직원 동원 갑질’이라는 해임 사유와 관련해 지난 4일 한 지역 언론을 통해 해임 부당성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최창학 사장의 해임 사태는 어쩌면 지난 2018년 이미 예견됐는지 모른다. 공간정보산업계에서는 “최창학 사장과 류근태 LX 상임감사의 충돌이 결국 이런 사태를 몰고 왔다”는 말이 나왔다. 이른바 ‘복수혈전’을 시사하는 해석이다. 7월 23일 취임한 최창학 사장에 앞서 류근태 상임감사는 같은해 3월 26일자로 임명됐다.
최 사장과 류 감사는 특히 ‘LX 드론교육센터(가칭)’ 추진을 두고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예천 출신인 최창학 사장은 드론교육센터 후보지 검토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경북 지역과 업무협약을 맺었고, 전북 순창 출신인 류근태 감사는 이에 반발했다는 후문이다. 두 사람은 지역 편중 인사 문제에서도 부딪혔다. 공교롭게도 류근태 감사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는 같은 전북 출신에 연세대 같은 과 동창이다.
감사원이 지난해 9월 실시한 감사 결과 류근태 감사는 LX 인사에서 특정 지역 직원에게 특혜를 주려하거나 허위 예산 편성, 특정 단체에 대한 기부 요구 등을 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 2월 해임됐다. 당시는 전임 LX 사장의 중도 사퇴로 사장 자리가 공석이던 시기와 겹친다. 류근태 감사 임명 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4월 19일 전임 LX 사장은 사퇴했다.
최창학 사장은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몰랐지만 눈치빠른 교수들은 이미 한 달 전 최창학 사장 해임의 폭풍을 읽은 것으로 보인다.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공간정보 관련 교수들이 차기 LX 사장 자리를 놓고 이미 ‘물밑 행동’에 들어갔다는 소문이다.
기관장 사퇴로 표류하는 공간정보 기관들을 바라보는 산업계에서는 “공간정보 산업에 망조가 들었다”는 말이 나온다. 앞서 전임 국토지리정보원장과 공간정보산업협회장, LX 사장이 중도 사퇴한 데 이어 이번 최창학 사장 마저도 임기를 1년 3개월 가량 앞두고 해임됐기 때문이다.
공간정보 산업을 대표하는 3대 기관 대표들의 말로를 보면서 공간정보 산업 종사자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최창학 사장은 자신의 해임 바람을 읽었을까, 읽지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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