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하된 콘크리트궤도 노반 보강… 급속 기술로 해결”‘콘크리트궤도 노반보강 기술’ 국가R&D 이수형 철도연구원 박사
콘크리트궤도 노반 침하 보강재료·천공주입장비 개발
국내 연구진이 지난 15일 ‘콘크리트궤도 노반 결함 급속 보강·복원 기술’ 시연회를 갖고 기술을 공개한 가운데, 콘크리트궤도의 치명적인 단점을 획기적으로 보완할 수 있게 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2016년부터 내년 6월까지 4년간 진행되고 있는 ‘콘크리트궤도 노반 결함 급속 보강·복원 기술’ 국토교통부 국가 R&D(연구개발) 과제에는 철도기술연구원을 비롯해 (주)케미우스코리아, 동양대학교, (주)지승구조건설 등의 기관과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과제의 협동연구기관 연구책임자인 이수형 철도기술연구원 광역도시교통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은 “철도 궤도 건설 시 아무리 철저한 시공이 이뤄져도 흙으로 이뤄진 노반은 자연적으로 장기적인 침하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보통 성토 높이의 0.5%는 침하가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열차가 운행하는 선로의 기초가 되는 철도 궤도는 크게 콘크리트궤도와 자갈도상궤도로 나뉜다. 이수형 박사에 따르면, 콘크리트궤도는 초기 건설비용이 크지만 자갈도상 궤도에 비해 내구성이 우수해 유지보수비용이 절감된다는 장점이 있다. 주행안정성 및 승차감과 생애주기적 경제성 측면에서 유리한 것이다.
그러나 노반 침하 등으로 인한 결함 발생 시에는 복구에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연구단은 이번 연구에 앞서 철도운영기관의 유지관리 현황 조사 및 침하 계측자료를 수집했다. 국내 콘크리트궤도에 대한 엄격한 잔류침하(개통후 30mm)기준을 적용한 결과, 호남고속선 217개소 노반의 침하가 발생했고, 이중 22개소는 기준을 초과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과제의 출발점이다.
기존에는 콘크리트궤도의 지반 침하 보강을 위해 레일체결장치 높이 조절(최대 30~50mm)과 궤도·노반 경계면을 충진하는 임시적인 보수가 주로 진행돼왔다. 그러나 콘크리트궤도의 장기적인 침하가 발생할 경우 보수를 수차례 반복할 수밖에 없어 임시처방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수형 박사는 “경부고속철도나 중앙선의 콘크리트궤도 구간에서 경우에 따라 동일 개소에서 2회 이상의 침하복원이 적용된 곳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2010년부터 국내에 도입돼 적용되고 있는 콘크리트궤도 노반에 대한 효율적이 유지보수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돼왔고, 연구단은 이번 과제에서 ‘콘크리트궤도 노반 보강에 최적화된 보강재료’와 ‘노반 급속보강용 천공 및 주입장비’를 개발했다.
이수형 박사는 “우리나라 철도 궤도의 설계나 시공 여건을 면밀히 조사해 침하원인을 찾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야 재료나 장비를 그에 맞게 개발할 수 있고, 근본적인 보강 방안이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기술은 가이드휠(guide wheel·안내 바퀴)과 전차선 접촉 위험을 고려한 4.5m 고도 제한 스위치가 장착된 천공·주입 장비가 콘크리트궤도 위를 이동하면서 1분에 8m 이상 깊이로 천공해 궤도 아래의 노반을 보강하는 기술이다. 다양한 토질의 층으로 이뤄진 철도 노반의 특성에 따라 아크릴레이트(고분자계 약액), 마이크로시멘트 등 2가지 이상의 보강재료를 동시에 주입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콘크리트궤도와 노반 사이에 급결 콘크리트를 고압으로 주입해 궤도를 원래 높이로 들어 올리는 침하 복원공법을 함께 개발했다. 이에 열차가 운행하지 않은 3~4시간 이내의 짧은 시간에 궤도를 받치고 있는 하부의 노반을 급속보강하고, 침하된 궤도를 원래 높이로 복원할 수 있다.
앞서 연구진은 지난해 10월 경북 영주의 동양대학교 내에 이번 기술의 현장시공성 평가를 위한 성토 노반 및 콘크리트궤도(단선 40m)를 구축했다. 연구단은 오는 11월 이번 기술을 전라선 전주~신리 구간에 적용해 영업운행선에서 성능검증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산업계에서는 국내 철도에 대표적인 궤도형식으로 자리잡은 콘크리트궤도의 시공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궤도 복원 기술이 확대돼 콘크리트궤도의 유일한 단점을 보완하는 대표적인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고속선로 열차 운행의 안전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수형 박사는 “전주~신리 구간의 현장 적용 결과를 6개월간 모니터링을 해서 침하억제가 됐는지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다른 수요 기관에 제시해 현장 적용이 확대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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