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3곳과 열차부품 구입 협약… 오는 10~11월경 발주
“국가 R&D(연구개발)로 개발된 부품들을 도입해 중소기업은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고, 우리는 구매선을 다양화하는 등의 도움을 받겠다는 것이죠. 국내 열차 부품 개발 중소기업 중 진흙 속에 있는 보석들이 많아요. 30년 기준으로 보면 648억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나올 겁니다.”
수서고속철도 운영사 SR 차량기술처 장용오 처장은 “국내 고속철도 부품 시장은 메이저 기업 4~5개사가 전체 정비 비용의 15% 이상을 갖고 가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해외에 국부를 유출해야 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국토교통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철도 핵심부품 및 장치기술개발 2단계’ 국가 R&D 과제를 통해 중소기업이 개발한 철도핵심부품을 SR이 구매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부품은 ▲오일댐퍼 12종((주)만도) ▲윤축베어링((주)베어링아트) ▲자동연결기((주)유진기공산업) 등 총 3개 품목이다.
SR과 이들 기업들의 부품 구매계약 체결 시 국산 철도부품 해외 진출 발판이 마련되고 648억 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일부 철도 부품의 경우 해외사들의 독점으로 철도부품 납품 단가 상승은 물론 사후조치 및 성능향상 곤란 등으로 운영성과 비용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장용오 처장은 “SRT 차량의 평균 수명이 30년인데, 이 30년의 운영기간 동안 각 품목당 200억원 정도 수준의 매출이 예상되는 사업성 있는 부품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장용오 처장은 이번 부품 선정 업무에서 김상영 차량계획팀장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3개 부품들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8개월 정도의 기간에 걸쳐 제작된 후 부품이 납품되고 현차시험(실제 차량을 이용해 진행하는 시험)에 들어가게 된다. SR은 오는 10~11월경 현차시험을 위한 부품 발주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예산은 2억7천만원 정도로, 현차시험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구매가 진행될 계획이다. 현차시험이 종료된 후 실제 양산 부품 구매는 2021년쯤으로 전망하고 있다.
SR은 현재 현차시험과 관련해 3개 기업들과 절차와 계획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3개 부품의 현차시험은 국제기준에 따라 향후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윤축베어링의 경우 국제기준에 의거해 100만km(2년)를 운행해야 하고, 자동연결기와 댐퍼는 SR 내부 규정에 따라 14개월 현차시험을 해야 한다. SR이 1년 평균 57만km 가량 열차를 운행하는 만큼 2년이면 현차시험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SR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3개 부품 모두 현차시험을 할 정도로 성능은 이미 확보된 것이다.
장용오 처장은 현차시험과 관련해 “각 부품을 운행 열차에 설치해 현차시험 기간이 지나도 부품의 수명 주기까지는 사용하는 만큼 중간에 문제가 발견되면 제작사에 피드백하며 개량을 진행할 것”이라며 “SR의 목표는 열차의 LCC(생애주기비용) 절감”이라고 설명했다.
SR과 3개 중소기업의 이번 구매 협약은 철도운영기관 측면에서는 일종의 모험으로 꼽힌다. 열차 운행 안전에 사활을 거는 운영기관 입장에서는 신규 개발된 부품 도입 시 보수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용오 처장은 “운영기관에서는 도입을 위해서는 현차 적용 실적을 가져오라고 하고 메이저 제작사에서는 다른 운영기관에 납품한 실적을 가져오라는 현실에서 중소기업 개발 부품 도입이 정체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SR이 이번에 도입하는 3개 품목은 하반기에 구매절차가 진행된 후 오일댐퍼(2020년 8월), 윤축베어링(2020년 10월), 자동연결기(2021년 5월) 순서로 입고돼 각각 2개월 후 현차시험을 위해 실제 철도차량에 설치될 예정이다.
장용오 처장은 “엔지니어의 존재 목적은 결국 품질·비용·가용성·안전인 만큼 열차의 안전과 성능향상, LCC(생애주기비용) 절감을 최대한 고려해 부품 도입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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