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인터뷰
“국토부, ‘국토서민부’로 거듭나야 포용국가된다”
[건설의날 특별 초대석] 정동영 민주평화당대표
변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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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24 [09:56]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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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심사위원회, 명단·심사결과 투명하게 공개 필수
‘드론산업육성법’ 세계최초로 제정…정부지원 절실
항공면허자문회의, 항공사업법상 ‘심의위원회’ 전환돼야
동해선·경의선 철도 및 도로 연결 등 남북이행 중요

 

▲ 정동영 민주평화당 당대표     © 매일건설신문


정동영 민주평화당 당대표는 지난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국토교통위원회로 소속 상임위원회를 옮겼다. 정 의원은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라듐함유 건축자재 금지 법안·드론산업육성법·항공사업법 개정 등 국토교통 전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통일부장관을 역임해 남북철도 및 도로 등 남북관계개선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가 바라는 국토위 정책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건설의 날 행사’가 지난20일 개최됐다. 문재인 정부의 건설정책을 간략히 평가하고 나갈 방향은?

촛불시민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국토교통부는 국토재벌부에서 국토서민부로 거듭나야 한다고 누차 강조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답습하고 있어 아쉽다.

 

정책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재벌 대기업 중심의 부동산 정책을 무주택 서민 중심으로, 하청에 재하청을 거듭하는 구조 속에 원청 기업들의 공사대금 지급 거부 또는 지연으로 도산하는 하청기업들을 보호하고 임금체불로 생존의 위협을 받는 건설노동자들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초 신년사에서 주장한 모든 국민들이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 포용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국토교통부가 국토서민부로 거듭나서 모든 국민들이 쾌적한 주거환경에서 생활할 권리, 국민의 주거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데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기를 기대한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통해 적정 가격을 유도하고자 하나 ‘분양가심사위원회’ 구성이나 회의 내용 비공개 등으로 파행을 겪는 경우도 있다. 어떻게 개선해야 하나?

얼마 전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건설된 아파트의 분양가를 지자체가 심사하는 과정에서 분양가 심사를 받아야 할 아파트 시공사의 직원이 분양가심사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돼 논란이 된 바 있다. 분양가 심사를 받아야 할 건설사의 직원이 분양가 심사를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건설사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겠는가? 소비자들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분양가심사위원회가 시민의 이익, 소비자의 이익을 대변해줄 것이다. 봉사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기대를 배신한 것이다. 그런데 국토부도, 지자체도, 국회도, 학자도 나 몰라라 한다.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엉터리 분양원가 공개, 분양가심사위원회를 바로잡아야 한다. 원칙은 투명성이다. 건설사들은 설계내역, 도급내역 등 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사항까지 투명하게 공개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또 분양가심사위원회는 위원 명단과 회의 참석자, 심사 결과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투명한 제도 운영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정부 불신, 정책 불신을 극복하는 개혁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라돈 라듐함유 건축자재 사용 금지 법안을 발의하는 등 건축자재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다.

국민의 생명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런데 침대 매트리스, 생리대, 베개에 이어 국민들이 사는 아파트에서까지 라돈이 검출돼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라돈 사태 당시 ‘국민들을 라돈 공포에서 해방 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 브라질이나 중국 등지에서 수입해온 화강석이 어떻게 수입되고 판매되고 폐기되는지 전체 과정을 관리하는 관리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또 라돈 검출의 원인이 되는 라듐 함유 건축자재에 대한 사용을 전면 금지시켜야 한다.

 

국회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라돈방지 2법을 처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겠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총리실 주도로 국토부, 환경부, 지자체 등의 역할을 통합 조정하며 범정부차원의 라돈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민주평화당은 6월 국회에서 라돈방지 2법 처리를 적극적으로 요구하여 국민들의 라돈 공포를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지난 3월 ‘드론산업육성법’을 발의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는데.

지난 4월 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드론산업육성법이 통과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드론산업 관련 특별법을 제정한 나라가 됐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정부 부처들의 업무영역 갈등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법 제정에 반대했고, 일부 여야 국회의원들의 반대도 거셌다. 하지만 향후 10년 이내에 약 90조원대 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는 드론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드론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해 법 제정을 이뤄냈다.

 

지난 10년 사이 드론산업의 후발주자였던 중국은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전세계 드론시장의 90%를 장악했고, 우리나라는 MB정부가 ICT 분야의 사령탑이었던 정보통신부를 해체하고 드론 산업의 컨트롤타워가 국토교통부, 산업자원부, 지식경제부,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으로 사오분열 되면서 중국을 추격해야 하는 입장으로 전락해버렸다.

 

이것은 정치의 실패이자 정책의 실패다. 우리가 10년 전에 100년 후를 내다보고 만들었어야 할 법을 이제 만들게 된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이제라도 드론산업육성법을 통해서 정부가 드론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여 세계적인 기업 DJI를 창업한 왕타오 같은 인물이 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지난 국정감사에서 진에어 면허취소, LCC 등 신규항공사 면허발급에 중요한 역할을 한 항공면허자문회의가 밀실회의로 운영됐다고 지적했는데.

국토부 자체내규로 운영되는 항공면허자문회의는 위원명단은 물론 회의록을 일체 공개하지 않는 ‘밀실회의’로 운영돼왔다. 또 회의마다 국토부 과장급 공무원 4명이 참석해 외부 자문위원 2명만 동조하면 국토부가 면허의 가부와 취소 여부를 원하는 대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다. 그래서 작년 11월 자체 내규로 운영하는 항공면허자문회의를 항공사업법에 근거한 심의위원회로 전환해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 항공사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우리나라 항공산업은 지난 10년간 매년 10%대 눈부신 고성장을 하는 등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분야다. 앞으로 저비용항공사의 성장과 함께 국내 항공시장이 커지게 되면 항공기 조종사, 승무원, 정비사 등 관련 일자리 창출도 활발해지고 항공산업이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실업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 본다.

 

모쪼록 문재인 정부가 항공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의사결정과정을 투명하게 만들고 국토부 관료, 특정 기업 출신 외부 자문위원 등이 항공정책 전반을 쥐고 흔들지 못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남북관계 해법을 위해 남북철도·도로 등 ‘4·27 판문점 선언’이 이행돼야 한다고 본다.

나는 2005년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2008년 열리는 베이징올림픽에 남북 공동응원단이 서울역에서 출발하고 평양역을 경유하여 베이징으로 갈 수 있게 준비합시다’ 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은 ‘남쪽 응원단이 평양을 통과하려면 남북관계가 몇 단계는 더 발전해야 할 것입니다’라며 딱 잘라서 거절했다. 이후 남북관계가 진전되면서 2007년 10.4 선언에 남북 철도 교류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남북응원단이 경의선 열차를 이용하여 참가하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2007년 12월 정권이 바뀌면서 남북 정상의 합의는 휴지가 됐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만약 남북관계가 10여년 전 역주행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면 남북은 지금쯤 사람과 자본, 물자 등이 자유 왕래하는 시대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한반도 남북 합쳐 7500만명, 동북3성 1억 1천만명, 일본 1억 3천만명 등 인구 3억명의 시장이 형성되었다면 돈과 사람과 물자의 왕래 속에 우리나라가 다시금 10%대 고도성장을 이룩하게 됐을 것이다. 이것은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고 골드만삭스가 예측한 것이다. 우리로서는 굉장히 아쉬운 일이다.

 

지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미가 다시금 한반도 평화와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서 달려가야 한다. 이를 위해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합의에 포함된 주요 실천과제, 이를테면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 도로를 연결하고 개성공단을 정상화하는 조치들을 단계적, 동시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우리의 주권사항에 대해서는 당당한 자세로 임하고, 또 우리의 분명한 입장을 갖고 북한과 미국을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정동영 국회의원 프로필>
- 전주고등학교 졸업
-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졸업
- 웨일즈대학교 대학원 저널리즘학과 졸업 (석사)
- 문화방송 정치부 기자 및 앵커
- 제15·16·20대 총선 당선
- 통일부장관
- 민주평화당 당대표(현)

 

 

 

/변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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