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공간정보총연합회’ 설립 두고 국토부와 마찰” 시각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 유기윤 원장이 30일 ‘조용한 퇴임식’을 갖고 임기 3년 중 취임 후 1년만에 중도 사퇴했다. 지난해 5월 31일 취임한 유기윤 원장의 임기는 2021년까지였다. 이날 퇴임식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채 국토지리정보원 직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치러졌다.
유기윤 원장은 중도 퇴임에 대해 본지 통화에서 “직원들이 아쉬워하는 것 같다. 임기를 못채워서 죄송스럽다. 새로운 훌륭한 원장님이 오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기윤 원장의 갑작스런 사퇴 소식은 지난달 중순경 터져나왔다. 당시 산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유 원장의 퇴임을 놓고 온갖 ‘설왕설래’가 오갔다. 공간정보산업계의 의견을 종합하면 유기윤 원장의 퇴임은 결국 ‘자의반 타의반’으로 해석된다.
지난 2월 출범한 ‘공간정보총연합회’는 유기윤 원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유기윤 원장은 총연합회와 관련해 평소 “국내 공간정보 산업을 아우르는 대표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총연합회를 ‘공간정보산업 육성의 장’으로 보고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국토지리정보원의 상위기관인 국토교통부는 총연합회의 설립에 대해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옥상옥(屋上屋)의 불필요한 수단으로 여겼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를 계기로 유기윤 원장과 국토지리정보원의 지도·감독 권한을 갖고 있는 손우준 국토부 국토정보정책관과의 사이가 소원해졌고, 결국 유 원장이 사퇴를 결심하는 데 어느 정도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총연합회는 현재 민법에 따른 법정기관 등록과 관련해 시간을 두고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토지리정보원 내부 분위기를 종합하면, 유기윤 원장이 사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원장 취임 전 서울대 교수 자격으로 진행하고 있던 연구과제 프로젝트가 최근 위기를 맞게되면서부터다. 150억원 상당의 연구과제를 진행하는 데 있어 핵심 인력들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사업의 정상적인 마무리를 위해 유기윤 원장이 ‘학교로 컴백’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한 끝에 (퇴임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혁신처는 앞서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국토지리정보원장 공개모집 공고를 내고 채용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국토지리정보원은 신임원장의 면접과 인사검증 등을 감안할 때 두 달 가량은 원장의 부재 속에 조직이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산업계에서는 국토지리정보원장의 중도 사퇴로 인한 우려가 적잖다. 정책과 산업을 주도적으로 끌고갈 수 있는 공직 출신의 인사가 신임 원장으로 취임해야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공공측량 성과심사 위탁업무 기관 분리를 두고 공간정보산업협회와의 사이에서 얽혀있는 난맥상도 향후 신임 원장이 풀어야할 숙제다.
본지는 유기윤 원장의 사퇴와 관련해 손우준 국토정보정책관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유기윤 원장은 당장 31일부터 서울대 교수 위치로 되돌아간다. 유기윤 원장은 “국토지리정보원이 국토정보화 쪽에 중요한 기관인 만큼 앞으로 역할도 막중하고, 위상도 그에 걸맞게 돼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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