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국적으로 국가안전대진단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진단을 통해 건축물 및 시설물 14만개소에 대해 중앙, 지방, 유관기관 및 전문가의 합동점검 방식이다. 이는 준공된 건축물 및 시설물의 유지관리 상태를 점검하는 것으로 일부는 자가 진단도 병행된다.
건축물의 유지관리는 시공단계의 품질관리 이상으로 중요하다. 오늘은 우리나라의 현대 건축 역사중 가장 처참한 결과를 초래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다시한번 돌아보고 유지관리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개개의 건축물은 건축물의 규모에 적합한 디자인을 하고 설계된 디자인이 안전하게 건축되고 유지되도록 지반을 조사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토목 전문가 및 구조전문가가 구조 설계를 실시하게 된다. 더욱이 지하수의 변화, 지진 대비, 시공자의 시공 오차, 설계시와 달리 용도 변경 등에 의한 적재하중 증가 등의 상황을 가정하여 안전율을 감안한 구조 설계를 실시하게 된다.
설계자의 기술적 판단에 의한 설계된 건축물은 허가된 건설사에 의해 시공하게 되고, 적절한 유지관리를 한다면 100년이상까지도 이용하는데 구조적 문제는 발생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와우 아파트, 삼풍백화점과 같이 붕괴로 이어진 건축물의 경우 건축물의 구조적 안정성을 해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종합되어 일어난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최고관리자의 경제적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안전이 의도적으로 외면된 의사 결정 결과 치명적 결함을 발생하게 되고 그 결과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조건하에서는 일부 구조적 안정성이 문제가 될 경우 급격한 붕괴가 일루어지지 않고 사전 징후를 길게는 몇 년 짧게는 몇 개월 몇일에 걸쳐 징후를 보이게 된다. 징후로는 내부 환경에서는 벽체에 균열이 발생하거나 문이 열리지 않거나 바닥의 물건이 한쪽으로 굴러가는 등 경고성 징후가 나타나게 된다. 건물 외부를 살펴보면 건축물 주변의 도로가 침하되거나 반대로 솟아 오르는 현상이 발생하는 등 현상이 발생하면 사용자는 즉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삼풍백화점은 매장을 확장하기 위해 기둥과 벽을 없애고 에스컬레이터를 신설하기 위해 슬래브를 절단하는 과정에서 건축물로부터 사전 경고가 여러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물에 치명적 결함을 지속적으로 더함으로서, 하중의 불균형이 발생하고 남은 기둥들에 추가적인 하중을 부담하게 되었다.
지하에 위치하기로한 냉각탑 3개를 옥상에 설치하였고, 1993년 은행 및 레포츠 센터를 이전시키면서 같은 위치에 엄청난 하중이 가해지는 서점을 위치시키는 등 지속적으로 지상부에 하중을 증가시키면서 구조물의 기둥 및 벽체 등을 제거 시키는 최악의 행위를 지속하였다. 이에 구조물은 위험신호를 보내기 시작하였으나 아무런 안전조치를 수행하지 않았다.
1995년까지 수많은 균열이 발생하게 되면서 1995년 3월 2일 서점을 철수하였으며 붕괴일인 1995년 6월 29일 최고 정점에 이르게 되지만 최고책임자는 대피 방송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관리자들은 대피하는 등 부실 대응으로 사망 502명, 실종 6명, 부상자 937명의 피해를 입히게 된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전적인 인재로 유지관리의 중요성과 건축주 및 의사 결정권자의 도덕적 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많은 교훈을 준 사례이다. 건축물의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안전한 구조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만 유지관리 역시 건축물의 안전을 담보하는데 시공 단계 이상으로 중요하다. 유지관리에는 안전에 대한 관심과 함께 전문적 기술이 필요하다.
4차산업의 핵심 기술인 계측 및 점검 기술 등이 안전한 유지관리를 위해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9년 국가안전대진단을 통해 건축물의 유지관리 분야에 발전된 기법을 적용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한 제도적 지원 및 관심을 통해 지금보다 좀더 안전한 도시로 가는 지른길이 되길 희망한다.
조한광 건축학 박사, 기술사 -한양대 에리카 연구교수 -건축시공기술사협회 사무총장 -국민안전역량협회 안전도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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