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기획
입찰 우선협상대상자 뒤집은 코이카… ‘업계유착’ 의혹
‘라오스 공간정보 구축’ 입찰서 우선협상대상자 결과 뒤바꿔
조영관 기자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19/03/06 [16:30]   최종편집: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C사 “S사 떨어지자 감점 취소한 것” 주장… 1심은 ‘코이카에 손’
S사는 라오스서 사업 착수… C사는 항소 “매몰비용 보상해야”

 

▲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 전경                  © 코이카 홈페이지 화면 캡처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가 최근 해외 사업 입찰을 두고 업무 공정성 훼손 논란에 휩싸였다. 코이카는 지난해 9월 ‘라오스 사바나켓주 지리공간정보 구축’ 사업을 입찰 공고하고 기술평가를 거쳐 공간정보기업 C사를 11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도록 계약에 나서지 않다가 12월 돌연 차순위 협상대상자였던 S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하고 지난 1월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이 사건은 C사의 소송제기로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C사의 관계자는 “코이카가 심각한 오류를 발견해 중간에 입찰 결과를 바꿨다고 하는데, 문제가 있으면 재입찰을 진행하는 게 상식적인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감점 항목 놓고 경쟁사 간 충돌

 

37억 원 규모의 이번 ‘라오스 공간정보 구축 사업’에는 C사와 S사가 경쟁했다. S사는 그동안 국토지리정보원, LX(한국국토정보공사), 코이카 등이 발주하는 다수의 해외사업에 참여해왔다. 반면 C사는 이번 해외사업이 최초의 입찰 참여로 향후 해외사업 확대를 위한 중요한 발판이었다.

 

코이카가 돌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뒤집은 이유는 ‘불공정 하도급거래 상습법 위반 사업자 또는 불공정거래행위 위반자’ 항목에 대한 감점 산정 시 오류가 발견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코이카의 입찰 가·감점 평가표의 감점 항목에는 ‘입찰공고일 기준 최근 2년 이내에 공정거래위원장으로부터 하도급 상습법위반자 또는 불공정거래 행위 위반자로 통보받은 자’에게는 감점 2점을 부과하도록 돼있다.

 

S사는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의 항공촬영 용역 입찰에서 공정위로부터 담합이 적발돼 정부 입찰 2년 제한 중징계를 받고 현재 행정소송 중이다.

 

이를 근거로 코이카는 당초 입찰에서 감점 기준에 따라 S사에 벌점 2점을 부과했지만, 이후 S사가 민원을 제기하자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와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항목을 각각 별개로 인정해야 된다는 법률 자문 결과에 따라 부당한 공동행위(담합)에 대해서는 감점을 적용하지 않았다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S사로 뒤집었다.

 

핵심 쟁점은 코이카 입찰 평가표 감점 항목의 ‘불공정거래행위 위반자’가 공정거래법 제23조 불공정거래행위만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제19조 담합행위(부당공동행위)까지 포함하는지의 여부였다. 결국 S사의 국토지리정보원 항공촬영 담합 사실은 감점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C사의 관계자는 “코이카는 수많은 입찰에서 해당 평가표를 적용해왔고, 결국 이번 입찰에서도 담합 행위자를 평가표의 불공정거래행위 위반자에 포함시켜 해석한 것”이라며 “코이카의 공익적 역할에 비춰볼 때, 평가표의 ‘불공정거래행위 위반자’를 공정거래법 23조를 위반한 자로 좁게 해석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코이카에 손… ‘미숙한 행정처리’는 도마에

 

1심 법원의 판단은 ‘부당한 공동행위’와 ‘불공정거래행위’는 서로 구분되는 행위가 명백하다며 S사의 감점부과를 취소한 코이카의 손을 들어줬다. 코이카의 행정처리가 정당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사 관계자는 “(코이카가) 점수차가 많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S사에)감점을 적용해도 (S사가) 이길 것이라고 예상하고 평가표대로 감점을 적용해놓고는 막상 결과가 다르게 나오자 이를 뒤집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이카와 S사의 유착관계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현재 라오스 사업은 S사가 현지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입찰 논란에서 코이카의 미숙한 행정처리에 이은 업계와의 유착 의혹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평가표의 감점 항목을 관례대로 적용해놓고도, 업계의 민원제기가 있은 후에야 자신들의 행위를 뒤집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코이카는 C사가 요청한 입찰 참여업체의 평가점수 공개와 관련해서도 ‘향후 평가위원의 공정한 평가업무 수행에 지장을 받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공개가 어렵다’고 문서를 통해 밝혔다.

 

C사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박탈로 입찰 준비에 들어간 1억3천여만 원의 매몰비용이 발생했고, 해외사업 수주에 따른 실적과 수익, 향후 라오스 해외사업을 지속적으로 수주할 수 있는 기회도 사라진 만큼 코이카가 피해 보상에 나서야한다는 입장이다.

 

코이카 관계자는 6일 본지 통화에서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으로 법원의 판결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입찰이나 계약에 관해서는 독립성을 갖고 운영하고 있는 만큼 유착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코이카 설립 이후 30여 년 동안 비위 혹은 부정사례는 단 한차례도 없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조영관 기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트렌드 ISsUe
“첨단기술 접목한 행복한 미래 자족도시 만들 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