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민간투자사업 정상화! 과연 가능할까?

민간투자정책에 대한 정부 신뢰성 회복 필요

매일건설신문 | 기사입력 2018/12/08 [23:43]

[기고] 민간투자사업 정상화! 과연 가능할까?

민간투자정책에 대한 정부 신뢰성 회복 필요

매일건설신문 | 입력 : 2018/12/08 [23:43]

 

▲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민간투자사업(이하 민자사업) 이라는 뜻이 왠지 민간이 정부로부터 엄청난 혜택을 받는 이권사업이라는 인상이 짙다.

 

민자도로는 도로공사의 재정도로 보다 통행료가 비싸고,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제도라는 것이 있어 민간사업자가 손실을 보았을 때 그 손실을 정부가 보전해 주기도 했다. 그래서 일부 시민단체, 언론, 국회 등은 민자사업은 세금 먹는 하마라고 비판했고, 또 그렇게 비판해야 정의롭게 보이기도 한다.

 

타당성 있는 이야기도 있다. MRG가 있었던 시절, 통행량을 부풀려서 제출하고 실제 통행량이 낮으면 그 차이를 정부가 보전해 주기 때문에 일부 민간사업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민자도로의 사업기간은 정해져 있지만 재정도로의 사업기간은 무한대 이므로 민자도로가 재정도로에 비해 비쌀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민자사업은 1994년 민간자본유치촉진법이 제정되면서 시작 되었고, 1999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민간투자법에 의해 본격화 되었다. 당시 정부는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민간과 외국 자본을 국가발전에 적극 활용하기 위해 민자사업을 추진했다. 2001년 3월에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의 연결 도로와 철도를 민자사업으로 건설했는데, 당시 정부는 돈이 없었고 민간은 정부의 약속을 믿고 투자했던 것이다.

 

2017년 12월 말까지 협약이 체결되어 추진 중인 민자사업은 712개 사업에 총투자비는 약 108조원에 이르고 있다. 도로, 철도, 항만, 공항 뿐만 아니라 교육, 환경, 국방, 문화관광, 유통 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민자사업이 추진되었고 지역발전에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이 사실이다.

 

MRG는 2009년에 폐지되었고, 건설보조금과 같은 정부지원은 대폭 축소되었으며, 민자도로와 재정도로간의 요금격차도 많이 줄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2018년도 현재의 민자시장을 보면, 정부는 민자사업을 “안 활성화” 하며, 공공인프라 건설은 재정으로만 추진하기로 작정한 것 같다. 그런데 정부는 SOC 예산을 줄이려는 경향성을 갖고 있어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2018년도의 경우 민자도로와 민자철도의 신규 고시는 없었다. 특히 심각한 것은 당초 민간사업자가 제안했던 안산~인천, 계양~김포, 부산신항~김해 등 3건의 민자도로사업들에 대해 정부가 민자방식이 아닌 재정사업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 같은 조치들은 그동안 민자사업을 준비했던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고 동시에 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


정부는 민자사업을 포기할 것인가? 접고자 한다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인프라 확충과 개선에 있어서 외국자본을 포함한 민간자본을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해야 한다. 민간사업자들에게 더 이상 희망고문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참으로  대한민국을 후퇴시키는 조치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민자사업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 표명이 필요하다. 민자사업은 장기투자사업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없이는 장기투자를 유치할 수 없다. 특히, 민자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려면 투명성, 시장성, 경쟁성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투명성은 민간투자 정책의 일관성을 의미한다. 시장성은 국민, 민간사업자, 정부, 금융기관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수익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정책의 투명성과 시장성이 보장되면 시장에서는 자연스럽게 경쟁이 일어난다. 경쟁성은 민간의 창의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의 상황에서는 ‘투명성’의 확보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즉, 민간투자 정책에 대한 정부의 신뢰성 회복이 필요하다. 불확실한 정부 리스크를 최소화하여 정부를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정책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매일건설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칼럼은 외부필진에 의해 작성된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박용석, 민간투자사업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