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권 의원 “‘PHC파일 볼트이음’ 치명적 결함”국토부, 5번 검증했지만 결론 못 내려…안전불감증 조장
수 톤짜리 PHC(고강도콘크리트)파일을 기존에 안전하다고 검증된 ‘용접방식’ 대신에 볼트와 너트로 연결하는 ‘볼트체결 이음방식’은 공기단축과 예산절감이라는 이유로 시공되고 있다.
또한 KS규격 PHC파일에 확장판을 부착 사용하는 선단확장파일은 특허나 신기술 등 국가인증기관에서 여타 인증을 받지 못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빈번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볼트체결 이음방식’은 지진과 같은 횡방향 응력에 대응하지 못하는 치명적이 결합이 있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가 이번 정기국회 국감에서 지적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은권 의원은 “구조적으로 연약한 너트구멍을 이용하는 것은 PHC콘크리트말뚝 자체에 파손을 가져올 수 있고, 또한 PHC말뚝을 땅에 박는 과정(항타)에서 생기는 충격으로 볼트 체결력이 기준 이하로 떨어지는 결함을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그는 “실제 항타하는 과정에서 그 충격에 의해 볼트 및 너트 자체가 찌그러져 결합 강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이 확인된 바 있다”고 문제제기 했다.
이와 관련해 김명학 인제대 토목도시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전남 무안에서 지난 7월 19일과 26일 두 차례 걸쳐 문제의 확장판 선단파일과 볼트체결 이음파일에 대한 성능실험을 했다.
실험결과 실제 항타력보다 절반수준으로 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볼트가 고정되지 않고 풀리거나 파손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되자 국토부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8월말까지는 전문가들이 공개 검증을 실시해 신뢰성 있는 검증을 통해 신공법의 안전성을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석 달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안전성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가운데 불안전한 PHC볼트체결 이음방식이 현장에서 굉음의 항타와 함께 땅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손병석 1차관은 지난달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PHC볼트이음에 대한 다섯 번의 시험이 진행됐지만, 그 결과가 엇갈리고 있다”며 “다시 한 번 전문가의 의견을 검토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윤경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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