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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불법 판치는 국내 건설… ‘범법자 퇴출’시켜야”
(사)한국재난정보학회 재난기술연구소 김정곤 소장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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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7/05 [13:58]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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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 구조계산서 위조… 일본 ‘아네하 사건’ 사례
위조 대상 30개 건물 모두 철거한 일본… 한국은?

▲ 김정곤 소장은 “건설 현장의 불법과 편법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설계사·발주처가 결탁하지 못하도록 제재하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매일건설신문

 

“국내 건설업계는 다양한 불법과 편법이 판을 치고 있다. 서류상으로만 존재하고 실체가 없는 페이퍼컴퍼니를 비롯해 자격증을 대여해 사업을 하는 이들도 많다.”

 

사단법인 한국재난정보학회 재난기술연구소 김정곤 소장은 “해외 여러 선진국에서는 문제를 발생시킨 사람을 영원히 퇴출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국내 건설 현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김 소장은 “사회전체의 안전과 안정을 위해서 자격제도의 재검을 통한 기술력보유 여부 및 업계 종사여부 확인하고 기술자 문제 발생여부의 모니터링 등을 통해 건설업계가 건전하고 일할 만한 산업 분야라는 인식을 갖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교토대학교에서 건축공학 박사를 마친 김정곤 소장은 한국방재협회 방재관리연구센터 책임연구원, 행정안전부 안전한국훈련 중앙평가위원을 지내고 있다.

 

김정곤 소장이 국내 건설 환경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반면교사로 삼은 것은 일본의 ‘아네하 사건’이다.

 

2005년 10월 발생한 아네하 사건은 1급 건축사 자격을 가진 아네하(아네하건축사무소)씨가 건축물의 구조계산 내용을 진도5에 견딜 수 없는 건축물로 설계를 조작해 일본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다.

 

일본은 1981년 신내진설계 기준을 적용하면서 진도5에 견딜 수 있도록 건물을 설계하고 있다.

 

김정곤 소장은 “지진이 다발하는 일본에서 건축물의 구조적인 안전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신뢰를 중시하는 일본사회에서 사회적인 신뢰구조 자체를 허무는 중대한 사건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정곤 소장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1990년대 말까지 건축공사에 대한 확인 및 검사 등은 공무원인 건축 주사(主事)만 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신축공사의 증가로 공무원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지고 동시에 기술공무원의 역량이 저하되면서 실질적인 검사 및 확인이 이뤄지지 못했다. 그 결과 부실시공이 증가하고 허술한 검사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시모토 정부는 1998년 ‘건축 확인검사의 민간개방’ 및 ‘단독주택 조립식 주택에 대한 검사제도의 특례’를 제정했다. 그때까지 건축 공무원이 독점하던 시장을 민간에게 개방하고, 국토교통성의 제3자 기관인 이홈즈(e-homes)라는 지정확인검사기관을 지정한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아네하 사건을 처음 사회에 알린 것은 이홈즈였다. 이홈즈는 2005년 10월에 처음 내부감사를 통해 구조계산서가 위조된 사실을 국토성에 신고했지만, 조사 결과 오랜 기간 수십 동에 대한 아네하건축사사무소의 구조설계 내용에 대한 검사 및 승인을 해준 것으로 확인돼 결국 지정기관이 취소됐다.

 

결국 사건의 주도자인 아네하씨는 2006년 3월 자살하고, 일본 정부는 구조계산서 위조 대상이 된 99개 건물 중 이미 사용 중인 맨션과 단독주택 호텔 등 86동 가운데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30여 동을 최종 철거했다. 또한 시공 또는 착공 중이었던 13건 가운데 5건이 해체됐고, 상당수 건물은 1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소송이 진행 중이다.

 

아네하 사건을 계기로 일본정부는 건축기준법, 건축사법, 건설업법에 대한 전체적인 개선을 통해 ‘구조계산적정성판정제도’를 도입했다. 기술사 및 건축사의 경력기간을 7년으로 늘려 취득 자격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구조설계1급 건축사와 설비설계1급 건축사 자격을 신설해 분야별 전문성을 강화했다.

 

구조계산서를 위조한 아네하 사건이 한국에서 발생했다면 과연 우리사회는 어떻게 대응했을까.

 

김정곤 소장에 의하면, 일본에서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주로 조사 및 검토 위원회 등을 구성해 되도록 객관적으로 문제에 접근하려고 위원회의 회의 자료나 회의록까지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투명하게 공개하는 반면 한국은 정부의 입맛에 맞게 처리하거나 언론에 노출되지 않도록 되도록 조용하게 처리하는 게 일반적이다.

 

김정곤 소장은 “아네하 사건과 유사한 문제가 비일비재 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검증체계나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인 상황에서 어느 정도까지는 기술자의 양심에 기댈 수밖에 없다”면서 “무엇보다 공무원·설계사·발주처가 결탁하지 못하도록 제재하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곤 소장은 “국민 인구에 비해 건설관련 학과가 너무 많아 기술자가 과도하게 배출 되고 있는 현실에서 적절한 수의 양질의 교육을 받은 기술자 양성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일본이 아네하 사건 이후 도입한 ‘구조계산적합성판정’ 제도와 같은 제3자 기관에 구조계산서와 도면을 제출해 검사를 받게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곤 소장은 “적정공기 및 적정공사비 산정 등의 문제에 대한 해결과 CM(건설사업관리)을 포함한 건설업 컨설팅분야에 대한 기술력 강화를 위해 공공분야 업무영역을 민간에 일부 개방해 업무 효율성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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